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 김좌진 장군의 고향, 홍주의 얼을 계승하는 ‘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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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 김좌진 장군의 고향, 홍주의 얼을 계승하는 ‘갈산’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2.12.17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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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재의 홍주낭만기행 ⑩ 정감어린 시골마을 갈산면

한 작가는 “계획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성취하고 오는 그런 여행기가 있다면 아마 나는 읽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재미가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인류의 가장 오래된 이야기 형식인 여행기에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법한 다양한 실패담과 예상치 못한 역경들이 담겨 있다. 가장 효율적인 일정을 세워 바삐 취재를 다니던 홍성이 아닌 땅에 발을 딛고 천천히 둘러본 홍성, 기자의 시선이 아닌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홍성을 새로운 목소리로 들려주고자 한다. 홍성의 11개 읍·면을 1박 2일 일정으로 여행하며 경험한 일들과 방문한 장소들, 느낀 점들을 기록했다.<편집자주> 

정감어린 시골마을

백야 김좌진 장군의 고향 갈산면은 중심지의 좁은 골목을 따라 병원과 식당, 마트, 다방, 미용실, 학교까지 다양한 가게와 기관들이 줄지어 서있다. 갈산면은 홍성 서부권역의 중심지로 서부면과 결성면, 갈산면 등 여러 지역의 주민들이 병원진료와 쇼핑 등을 위해 찾아오는 곳이다. 

갈산면은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과 더불어 홍성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옛 홍주의 얼을 계승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갈산시장 오일장이 3일과 8일에 열리고 갈산면민들이 생산한 신선한 농산물과 천수만에서 잡아온 싱싱한 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어 많은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곡저수지 인근에서는 민물고기와 오리, 토종닭 등을 활용한 토속음식과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다. 갈산의 특산물인 쌀과 더덕, 한과, 암소한우고기, 오이 등은 도시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에게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갈산은 조선시대 홍주목 관할 고남면으로, 1887년 3월 고남 상도면과 고남 하도면으로 분할되고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 때 고도면으로 개칭됐다. 1942년 10월 고도면이 갈산면으로 개칭됐으며 이후 1983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고북면 대사리와 결성면 와리가 편입돼 법정 16개리, 29개 마을을 갖추게 됐다. 
 

김좌진 장군의 고향

갈산 출신 인물 중 사람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인물은 청산리 대첩의 영웅 백야 김좌진 장군(1889~1930)으로 1889년 충청도 홍주목 고남면 행촌리(현 충남 홍성군 갈산면 행산리)에서 태어났다. 안동김씨 수북공파 10세손인 김좌진 장군은 홍성 갈산지역 부호출신이지만 유년시절부터 계몽의식을 갖고 성장해 민족계몽운동과 항일 독립운동에 힘썼다.

김좌진 장군은 지산 김복한(金福漢,1860~1924)으로부터 사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주의병의 총수였던 김복한 선생에게 민족수호정신을 배운 김좌진 장군은 항일투쟁을 전개하는 정신적 기반을 닦게 된다.

특히 김좌진 장군은 15살에 집에서 거느리던 노비들을 해방시키고 전답을 분배했다고 전해진다. 장군은 노비 해방 이후 무관학교 입학을 위해 상경한다. 돌아온 고향에서는 호명학교를 설립해 교육자로서 계몽운동에 힘쓰기도 했다.

김좌진 장군이 귀향 후 먼저 시작한 일은 교육운동이었다. 개화와 신학문 교육에 목적을 둔 호명학교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교육을 통한 국권회복을 가르쳤다. 장군은 안동김씨 문중에 도움을 요청해 문중의 도움으로 호명학교를 설립할 수 있었다고 한다. 호명학교는 홍성지역의 젊고 유능한 학생들에게 개명(開明)과 부강을 가르쳤으며 1908년 당시 학생 수가 100여 명에 달했다고 전해진다. 소학과와 중등과로 구성됐고 법률전문과를 설치하는 등 홍성지역의 사립학교 설립을 주도했다고 한다. ‘호명’이라는 명칭은 현재 갈산고등학교 기숙사 명칭인 ‘호명학사’로 사용되는 등 지역 교육계에서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장군은 1909년 기호흥학회 홍주지회에 가입해 활동하기 시작한다. 기호흥학회는 경기와 충청지역의 학문증진, 민중계몽 등을 위해 1908년 1월에 조직된 교육단체였다. 

1911년 군자금 모금으로 일제에 체포된 장군은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돼 3년형을 치르게 된다. 1919년 대한군정서 사령부 사령관에 임명된 장군은 1920년, 장군이 이끄는 북로군정서와 홍범도 장군의 대한 독립군 등 독립군 연합 부대를 이뤄 두만강 상류 청산리 일대에서 약 일주일에 걸쳐 일본군과 크고 작은 전투를 치렀고, 적 1200여 명 사살, 독립군 측 전사자 100여 명이라는 대승을 거뒀다. 청산리 대첩의 영웅 김좌진 장군은 1930년 1월 고려공산당 청년회원이었던 박상실에 의해 순국했다. 장군의 유해는 아내 오숙근 여사에 의해 서부면 이호리에 밀장됐으나 이후 보령시 청소면 재정리 산50번지로 이장됐다.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추서됐다.
 

 



갈산면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명소
 

김좌진 장군 생가지
김좌진 장군이 태어나 성장한 곳으로 지난 1989년부터 성역화 사업이 추진돼 1991년에 문간채, 안채, 사랑채, 마구간이 복원됐다. 안채는 정면 8칸, 측면 3칸의 기와집으로 서향의 건물이며 안채는 부엌과 방3개, 대청으로 구성돼있다. 마당 한쪽에 우물이 있고 생가 밖에 마구간은 화장실과 마구를 3칸으로 만들었다.
 

가곡저수지
해발 490m의 험준한 산 계곡 100m 고지에 자리하고 있는 가곡저수지는 지난 1984년에 준공됐다. 면적은 19ha, 저수량은 157만 5000톤이다. 저수지 완공 후 만조수위를 이루는데 1년이 넘게 걸렸다고 전해진다. 서해안 고속도로 홍성IC 인근에 위치해 수도권 낚시 동호인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주요 어종은 붕어, 피라미, 메기, 가물치 등이다.
 

그린브라운
갈산면 수덕사로 51번길 17에 위치한 그린브라운 카페는 넓은 마당에 텐트와 돔 형태의 공간이 마련돼 있어 캠핑장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운치 있는 정원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인공폭포와 연못, 나무들을 바라보며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안정된 마음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인기 메뉴로는 수제 쌍화차가 있고, 각종 베이커리 상품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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