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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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을 맞이하며
  • 김주호 <광천제일장학회 이사장>
  • 승인 2023.06.0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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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올해 6월이라고 해서 특별한 6월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 정권에 따라서 6월은 그 상징성이 다르게 느껴지고 따라서 많은 국가유공자와 유족들이 이중으로 가슴앓이를 하는 상황이 반복돼 왔다. 

특히 근래에 있었던 연평해전과 천안함 유족들이 대표적인 예다. 그동안 연평해전과 천안함 전사자들은 제대로 예우를 받지 못하고 유족들도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분들이 제대로 예우를 받고 자존심이 되살아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 할 것이다. 


지난 3월 24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연평해전과 천안함 관련 전사자 55명을 일일이 호명하고 그동안의 기념식에서 뒷전에 앉아있던 유족들을 앞자리에 배치하고 “나는 배를 살릴테니 너희들은 부상병을 살려라”라고 외치며 배와 함께 침몰 장렬히 산화한 한상국 상사의 부친 한진복 선생이 윤석열 대통령 바로 옆자리에 앉아 계신 것을 보고 필자는 한동안 뜨거운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내년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서는 민평기 상사의 모친인 윤청자 여사가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현충일 추념식에서 천안함의 대모로 일컬어지는 윤청자 여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소매를 붙잡고 천안함 폭침이 누구 소행인지 밝혀달라고 하자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고 답변했다.

그렇다면 단 한 번이라도 북한의 소행이라고 발표한 적이 있었던가! 북한에 단 한 번이라도 유감 표명을 한 일이 있었던가! 이런 것이 유가족들을 두 번 울리는 일이었다. 북한의 비위를 거스를까 봐 눈치를 보느라고 연평해전 여섯 용사의 빈소에 대통령을 비롯한 총리, 국방장관, 참모총장 등 그 누구도 조문하지 않았고 영결식에도 불참했으며 북한에는 마지못해 어정쩡한 유감 표시만 했다. 

이런 상황이니 그 누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치려 하겠는가! 전사자의 뼛조각 하나라도 찾아서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할 때 대통령이 참석해서 1분간 거수경례를 하는 미국의 경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호국영령들을 홀대해 죽어서도 구천을 헤매고 있었을테니 이 얼마나 참담한 일인가! 

천안함의 대모 윤청자 여사는 아들의 전사 보상금을 국방성금으로 기부하고 총 한 자루라도 더 만들어 다시는 우리 아들 같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게 해달라며 울먹였었다. 현재 중고교생이 배우는 역사교과서 근현대사 편을 보면 연평해전과 천안함에 대한 언급이 없고 유관순 열사도 빠져있다. 

그런데 뜬금없이 김원봉이라는 이름이 두 번 등장했다. 김원봉은 일제 말기 의열단장으로 독립운동을 했으며 해방 후 월북해 북한정권 수립에 참여했다고 기술돼있다. 김일성과 함께 6·25의 공동주범인데 휴전 후 미국 간첩으로 몰아 총살시켰다는 내용은 없다. 6.25는 쌍방과실이고 김원봉에게 국가 최고훈장을 줘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역사교과서가 좌편향으로 각색되고 후세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은 빠져있는 엉터리 교과서로 공부해야하는 참담한 현실을 어찌해야 하나! 

6·25 때 쳐내려온 북한도 잘못이고 맞서 싸운 6·25 참전용사도 잘못이라면 북한이 쳐들어 왔을 때 우리는 뒷짐 지고 있어야 했다는 말이다. 맞서 싸운 게 잘못이라는 말은 공산통일이 되게 했어야 하는데 그걸 못하게 했으니 결국 6·25 참전용사는 남북통일을 방해한 만고역적이라는 말과 같다. 이게 자유대한민국의 대통령이 할 소린가! 참으로 황당한 말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이런 좌편향 교과서 개정방침을 세우고 추진하고 있지만 여소야대 정국이라 상황이 녹록지 않은 데다가 전교조 등에서 기를 쓰고 반대할 테니 난감한 노릇이다. 

그동안 오매불망 일각이 여삼추로 고대하던 보훈처가 6월 5일부터 보훈부로 승격돼 독립적인 보훈정책 수립과 체계적인 국가유공자 관리와 보훈 가족들의 한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게 된 것은 만시지탄의 감은 있으나 불행 중 다행이다. 그래서 올해 6월은 다른 어느 해 보다 특별한 의미와 상징성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이를 계기로 나라사랑 호국보훈의 희생정신을 다시 한번 반추하는 기회로 삼자.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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