내포신도시 학구 통합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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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신도시 학구 통합 ‘진통’
  • 윤신영 기자
  • 승인 2022.06.30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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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교육지원청, “2023년 추첨 배정 꼭 도입해야”
학부모, “통학 어려운 학교 배정, 여러 문제 야기”
관내 학교장, “최소한 통학 환경 조성만이라도…”

내포중학교의 과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2023학년도 내포신도시 내 중학교 학구 통합 추진을 두고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관내 학교장들은 중학교 학구 통합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학부모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나 덕산중학교에 배정받을 아이들을 위해서 최소한 통학 시스템을 개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학교 학구에는 한 개의 중학교가 있어 이 권역에 있는 초등학교 졸업생들은 하나의 중학교를 배정받는다. 중학교 학군에는 2개 이상의 중학교가 있어 이 권역에 있는 초등학교 졸업생들은 중학교들에 나눠 배정한다.

현재 내포신도시의 홍성지역은 내포학구로 내포중학교와 예산지역은 덕산학구로 덕산중학교가 있다. 내포중은 본래 한 학년에 8학급씩, 총 25학급으로 설립됐으나, 현재 과밀현상으로 2022년에는 2~3학년은 약 30명씩 10개 학급, 1학년은 약 34명의 인원으로 9개 학급이 있어 30학급 학생수 916명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반면에 덕산중학교에서는 총 31학급 규모로 설립됐지만 18학급 472명 규모로 운영되고 있고 이런 여유로운 학급운영에 따라 특별교실을 풍부하게 운영하고 있어 신설 학교로서 내포중보다 더 나은 시설과 더 나은 교육환경을 가지고 있다.

내포중에서는 과밀 상태에 따른 학생들을 위한 교육의 질 저하를 토로했다. 유동근 내포중 교장은 “내포중의 과밀 상태 때문에 학생들의 교육에 여러 피해가 있다”고 전했다. 유 교장은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이 받아야할 교육서비스를 제대로 못 받고 있는 데 있다”며 “학생이 많아지면 교사가 각 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는 실제 시간이 줄어들고 그만큼 아이들은 정신적, 육체적인 돌봄을 받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과부하는 시설적인 부분에서도 나타난다”며 “학급 교실을 늘려 학생들을 수용하고 있는데 학급 교실만 늘리다보니 특별 교실을 없앨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즉 과학교실에서 과학교사가 학생들을 교육을 시키면 되는 다른 학교와 달리 내포중에서는 과학교사가 교육자재를 가지고 학급으로 가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교육적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홍성교육지원청은 내포중 과밀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중학교 신설을 추진해왔지만 덕산중이 학급에 여유가 있어 설립 인가가 나오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홍성교육지원청과 예산교육지원청은 기존 내포학구(내포중)와 덕산학구(덕산중)를 합쳐 새로 만들어질 ‘내포학군’에 내포중과 덕산중이 속하도록 해 2023학년도부터 내포신도시 중학교 신입생들은 두 학교를 배정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임지숙 홍성교육지원청 행정과 행정팀장은 “내포중 과밀 상황 해결을 위해 지난 2019년부터 학부모들의 의견에 따라 덕산중 입학 희망자만을 배정해왔지만 덕산중 입학 희망자가 상황을 개선할 만큼 늘지 않았다”며 “2023년도 3월에는 덕산중 입학 희망자 증가 추세보다 월등히 많은 수를 덕산중에 배정해야 해 현재 신입생 배정 방법을 바꿔 중학군 통합을 추진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2022학년도 내포중 배정 학생수는 307명이고, 덕산중은 105명이다. 이러한 큰 편차를 홍성교육지원청은 △2023학년도에는 내포중 배정 예정 학생수를 270~300명, 덕산중 배정 예정 학생수를 159~189명으로 △2024학년도에는 내포중에 280명, 덕산중에는 239명으로 배정해 점차 내포중의 과밀을 해소하고 덕산중에 인원을 분산할 예정이다. 아울러 오는 2025년에는 내포신도시 내 중학교를 신설해 내포중에 신입생이 몰렸던 상황을 완전히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지난 20일 내포중, 21일 덕산중에 있었던 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반발을 일으켰다. 

내포초 학부모들은 “교육지원청은 ‘2023년 3월 중학교 입학 배정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2023학년도 입학 배정 방법을 결정해 놓고 우리에게 통보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무엇을 결정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학생들의 통학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통학시스템이 잘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걸어서 몇 십 분이 걸리는 거리는 아이들에게 부담 된다”며 “특히 덕산중 학생들도 내포중 인근 학원을 이용하고 있는데 내포중 일정에 맞춰 진행되는 학원 시스템을 덕산중 학생이 맞추려고 하면 시간적으로 차이가 발생한다”는 이유도 밝혔다.

또한 “학부모 설명회에서 교육지원청은 통학 방법 개선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는데 그나마도 통학 개선 방법이 ‘확정’이 아닌 ‘예정’이어서 신뢰가 생기지 않았다”고 전했다. 관내 학교장들은 학부모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최소한 통학시스템 개선은 이뤄져야한다는 의견을 냈다.

유동근 내포중 교장은 “내포중 인근에 있는 아파트의 학생들이 덕산중으로 배정받는다면 학생들이 통학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조성돼야 하는데 이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최소한의 통학 환경을 조성해야 지역 학부모들의 반발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김화자 덕산중 교장은 “중학교 학군 통합이 진행되고 있지만 학군 통합 이후 덕산중 학생들이 이용해야될 통학시스템에 대한 개선이 진행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덕산중에서는 현재 내포신도시 3대, 덕산 2대 총 5대의 통학버스를 운영 중이지만 기존 통학버스 운영으로 교육인력 소모가 심해 더 이상 통학버스를 늘릴 수 없어 지역 버스 노선 정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지난 27일 홍성군은 내포신도시 통학시스템 개선과 관련해 홍성교육지원청으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군 건설교통과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27일 홍성교육지원청에 문의를 했고 관계자와 통학시스템 조성을 놓고 함께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성교육지원청은 2023년도부터 중학교 학군 통합 배정을 계획·추진하고 있지만 학부모들과의 소통, 통학시스템 조성 등 헤쳐 나가야할 어려움이 드러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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