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바다가 있는 관광 명소, 다시 찾고 싶은 휴양지 ‘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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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바다가 있는 관광 명소, 다시 찾고 싶은 휴양지 ‘서부’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2.12.11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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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재의 홍주낭만기행 ⑨ 아름다운 어촌마을, 서부면

한 작가는 “계획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성취하고 오는 그런 여행기가 있다면 아마 나는 읽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재미가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인류의 가장 오래된 이야기 형식인 여행기에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법한 다양한 실패담과 예상치 못한 역경들이 담겨 있다. 가장 효율적인 일정을 세워 바삐 취재를 다니던 홍성이 아닌 땅에 발을 딛고 천천히 둘러본 홍성, 기자의 시선이 아닌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홍성을 새로운 목소리로 들려주고자 한다. 홍성의 11개 읍·면을 1박 2일 일정으로 여행하며 경험한 일들과 방문한 장소들, 느낀 점들을 기록했다.<편집자주> 

남당항.

명품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서해 일몰 명소
철새들의 비행을 관찰할 수 있는 조류탐사과학관
남당항 대하·새조개 등 싱싱한 해산물 가득
한반도 최대 철새 도래지 천수만 품고 있는 휴양지

 

서부면 여행의 첫 방문지는 어사리의 한 숙소였다. 숙소는 어사항 바로 앞에 우뚝 서있었다. 나는 숙소에 들어가 강추위로 꽁꽁 언 몸을 녹였다. 전기장판이 깔려 있는 침대에서 포근하게 잠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커튼을 양쪽 가장자리로 밀고 바깥 풍경부터 응시했다. 넓은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다. 

당초 서부 여행의 주제를 ‘워케이션(일과 휴가를 뜻하는 Work와 Vacation의 합성어로 휴가지에 머물면서 일을 병행하는 근무형태)’으로 계획했지만 앉아서 일만 하고 있기에는 가보고 싶은 곳들이 너무 많았다.

숙소에서 나와 속동전망대로 향했다. 속동전망대는 명품 낙조를 볼 수 있는 서해 일몰 명소로 잘 알려진 관광지다. 그러나 도착한 속동전망대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다행히 나무데크 산책길 일부가 개방돼있어 절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궁리포구로 향했다. 궁리포구에서도 바다를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었다. 근처 카페인 ‘카페드하리’로 들어가 커피를 주문했다. 카페 정면 해안에는 선박들이 정박해 있었다. ‘카페드하리’에서는 커피와 음료뿐만 아니라 케이크와 크로플, 샌드위치 등 다양한 메뉴가 판매된다.

커피가 만들어지는 동안 카페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LP판 같은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들이 내부에 마련돼 있었다. 야외와 실내를 이어주는 창문은 시원하게 트여 바깥 경치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도와줬다.
 

주문한 커피가 나왔고 나는 또 다시 바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남당항이었다. 남당항이 있는 서부면 남당리는 본래 결성군 하서면 지역으로 조선 영조 때 남당 한원진(1682~1751)이 낙향해 살았기 때문에 그의 호를 따라 남당이라는 명칭을 갖게 됐다고 한다. 1914년 행정 구역 통폐합에 따라 대사동, 한사동, 내동, 장포리, 어사리 일부가 병합돼 남당리라는 이름으로 홍성군 서부면에 편입됐다.

남당항은 천수만변에 있는 국가어항이다. 홍성읍에서는 약 25km 정도 떨어져 있다. 배로 10분 거리에 죽도가 있어 여객선 운항도 이뤄지고 있다. 대하와 새조개 등이 많이 잡혀 1990년대부터 대하축제가 열리고 있으며 새조개 축제도 유명하다. 아름다운 항구와 싱싱하고 맛좋은 해산물 덕분에 해마다 관광객이 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천수만은 충남 해안선에 둘러싸인 바다로, 만과 인접한 지자체는 서산시, 보령군, 태안군, 홍성군 등이 있다. 수십여 개의 항구가 존재하고 천수만 일부가 과거에 간척됐다. 천수만은 순천만, 낙동강 하구 습지 등과 함께 한반도 최대 철새 도래지로 손꼽힌다.

점심 무렵 남당항 여객선터미널에 차를 주차하고 방파제를 배회했다. 버려진 폭죽들이 곳곳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더 넓은 바다로 향하는 방파제로 천천히 걸었다. 멀리 보이는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올랐고 매서운 바람이 불었다. 바다는 반사된 햇빛으로 반짝거렸다. 보이는 풍경만큼이나 아름다운 문장이 나오길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서부 여행의 마지막 방문지는 중화요리 전문점이었다. 매운 짬뽕이 별미인 서부면 광리의 한 중국집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매운 짜장과 짬뽕, 마늘탕수육이 유명한 ‘서부大반점’은 아산의 중화요리 맛집이었던 한성반점이 홍성으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점심을 먹으며 생각했다. ‘나는 왜 바다가 보고 싶었을까.’ 사람들은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곤 한다. 그것은 어쩌면 우리 삶이 아득히 펼쳐진 망망대해와 꼭 닮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사리.
속동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

 



서부면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는 명소

홍성 조류탐사과학관
서해바다가 훤히 내다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홍성 조류탐사과학관은 천수만을 찾아오는 철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박물관이다. 특히 3층에는 실제 철새들의 비행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도록 고배율망원경 시설이 갖춰져 있다. 1층과 2층에서는 조류의 종류와 생태습성, 철새의 비행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죽도
죽도는 마을과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전부 친환경 에너지로 충당하는 탄소중립 청정 섬이다. 야트막한 산과 울창한 대나무 숲, 바다가 어우러진 2시간 코스의 둘레길과 해송 숲길, 갈대 숲길 등 1270m의 숲 탐방로가 조성돼있어 트레킹 여행지로도 적격이다. 특히 풍부한 해양자원을 보유한 천수만에 위치해 다양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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