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우면 지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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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우면 지는거다
  • 최선경<홍성군의회 의원>
  • 승인 2023.08.2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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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과 삽교 ‘곱창특화거리’를 다녀온 후기를 SNS에 올렸더니 다양한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우리 홍성군에는 왜 제대로 된 음식특화거리가 없냐는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였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인정한다.

‘로컬리즘’은 최근 우리나라의 주요한 라이프 트렌드 중 하나다. 쇠퇴한 지역을 새로 개발하는 데 토건 사업을 시행하는 것보다는 로컬 콘텐츠를 동원하는 게 여러모로 효율적이다. 지역 인구가 줄어드는 시대에 어떻게든 사람들의 관심을 모아야 하는 각종 지자체에게도 로컬리즘은 훌륭한 대안이 된다. 그 성공적 예가 인근 예산군의 전통시장 살리기 사업이라 하겠다.

예산군은 활기를 잃은 전통시장을 1960~ 1970년대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그리고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팔기로 했다. 기대 이상의 결과에 예산군은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이 기세를 몰아 삽교시장에 ‘곱창 특화거리’를 조성했고, 오는 9월 초 지역 맥주와 함께하는 ‘예산시장 비어 페스티벌’도 개최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지자체 차원에서 지방의 인구소멸에 대응하는 새로운 전략으로 주목받는 ‘생활인구’ 유입에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시장 인근에 청년들을 위한 주택과 창업교육 공간 등을 짓는 것은 물론 2박3일 동안 머물며 먹거리와 볼거리 등을 즐기는 체류형 생활관광 프로그램도 내놨다. 예산군 사례는 혁신도시나 기업 유치에 따른 인구증가가 아니란 점에서 주목해 봄직한 사례라고 하겠다. 

“부러우면 지는거다”라는 속담이 있다. 주로 경쟁이나 대결에서 자신보다 더 우월한 상황이나 조건을 보고 부러움을 느낄 때 사용되는데 자신의 부러움이나 질투가 결국에는 자신의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따라서 이 속담은 경쟁이나 성공에 대한 이해와 태도를 바르게 가지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부러움을 느낄 때 자신의 노력과 발전에 집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내포한다. 우리 홍성군으로서는 언제까지 이웃집 잔치 구경만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농촌마을 중 골목상권 업종을 보유한 작은 상권으로 관광객을 모으기에 충분한 곳으로 홍동면 갓골마을을 추천하고 싶다. 독립서점·빵집·카페·게스트하우스 등 생활편의시설을 갖추고 문화를 창출할 수 있는 로컬콘텐츠타운으로 이어질 만큼 충분한 여건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풀무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친환경유기농특구와 다양한 협동조합의 활동 등 얼마든지 전국 최고의 주민자치 실현의 선진사례지로 개발 가능하다. 소멸 위기의 농촌마을이 인구증가·활력증진에 성공한 비결은 바로 ‘사람과 참여’에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사실 로컬리즘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지역 문제는 지역에 답이 있고,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주체는 행정도 전문가도 아닌 당사자인 지역주민이라는 전제는 원칙론에 가깝기 때문이다. 단지 우리가 그동안 그 원칙을 무시했을 뿐이다. 인구문제에 있어서는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봤다’라는 얘기들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기본으로 돌아가 실패의 원인을 찾고, 작고 소박하고 느릴지언정 로컬의 지속가능성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추진했으면 한다.

태생적으로 로컬리즘은 도시재생과 맞닿아 있다. 오래돼 그저 낡기만 하던 공간에 새 숨결을 불어넣어 ‘시간을 품은 멋스러운 공간’으로 변신시키고, 방치돼 있던 동네의 이야기를 보존·정리하고, 용도가 분명하지 않은 공간을 공유공간으로 변신시키는 것 모두 로컬리즘이다.

홍성군은 현재 홍주읍성 복원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 10여 년간 10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간과해선 안 될 것은 가능하면 차별화된 지역특화적인 창발모델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그곳에 가야만 느낄 수 있고, 먹을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경험하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늘고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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