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보건소(소장 조용희)에서 실시하고 있는 유료독감예방접종이 충남도내 타 시·군에 비해 최고 6배 이상 가격이 높아, 백신 구입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며 군민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올해 충남지역 유료독감예방접종 가격을 조사한 결과, 태안군 1000원, 서천군 1500원, 금산군 1500원, 계룡시 3000원, 서산시 3150원, 인근 예산군도 3700원을 받고 있는데 홍성군보건소는 가장 비싼 6000원을 받고 있다.
홍성읍에 거주하는 주부 박 씨는 “최근 일교차가 심해 보건소를 찾아 6000원에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는데 태안지역은 1000원에 접종이 가능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왜 각 시·군마다 가격 차이가 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보건소 관계자는 “예방접종은 보험료가 정해진 것이 아니고 백신의 도매가격에 따라 접종 비용이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성군보건소 조용희 소장은 “나라장터를 통해 전자입찰로 백신을 구매했다. 지난 9월 25일 공고를 내고 28일 예정가를 잡아서 6500명분을 5571원에 낙찰을 봤다”며 “제약회사의 로비 의혹까지 제기하는데 혹시 수의계약인 경우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전자입찰은 불가능하다. 적법한 절차에 의해 구매했으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 지나치게 저렴한 백신이 안정상에는 문제가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태안군 보건소 관계자는 “우리 군은 지난 4일 전자입찰로 1000원 미만의 가격에 입찰단가가 결정돼 저렴한 가격에 백신을 구매할 수 있었다”며 “신종플루를 포함한 인플루엔자 백신은 약이 같다. 똑같은 백신을 구입한 것으로 안정상 문제에는 이상이 없다”고 반박했다.
시·군별로 유료예방접종 비용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과 담당자는 “특히 올해는 유달리 유료접종비용이 들쑥날쑥하다. 왜냐하면 올해 백신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백신은 당해연도에 모두 사용해야 하며 남았을 경우 전량 폐기해야 한다. 아마도 제약회사 측은 폐기량이 증가될 것으로 판단해 원가보다 싼 가격으로 입찰에 응찰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러한 불합리한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량을 정부 차원에서 조절하라고 하지만 국가가 나서서 생산량을 결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정부조달 통한 약품 구입, 오히려 단가 높아 혼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조달청으로부터 일괄 구매해 전국에 공급하는 국가필수예방접종 약품인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등이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구입하는 매입단가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확인돼 예산 낭비 논란도 함께 일고 있다.
조달청 입찰 자료 등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4월 조달청에 입찰 의뢰한 인플루엔자(독감백신)는 1도스당 7245원에 낙찰돼 같은 조건인데도 태안군 낙찰가격보다 무려 6245원이 더 비싼 셈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수급량 조절을 위해 2010년 관련법령을 만들고 전국 지자체에 질병관리본부를 통해서 인플루엔자 공급을 하도록 했으나 결국은 유통과 제약업체 배만 불리는 꼴이 됐다.
결국 예방접종비용이 6배나 차이가 나는 이유는 조금 일찍 서둘러 9월에 백신을 구매한 지자체와 10월에 구매한 지자체 별로 제약회사의 공급가액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결과는 운에 맡길 수밖에 없는 백신구매 과정 등 정부조달을 통한 약품 구입에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는 부분이다.
한편 홍성군보건소는 백신 구입 배경에는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는 군민의 혈세를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하고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