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통한 소통, 삶의 새로운 돌파구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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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통한 소통, 삶의 새로운 돌파구 됐죠”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2.08.30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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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세상을 바꾸는 작은 힘의 시작]믿을 수 있는 먹거리만 팔겠다는 횟집 아가씨 장미선 씨


여성의 힘은 참으로 대단하다. 남성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묵묵히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이다. 일터에서, 가정에서 평범한 삶을 살아가며 세상을 바꾸는 일에 작은 힘을 보태는 여성들을 만나본다.
<편집자 주>





어느 유행가 제목처럼 ‘그녀는 예뻤다’. 미리 검색을 통해 인터뷰 주인공인 장미선(29. 서부면 남당리) 씨가 예쁘다는 칭찬이 자자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실지로 만난 미선 씨는 생각보다 훨씬 더 앳된 모습이었다. 한적한 바닷가에서 장사를 하는 억척장사꾼이자 조업에 직접 나서는 뱃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서부면 남당리 밀집된 가게들 사이에 자리한 미선 씨의 ‘벌써 소문난 집’에서 화장기 없는 얼굴에 머리를 질끈 올려 묶고 정신없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던 미선 씨는 바쁜 와중에도 환하게 웃으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홍성여고를 졸업하고 안동과학대 건강관리학과에 진학해 졸업 후 쭉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던 미선 씨는 지난 2009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워낙 몸이 약했던 미선 씨는 여러 번 병치레를 했고 그러다 당시 전국적으로 유행한 신종플루에 걸려 어렵사리 고향행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마침 어머니 혼자 운영하던 식당 일손이 부족해 도와 달라는 어머니의 권유도 미선 씨의 귀향을 결심하는 데 한몫 했단다.

“신종플루가 유행하던 그 즈음엔 다른 사람들이 마치 전염병 환자처럼 저를 멀리했어요. 그때 제 곁을 무조건 지켜주고 눈물 흘려주고 보듬어 준 것이 바로 가족이었어요”라며 가족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어머니의 식당을 돕던 미선 씨는 주변에 살던 친척 오빠의 권유로 수산물 판매 쇼핑몰(소문난 수산) 운영을 시작했다.

“서울소상공인진흥원에서 쇼핑몰 창업 교육과 컨설팅을 받고 쇼핑몰과 블로그를 함께 운영해 보라는 조언을 얻어 바로 실행에 옮겼죠”

의외로 블로그는 쇼핑몰 매출의 일등공신이 됨은 물론 미선 씨 삶의 새로운 돌파구가 됐고 마음을 달래는 친구가 됐다. 스트레스를 달리 해소할 길이 없던 미선 씨에게 블로그는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공간이 됐단다. 미선 씨는 ‘촌아이의 손맛나는 세상’이라는 자신의 블로그에 수산물 요리나 소소한 신변 얘기를 올렸고 전국 각지에서 온라인상으로 나이와 성별을 막론한 친구들이 생겨났으며, 입소문을 타면서 KBS 인간극장의 주인공이 되는 기회도 얻었다.

미선 씨의 또 다른 삶의 재미는 4-H 활동이었다. 미선 씨는 4-H 홍성군 여부회장이며 충남도 생계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4-H 활동을 통해 비슷한 처지에 있는 젊은이들과 고민을 공유하고 진정한 농·어민이 됐다. 앞으로 미선 씨는 믿을 수 있는 국내산 수산물 전문 쇼핑몰을 운영해 인정을 받는 게 현재의 목표라고 했다.

“성격의 장단점이 동시에 될 수 있는데 자신이 없으면 어떤 일이든 하고 싶지 않아요. 스스로 좋은 물건이란 확신이 들지 않으면 물건을 팔지 못해요. 장사꾼으로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아 엄마와 부딪히곤 해요. 직접 조업에 나가는 이유도 사실은 믿을 수 있는 물건을 보는 안목을 기르기 위해서입니다. 물건 고르는 법도 배우고, 오랫동안 배를 타신 분들한테서 바다의 동향을 듣고 그 경험을 생생하게 블로그에 올릴 수 있어 되도록 자주 조업에 나가려고 애쓰고 있어요”

호텔리어가 되고 싶었다는 미선씨. 도시의 화려함을 접어두고 평범한 어촌에 돌아와 주어진 자신의 삶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늘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는 모습은 참 특별했다.

“죽어라고 수확을 했지만 속된 말로 가격을 후려치는 경우가 많아 농사짓기가 싫다고 하는 동료들을 보면서 쇼핑몰을 통해 홍보를 도와야겠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얼만 전부터 쇼핑몰에 주위 어르신이 생산한 쌀을 새 품목으로 올려놨어요. 많이 팔려서 마진이 남아야 할텐데 걱정이네요”

미선 씨는 본인처럼 뜻하지 않게 혹은 계획적으로 귀촌하고 싶은 젊은 사람들에게 노하우를 전했다.

“귀농·귀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계신 토착민과의 친화적 관계예요.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허다했어요.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해요”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또 “가장 큰 성과는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과 수산물 쇼핑몰을 연계해 얻은 3배의 매출”이라며 현재의 삶에 크게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고 가족 중심의 가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을 가진 20대 아가씨 미선 씨에겐 정말 특별한 것이 있었다. 그 특별함은 억지로 꾸민 아름다움도, 성공을 위해 무조건 달려가는 욕망도 아닌, 그저 현재 자신의 삶에 녹아있는 자연스러움과 충실함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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