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혁명, 5000만 국민의 주 먹거리 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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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혁명, 5000만 국민의 주 먹거리 쌀”
  • 박승원 기자
  • 승인 2023.10.28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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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농업의 미래를 말하다〈2〉홍성군쌀연구회

1950~60년대 5월경 적정 식량 비축 전략 필요
 

홍성군쌀연구회(회장 오건석)는 초창기 70여 명으로 시작돼 현재는 회원이 35명으로 크게 줄었다. 최근 쌀 값 파동으로 회원들이 조금씩 줄고 있지만 평생 농사일을 천직으로 해온 회원들이 커다란 버팀목이 돼 연구회가 활발하게 유지되고 있다.

오건석 홍성군쌀연구회장은 “1950~60년대 매년 5월경 농촌에는 양곡이 다 떨어져 굶기를 밥 먹듯이 하는 농민들이 적지 않았다. 이 어려운 시기를 보릿고개 또는 춘궁기(春窮期)라고 불렸다. 1헥타르(약 3000평) 미만을 경작하는 영세농들에게 보리 수확 전의 5월 보릿고개와 쌀 수확 전의 가을은 참으로 견디기 힘든 시기였다. 흰 쌀밥을 실컷 먹어보고 죽는 것이 소원이었던 시기였다. 저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이제 저도 70대 중반 나이에 지나간 세월을 회상해 보면 눈물이 폭포처럼 쏟아질 때도 있어 막걸리 한 잔으로 시름을 달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소회를 밝히면서 어느덧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이어 오 회장은 “1960년대 후반 농촌진흥청 주도로 필리핀 국제미작연구소에 파견된 서울대학교 교수 허문회가 다수확 품종 IR667을 개발했다. 허문회가 개발한 신품종은 한국인이 먹는 자포니카(Japonica)와 다수확 품종인 인디카(Indica)를 교배한 것이었으며, 국제미작연구소의 667번째 개발품종이라는 의미로 IR667이라 불렸다. IR667은 시험재배를 통해 다수확성이 확인되면서, ‘기적의 쌀’로 주목을 받았다. 신품종의 보급을 위해 우수한 생산력을 보인 여러 계통이 확보됐고, 1970년에 가장 유망한 세 개의 계통이 장려품종으로 선발돼 통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또 오 회장은 “통일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신품종은 전국적으로 재배되면서 쌀 수확량을 높였으며, 이에 힘입어 1977년에 쌀의 완전 자급을 달성하게 됐다. 통일벼는 재래 품종에 비해 내랭성이 낮기 때문에 보온못자리가 필요했고, 충분한 양의 비료와 물이 공급돼야 했다. 줄기의 키가 작기 때문에 볏짚이 짧아 새끼를 꼬거나 가마니를 만들기는 어려웠다. 정부의 통일벼 재배 권장 시책의 실시로 통일벼의 재배는 1974년에 15%였던 것이 1978년에 58%로 증가했다. 그러나 1980년대에 국민 소득이 향상되면서 양질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자 통일벼 재배를 기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1989년에는 16%, 1991년에는 4%로 크게 저하됐다”고 부연 설명했다.

또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농촌진흥 60년에서는 그동안의 역사와 성과를 ‘녹색혁명’(1960~70년대), ‘백색혁명’(1980년대), ‘품질혁명’(1990년대), ‘지식혁명’(2000년대), ‘가치혁명’(2010년대) 등 5개의 혁명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특히 ‘녹색혁명’은 식량 부족에 시달렸던 1960년대 잘 쓰러지지 않고 병에 강한 신품종인 ‘통일벼’의 개발·보급으로 쌀 자급자족 시대를 열었던 역사와 함께 경제발전을 담당한 양잠산업을 소개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월 말 발표한 2022 양곡연도(2021년 11월∼2022년 10월)에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의 쌀 소비량은 56.7㎏으로 전년보다 0.4%(0.2㎏)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발표했다. 쌀 소비 감소 폭이 완화했다는 것은 우리나라 쌀 산업에 청신호일 수 있다. 그렇지만 한해 조사치만을 놓고 판단하기에는 섣부른 감이 있다. 쌀 소비 추세 변화가 정책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다양한 유통 단계의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한 분석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끝으로 오 회장은 “이제는 하루 세끼 밥을 굶는 사람이 없어져 다행이다. 저 또한 마음껏 흰쌀밥을 먹을 수 있어 행복하다. 그래서 평생 마음의 짐이 되었던 공부에 대한 한(恨)을 풀기 위해 2014년 10월 대학 신입생 원서접수를 하고 2015년부터 2019년 2월까지 4년간 공주대학교 제2회 농업마스터대학에서 응시분야(품목) 특용작물 버섯에 대해 만학도(晩學徒)로서 열심히 배움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대학 캠퍼스 생활을 누리는 기회를 갖게 돼 무척 기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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