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수로에 축산 폐수 ‘콸콸콸’… 인근 마을주민들 “못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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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수로에 축산 폐수 ‘콸콸콸’… 인근 마을주민들 “못살겠다”
  • 한기원 기자
  • 승인 2023.07.06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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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성면 원형산마을 소재 A농가서 축산 폐수 방류 ‘빈번’
인근 6개 마을 주민들, “악취 때문에 마을서 떠나고 싶다”
홍성군, “행정력으론 강제 조치 현실적으로 어려워 난감”
결성면 원형산마을 주민들이 마을 농수로로 방류된 날짜별로 모아둔 축산 폐수를 보이며 악취로 못살겠다며 호소하고 있다.

수년간 마을수로에 방류되고 있는 축산 폐수로 인한 악취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결성면 주민들이 돼지농가의 ‘이기심’과 홍성군청 관계자들의 ‘소극행정’을 지적하며 분노하고 있다.

홍성군은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지자체의 행정력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려워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결성면 원형산마을(이장 김병운) 주민들은 “마을의 한 돼지농장에서 수년째 축산 폐수가 마을 농수로로 무단 방류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폐수 방류가 점점 심해지고 있을뿐더러 특히 장마철엔 더욱 심하다며, 비가 오는 날엔 어김없이 폐수가 수로를 따라 흘러내려 온다”고 밝혔다.

지난 3일 마을입구에 한두 명씩 모여들기 시작한 마을주민들은 “지난해 12월 단체로 모여 돼지를 사육 중인 A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부부를 찾아가 축산 폐수 악취로 고통받고 있다고 항의했다”고 설명했다.

김병운 원형산마을 이장은 “예전에는 마을 농수로에 미꾸라지와 웅어가 살기도 했었다”며 “지난 2021년쯤부터 썩은 냄새가 나기 시작하더니 비가 내리기만 하면 폐수가 흘러내려 마을 전체에 악취가 진동한다”고 주장했다.

마을에서 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는 장현수 씨는 직접 찍은 사진과 영상들을 보이면서 “올해 들어 특히 지난 5월에서 6월 사이에만 무려 여섯 번 넘게 축산 폐수가 쏟아져 나왔다”고 주장하며 “이 폐수가 마을 수로를 따라 △원형산마을 △두지동마을 △용동마을 △덕우마을 △서지동마을 △원교항마을을 지나 전국민물낚시대회가 열리기도 했던 와룡천으로 합류한다”고 말했다.

일부 마을주민들은 “홍성군청 환경과 등에도 여러차례 항의했지만 전혀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인근 마을 주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는 A농장을 두둔하는 것 아니냐”며 강한 어조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어서 “A농장이 민원에 시달렸는지 최근 지름 5cm가량의 플라스틱 파이프를 설치해 민가와 떨어진 곳에 있는 농수로로 물길을 돌리려고 해서 군청에 항의해서 저지했다”고 주장하며 “파이프를 통해 축산 폐수를 다른 곳으로 흘려버리려는 모양인데, 결국 피해가 다른 마을로 옮겨질 뿐이고 겨울에 파이프가 얼기라도 하면 금방 깨질 것이 뻔하다”며 주민들을 속이려는 꼼수가 ‘언 발에 오줌 누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홍성군청 환경과 김미미 환경시설팀장은 “일주일에 2~3회씩 수시로 A농가 현장을 살피며 농장주에게 강력하게 개선을 당부하고 있고, 최근 5~6월 발생한 폐수 방류에 대해선 5회에 걸쳐 경찰에 고발한 상태”라며 “인근 마을주민들의 지속적인 민원에 군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농장이 개인 재산에 속하고, 위법사항이 있다면 허가 또는 영업 취소 등 조치를 취할 수 있겠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답답한 마음에 환경부에 건의를 하기도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폐수를 방류하는 것만으로는 처벌이 힘들다는 답변뿐이었다”며 “수집한 폐수를 보건환경연구원에 보내 유출수 수질 의뢰를 맡겼고, 결과물을 토대로 ‘가축분뇨 공공수역 유입’에 대한 고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주민들의 ‘소극행정’에 대한 주장에 대해선 “하루빨리 해결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법률상 근거가 부족해 행정력을 동원하는 데 한계가 있고, 기껏해야 수시로 농장주에게 시설 개선을 지도·단속하고, 폐수 유출 시 고발 조치하는 방법뿐”이라며 “지난 2021년 1회, 2022년 1회 경찰 고발을 시도했으나 결국 벌금형에 그쳤었다”며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결성면 원형산마을 한 돼지농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폐수. 배수로를 통해 마을수로로 흘러가게 된다.
마을 수로로 방류되고 있는 축산 폐수. 비가 오면 방대한 양이 흘러내려 U자관 반대편에 쌓인 흙이 크게 파인 모습도 보인다.
원형산마을 주민들은 폐수가 방류될 때마다 모아둔 폐수를 날짜별로 보관하고 있다. 
김병운 원형산마을 이장이 축산 폐수 악취로 인한 인근마을 주민들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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