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진동 결성면 자은동마을, “심한 악취 때문에 못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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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 진동 결성면 자은동마을, “심한 악취 때문에 못살겠어요”
  • 한기원 기자
  • 승인 2023.07.0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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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마을에 ‘악취 진동’… 16년 간 지속된 악취 피해 호소
34가구 결성면 자은동마을, 평균 나이 80세 ‘고령자 대부분’
심각한 위생관리 미흡으로 마을주민들 ‘전염병’ 우려하기도
이상종 자은동마을 이장이 악취의 원인인 동물 뼈가 가득 담긴 포대더미를 바라보며 마을주민들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결성면 자은동마을(이장 이상종) 주민들이 무려 16년간 지속된 악취로 인한 스트레스와 두통 등을 호소하며 “이젠 악취 때문에 이 마을에서 도저히 못살겠다”며 “제발 살려달라”고 절규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은동마을 주변에는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대형 축사와 공장 등이 10여 곳 위치해 있다. 16년 전인 지난 2009년에는 마을 안쪽에 가축분뇨 수거처리 및 비료제조 업체인 A사가 설립됐다. A사는 당시 마을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적정수준의 ‘피해보상금’을 약속하고, 마을회관에서 직전 거리로 300m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로부터 7년 후인 2016년 A사가 시설을 증축하면서 마을주민들과의 피해보상금과 증설 또는 개축 시 상호 간 협의를 약속하고 운영을 이어나갔다.


■ 16년 만에 깨지기 시작한 ‘신뢰’
마을주민들과 A사 간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A사의 대표이사가 바뀌면서부터다.  A사가 올해 들어 주민들과의 사전동의 없이 시설 증축을 시도한 것이다.

이상종 자은동마을 이장은 “A사가 완제품 보관용으로 허가받은 가설건축물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도 모자라 그곳을 헐고, 시설 증축을 시도한 것은 마을주민들을 철저하게 무시한 행동”이라고 주장하며 “상호 간 협의를 통해 작성한 합의서 내용을 무시하고 무려 16년간 지속된 악취에 대한 대책은커녕 사업확장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말하며 격분했다.

결국 자은동마을 주민들은 지난 5월 10일 홍성군청을 찾아 허가건축과 등 관계부서 관계자들에게 항의를 했고, 며칠 후 마을주민 52명 중 32명의 서명을 받아 진정서와 함께 홍성군에 제출했다.

이에 홍성군은 5월 26일 회신문을 통해 ‘자원순환관련시설의 증축허가신청 건은 관련법 검토와 관련기관 협의를 거쳐 종합적으로 검토해 건축허가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며, 적법한 경우 주민반대를 이유로 건축허가를 반려할 수 없다’는 입장을 마을주민측에 전달했다.

군의 회신문을 전달받은 마을주민들은 나흘 뒤인 5월 30일 금강유역환경청에도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지난달 1일 금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건축허가 취하원 수리에 따라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업무가 종료됐다’는 내용의 회신문을 받았다.

마을주민측이 금강유역환경청의 답변을 기다리는 사이 A사가 홍성군에 제출한 증축허가 신청을 철회한 것이다. 이렇게 증축 관련 문제는 일단락됐다.
 

심각한 수준의 악취로 셀 수 없는 정도로 많은 파리떼가 들끓고 있는 모습.

■ 심각한 악취의 원인은 ‘동물뼈’?
자은동마을 주민들이 A사의 증축을 결사반대했던 이유는 마을 전체를 휘감고 있는 ‘악취’ 때문이었다. 마을주민들은 A사에서 비료 제조에 사용하는 계분을 악취의 원인으로 추측하고, 수시로 군에 악취 관련 민원을 넣었다. 또 지난해 11월경에는 이용록 군수와의 면담을 통해 악취에 대한 피해를 주장하며 “A사로 인한 악취 저감에 행정력을 동원해달라”고 간곡히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이상종 자은동마을 이장이 A사 뒤편 야산에 적재된 수많은 포대자루를 발견하게 됐다. 알고보니 가축분뇨가 아닌 동물뼈가 가득 차 있는 포대자루였다. 포대자루에서는 머리가 띵해질 정도로 심각한 악취가 풍기는 동시에 셀 수도 없이 많은 파리 떼가 붙어있는 것이 발견됐다.

황인관 군 환경과 청소행정팀장은 “이미 2주 전 현장을 찾아 적법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A사를 고발 조치한 상태”라며 “A사도 잘못을 인정해 폐기물 배출자 신고를 마치고 적법하게 처리할 수 있는 업체를 통해 순차적으로 배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팀장은 “지난 5월경부터 동물뼈가 담긴 포대더미가 야적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폐기물을 배출하기 위해선 큰 트럭이 들어와야 하는데 최근 수시로 비가 내리면서 비포장도로 진입이 어려워 지연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악취방지시설이 미흡하고 악취포집기 위치가 적절하지 않다”는 마을주민 측의 주장에 대해서 환경과 김미미 환경시설팀장은 “악취방지시설의 경우, 국비를 지원받아 관련 평가에 의해 적합하게 설치를 했고, 당초 허가된 용량이 유지 중이기 때문에 불법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관내 축산농가가 약 1700여 개가 있는 반면 악취포집기는 단 15개뿐이기 때문에 추가 설치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위치 변경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종 자은동마을 이장은 “마을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단지 마을전체로 풍기는 악취가 저감될 수 있도록 업체 측에서 조치를 취하고, 홍성군에서는 그것을 잘 관리하길 바랄 뿐”이라며 “최근 마을에서 폐암 환자가 연속해서 발생하고, 일부 주민들이 심각한 두통과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는데,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워낙 악취 문제에 시달리다 보니 모든 것의 원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특히 심각한 수준의 위생문제는 80세 이상 고령자가 대부분인 마을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으며, 혹여 전염병이라도 발생할까 두렵기까지 하다”면서 “이런 일을 해결하는 것은 마을주민들의 힘으로는 감당하기 힘들고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하고, 홍성군이 홍성군민을 위한 적극적인 행정력을 발휘해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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