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님! 오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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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님! 오라이~’
  • 박만식 주민기자
  • 승인 2023.03.2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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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홍보 동영상
충청남도 공식 유튜브 채널의 한 영상 화면.

요즘 들어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 외교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관계 최대 쟁점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을 일본 피고 기업이 아닌 한국 재단이 대신하는 ‘제3자 변제’로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내가 생각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향후 한국이 일본 기업에 구상권을 청구하지 않는다. 걱정할 필요 없다. (재단을 통해) 변제가 (피해자들에) 이뤄지면 논란도 수습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고 한다(한겨레 3월 15일자 기사).

일제 강제노역피해자분들이 원하지 않는 일에 정부가 나서서 굽신대는 형국이다. ‘미래를 위한 새로운 역사적 창’이라며 새로운 공식으로 한일 관계를 풀어야 한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 여론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일본 정부·기업의 참여와 사과가 없는 해법이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60% 이상이다. 안보, 경제 협력 등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그 절반 수준인 33%에 그친다(13~15일, 성인 1005명 상대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국민이 원하지 않는 대일 굴종외교는 양손에 이익 보따리보다는 스스로 친일정부를 만드는 일에 보따리를 풀어주고 온 듯하다. 물론 역사는 바라보는 시각과 견해의 차이가 분명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과거를 왜곡하고 부정하면서 역사를 바로잡고 더 나아가 미래를 약속할 수 없는 것 아닌가??

홍성은 역사의 도시이고 의병의 도시이며 만해 한용운 선사와 백야 김좌진 장군이 태어난 항일대표 도시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홍성에서 이 불편함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없다. 이러니 내포신도시에서 버젓이 일본어를 사용한 홍보 동영상이 만들어져 SNS를 타고 널리 퍼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지난 3월 10일 충청남도에서 만들어 홍보하는 영상 채널(당충전)에서 여성리포터가 “기사님! 오라이~”를 호기롭게 외친 것이다. 하필이면 이 중차대한 시기에 ‘오라이(オㅡライ)’라는 일본어를 사용하고 또 그걸 홍보영상이라고 내보내야 하는 것일까? 더욱이 불과 며칠 전에는 홍성 평화의 소녀상이 누군가의 공격으로 훼손돼 홍주신문은 물론 전국 뉴스에서도 보도된 일이 있었다. 이러한 행동들이 홍성을 아끼고 또 홍성을 자랑스러워하는 군민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것이다.

적어도 홍성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생기면 안 되는 것이고 또 이러한 일이 생기면 반드시 바로잡고 재발 방지를 위해 애써야 한다. 봄꽃 피는 좋은 날에 씁쓸함이 밀려오는 것은 필자의 옹졸함인 것인가?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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