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향연, ‘학사모 쓴 115명’ 배움에 대한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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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향연, ‘학사모 쓴 115명’ 배움에 대한 열정
  • 김영정 기자
  • 승인 2024.12.27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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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기 광천노인대학 수료식’ 개최
올해 11번째 수료… 총 1299명 배출

[홍주일보 홍성=김영정 기자] 어르신들을 위한 새로운 시작을 제공하는 광천노인대학(학장 주호창)이 지난 12일 광천문예회관에서 ‘제11기 광천노인대학 수료식’을 개최했다.<사진>

이날 수료식에는 지난 한 해 동안 일련의 교육과정을 마친 115명의 어르신이 수료증을 받았고 조광희 부군수, 김덕배 군의회 의장, 이상근 도의원, 정동규 광천읍장 등의 내빈과 수료식 참석자들의 큰 박수와 축하를 받았다.

겨울 분위기에 맞는 색소폰 메들리 공연으로 시작한 수료식은 △내빈소개 △개회식 △노인강령낭독 △교가제창 △학사보고 △수료증 및 상장수여 △수료식사 △수료격려사 △축사 △사은사 △수료식노래 △폐식의 순으로 진행됐다.

또한 한 해 동안 타의 모범이 된 어르신들에 대한 상장도 수여돼 수료식의 의미를 더했으며 상장 수상자는 △대한노인회 홍성지회장상(조길순) △홍성군수상(주호창) △군의장상(김순자) △광천노인대학장상(김용태, 오준옥, 이순자) △공로상(구영자, 김남호, 김춘자, 한금순, 김계점, 김영재)  △모범상(정동일, 김정식, 송순의, 황윤자, 기순화) 등 45명이 수상에 영예를 누렸다.

조화원 대한노인회 홍성군지회장은 격려사에서 “오늘 수료하시는 115명의 어르신들께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교육을 통해 쌓은 지식과 경험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 생활을 즐기시길 바란다”며 “어른은 나이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어른이 아니고 말이나 행동이 어른스러울 때 비로소 존경스러운 마음에서 나이 먹은 어른으로서 존경을 받는다고 하니 노년 생활의 허무만 탓하지 마시고 하루하루 뜻있고 보람있게 즐거운 마음으로 사셨으며 한다”고 말했다.

“청춘 경험이 있는 노인은 청춘을 잘 알지만 노년 경험이 없는 성년은 노년을 잘 모른다”는 말로 축사를 시작한 조광희 부군수는 “노인대학에 등교하는 아침마다 오늘은 무엇을 배울까? 하는 설레는 맘으로 오셨을 어르신들은 그런 마음 덕에 더 젊어지셨을 것”이라며 “군에서도 노인대학이나 어르신들 활동에 대한 지원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런 노력에 우리 어르신들이 항상 많은 관심과 호응을 참여로 보여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광천노인대학은 올해로 11번째 졸업·수료식을 진행했으며 현재까지 총 1299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수료식 전 광천노인대학 주호창 학장과 이날 수료를 앞둔 7명의 어르신을 만나 수료에 대한 소감과 지난 1년 동안의 노인대학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미/니/인/터/뷰 - 광천노인대학 학장&수료생


주호창 학장

“우리 지역도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고 우리 주변 노인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어요. 우리 지역에 노인대학이 없었다면 옛날처럼 마을회관이나 사랑방에서 뿌연 담배 연기 속에서 화투나 치면서 건강을 해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인데 홍성군과 광천읍에서 지원해 준 덕에 지난 1년 동안 좋은 교육과정을 원만하게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오늘 수료하신 어르신 115분들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 늙었다고 자존심이나 자부심을 포기하지 마시고 다가오는 세월을 잘 관리하는 것도 소중하기에 뜻있게 보내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광천노인회관은 2025학년도 입학 원서를 12월 16일부터 받을 계획이에요. 우리 지역 어르신들을 내년 3월 6일 입학식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웃으면서 뵙기를 희망합니다.”


김용태 학생회장(73)

“저는 이번 11기 광천노인대학에 학생회장을 맡았어요. 우리 어르신들이 절 믿고 따라주셔서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해요. ‘노인대학 봉사단’과 동문들끼리 자체적으로 조직한 ‘시니어 우정회’라는 봉사단체에서도 활동하면서 많은 봉사활동을 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코로나 때는 관공서 소독 봉사도 했고 공중화장실 몰래카메라를 단속하는 봉사활동도 했어요. 또 독거노인을 방문해 도움도 드리고 횡단보도가 없는 도로에서 교통정리 봉사도 했습니다. 노인대학이라는 구심점이 있어 우리 지역 어르신들과 한 번이라도 더 얼굴 뵙고 인사드릴 수 있었고 아프신 분들이 있으면 다 같이 문병도 갔어요. 나이가 70이 넘었어도 이렇게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어 하루하루가 즐겁고 자부심을 느낍니다.”


정완모(87)
“저는 노인대학에 아파도 빠지지 않고 나왔어요. 노인대학 아니면 집에서 심심했을 텐데 목요일마다 요양보호사가 여기(노인대학)에 데려다줘요. 오면 여럿을 만날 수도 있고 좋은 강연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특히 학장님이 너무 자상하시고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이런 점들이 좋아서 한 해 두 해 다니다 보니 벌써 10년이 됐어요. 자식들도 여기와서 여럿과 어울리니까 좋아하고 응원해 주고 있어요.”
 


조길순(75)
“저는 작년과 올해 노인대학 총무를 맡아 열심히 했어요. 회장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원만하게 수행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2년 동안 노인대학에 다니면서 많은 일이 있었지만 특히 노래 교실에서 여러 사람들과 같이 노래와 율동도 배우며 스트레스도 풀고 신났던 기억이 납니다. 또 매번 학장님이 좋은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런 말씀에 대해서 그리고 지나간 세월에 대해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여기 주변에 많아서 참 좋았어요. 개인적인 사정으로 내년에는 함께 하지 못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오고 싶어요.”


한금순(73)
“시골에서 일만 하다가 작년에 처음 노인대학에 왔고, 이제 2년째 다니고 있습니다. 올해 4반 반장을 맡아 여러 가지 활동도 했어요. 목요일에는 수업 듣고, 금요일에는 학장님이 한자도 알려 주셔요. 또 시니어 우정회 봉사활동이랑 노인대학 봉사단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노인대학 오는 날이면 아침에 일찌감치 옷 갈아입고 수선떨고 학교 오는 길이 제일 기분 좋아요. 와서 여러분 만나면 재미있기도 하고 그래서 한결 사는데 힘이 돼요. 집에서 일할 때는 맨날 하늘만 보고 ‘언제까지 이렇게 일만 해야 되나’ 하며 살았는데 노인대학에 와서 학장님의 좋은 말씀도 듣고, 회장님도 학생들을 잘 이끌어 주시고, 반장이라 아침에 출석 체크도 하고 그러니까 나름 바쁘면서도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어요.”


김춘자(81)
“여기(노인대학)에 오면 학장님 말씀하시는 것도 귀에 쏙쏙 들어오고 집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것보다 학교에서 친구도 만나고 이야기도 하니 재미있어요. 노래 교실도 하고, 건강 댄스도 하고, 때때로 외부 강사님들도 강의해 주시는데 집에 있었으면 언제 그런 강의를 들어보겠어요. 거기다 다 같이 봉사활동도 하고 좋은 일 하니까 기분도 좋고 움직이니까 건강에도 좋고 너무 만족입니다.” 
 


김순자(73)
“저는 올해로 2년째 노인대학에 다니고 있어요. 처음에는 다른 분들한테 소개받고 집에 있기도 그래서 나오기 시작했는데 학장님 강의도 재미있고 노래 교실, 체조 등도 다 재미있습니다. 특히 봉사활동이 기억에 많이 남는데 어려우신 분들 라면이라든가 식료품을 배달해 드리면서 일은 조금 힘들어도 보람을 느끼다 보니 봉사가 좋아져 내년에는 시니어 우정회 총무도 맡을 예정입니다.”


구영자(82)
“우리 세대는 아무래도 배움에 대한 갈증이 있잖아요. 어릴 때 공부를 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어려움 들이 다 있었는데 노인대학에서 수업도 듣고 한문도 배우니까 너무 유익하고 좋았어요. 나이가 있어서 잘 잊어버리긴 해도 듣는 순간순간이 즐겁다 보니 어렸을 때 배움에 대한 갈증이 조금은 해소됐어요. 또 ‘그래도 아직까지 내가 이 나이에도 배움이라는 것을 할 수가 있구나’란 생각에 스스로 뿌듯하기도 하고 자부심도 생겨 즐거움이 더 컸어요. 자신감도 생기고 거기다 운동도 배워 건강도 좋아지지, 노래 교실에서는 기억력도 향상되는 것 같고, 특히 학장님이나 강사님들의 말씀을 들으면 모르는 것을 알게 되는 기쁨이 컸고 옛 추억들에 대해 같이 이야기 할 수 있는 것도 너무 좋았습니다. 그러니 일주일에 한 번 노인대학 가는 날을 기다리는 설렘으로 제 생활이 더 즐겁고 행복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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