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연가 "어르신들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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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연가 "어르신들 안녕하세요"
  • 박주창 기자
  • 승인 2012.11.19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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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홍성읍분회 경로당-

▲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명자 강사(69), 복명례(86), 이석홍(77), 장덕해(82), 김현매(80), 이일예(86), 한기양(86), 정덕순(82), 강월순(85), 조차순(81), 오수래(80), 고도영(85), 모정옥(84), 조종금(79), 조숙행(82), 유태정(85) 할머니.

아리랑 소리에 하나 된 은빛 노후
홍성읍 대교리에 위치한 홍성읍분회 경로당(회장 모정옥·84)은 할머니들만을 위한 전용 노인회관이다.
이곳은 매주 목요일만 되면 어김없이 할머니들의 모임 장소가 된다. 대부분 홍성읍에 거주하는 할머니들이 대다수다.

지난달 25일 오후 11시, 홍성읍분회 경로당에 기자가 들어갔을 때 14명의 할머니들이 홍성군노인종합복지관에서 나온 강사의 지시대로 체조를 하고 있었다. 다른 한쪽에서는 전신 마사지 의자 기계에 한 할머니가 않아서 피로를 풀고 계셨다. 어르신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한쪽 구석 바닥에 앉으려고 하는 순간 한 어르신이 "그쪽은 바닥이 차니깐, 이쪽으로 넘어와서 앉어"라고 따뜻하게 말씀을 해주신다.

잠시 할머니들과 함께 강사의 "손 위로, 손바닥으로 쳐주세요..."등의 말을 들으면서 체조를 시작 했다.
이명자 강사(69)는 "얼굴을 손으로 너무 누르면, 눈이 안보여요. 총무님 빵점~"이라는 재치 있는 말투로 할머니들을 이끌어 나갔다. 이명자 강사는 오늘이 이번년도 마지막 수업이라 아쉬워하면서, "몇 개월 동안 홍성읍분회 할머니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자신도 웃음이 많아져 좋았다"고 말했다.

경로당의 풍경은 홍성군내 여느 경노당의 모습과 비슷하다. 40인치 평면 TV, 일반냉장고, 김치냉장고, 노래방기계, 에어컨, 발마사지 기계, 전신마자시 기계, 정수기, 청소기 등이 옹기종기 경로당 안에 들어차있었다.

날이 점차 추워지면서 할머니들은 전기보일러를 틀기 시작했고, 대부분 거실에 모여 담소를 나누거나 소일거리를 하는 것이 일상이란다.
20년째 홍성읍분회 경로당을 다니며 4대째 회장을 맡고 있는 모정옥 회장은 "홍성읍분회 여자 경로당은 매주 목요일만 되면 회원들이 모여 다 함께 어울려 노느데, 보통 민요를 부르거나 윷놀이를 하고 장고가락을 연주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순간 경로당의 분위기가 일사분란해졌다. 체조가 끝나고 민요 배우기 시간으로 돌변한 것. 강사의 지도에 맞춰 어르신들은 "아리~ 아리랑"을 구성지게 뽑아내기 시작했다. 손장단, 발장단에 맞춰 한 목소리로 20여분 넘게 민요를 부르는 어르신들의 얼굴에 즐거움이 한가득 피어났다.
한편, 홍성읍분회의 또 다른 자랑은 은빛물결봉사단이다.

봉사단은 환경봉사 및 지역사회 복지시설 문화공연 봉사활동을 통해 어르신들의 사랑을 동네 곳곳에 전하고 있다. 모정옥 회장은 "한 달에 한번 은빛물결봉사단은 홍성읍내, 남당리, 용봉산, 월산, 장곡 등 홍성군 관내를 돌아다니면서 환경정리를 한다. 나이가 많아 이런 봉사활동도 힘에 부치곤 하지만 환경정리를 하고 나면 기분도 좋아지고 활력도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70~80대인데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환경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아들과 손자, 며느리와 함께 살고 있다는 모정옥 회장에게 예전에 홍성은 어떤 모습인지 묻자, "20~30년 전만 해도 이곳은 거의 다 논과 밭이었다. 그때는 농사가 전부였으니까. 그러다가 어느 해인가부터 건물이 들어서고 도로가 크게 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홍성읍분회경로당에서 만난 어르신들. 우리네 시골의 가슴 따듯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충분한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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