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상인들, “눈에 띄는 원도심 활성화 대책 없어” 발만 동동

[홍주일보 홍성=오동연 기자] 홍성군이 지난 12일 신청사 건립공사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하고 17일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다. 군이 2027년 상반기 내 준공과 청사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현 청사 주변 원도심 상인들은 군청사 이전 후를 걱정하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
지난해 9월 신청사 기공식 이후 10월에 착수한 우선시공분(기초 터파기) 공사는 현재 마무리 단계(95%)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본계약 체결로 인해 신청사 건립사업은 본 궤도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군에 따르면, 지난해 1월에 도원이엔씨 컨소시엄에서 수의계약에 참여했고, 5월에 충청남도 기술제안서 평가를 거쳤다. 지난해 12월에는 충청남도 실시설계 심의와 올해 2월 공사비 적정성 검토를 완료했으며, 최종 가격협상을 통해 계약을 체결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군 신청사는 홍성읍 옥암리 1228번지에 위치하며 대지면적 2만 7635㎡, 연면적 2만 3183㎡로 지하 1층~지상 7층(의회 지상 3층) 규모다.
<홍주신문> 취재에 따르면, △지하층-지하주차장, 방재창고, 스포츠센터, 직장 어린이집, 전산교육장, 기록관, 기계실 등 △1층-민원실, 군금고, 당직실, 대강당, 업무공간, 의회 △2층-군수실, 부군수실, 국장실, 청문장, 회의실, 업무공간, 의회 △3층-업무공간, 회의실, 주민상담실, 의회 △4~5층-업무공간, 회의실, 주민상담실 △6층-업무공간, 컴퓨터 수리실, 주민상담실 △7층-식당, 건강관리실, 휴게실 등으로 계획돼 있다.
앞으로 홍성군과 도원이엔씨 컨소시엄은 시공 방법과 자재 수급 등 여러 사안들에 대해 긴밀히 협조하고, 공사의 품질과 안전 확보를 위해 신중하게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신청사 시공사는 ‘도원이앤씨’, 감리는 ‘건원’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계획보다 본공사 착수가 다소 늦어진 것에 대해 조재흥 군 회계과 청사관리팀장은 “공사 입찰이 다섯 차례 정도 유찰되면서 늦어졌다”면서 “신청사 건립으로 행정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주민들에게 쾌적한 공간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동훈 군 회계과장은 “그동안 우여곡절을 거쳐 본공사 계약이 이뤄진 만큼 앞으로 건립되는 신청사가 향후 100년 이상을 바라보며 홍성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원도심에 남겨진 상가 상인들…
“홍성군 신청사 이전 원치 않아”
홍성군 신청사 이전 시기가 점점 다가올수록 현 청사 인근 상인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현 청사 인근 상인 이아무개 씨는 “솔직히 군청이 이전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고 다른 상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군청사 이전과 함께 가게를 옮기는 것도 어려워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김병태 명동상가상인회장은 “군청사가 이전하면 주변 상인들은 거의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면서 “지금이야 공무원들이 나와서 식사도 하고 커피도 사 먹기도 하지만 수백여 명의 군 공무원들이 다 떠나면 지금처럼 명동상가에 올 일이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명동상가 내 10개 점포가 문을 닫을 예정인데, 군청사가 이전하면 남은 점포 대다수가 없어질 수도 있다”면서 “지금도 공실이 40여 곳에 이르고 2층과 지하 상가들은 전멸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군민들은 죽어가는 데 청사 이전이 중요한가 생각이 든다”면서 “다 홍성읍 외곽이나 내포신도시로 나가고, 심지어 복개주차장마저 철거한다고 하니 상인들은 걱정이 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홍성군은 청사 이전 등으로 인한 원도심 활성화 사업으로 △공영주차장 조성 △K-락(樂) 디지털 스페이스 조성 △홍성군 중장기 종합발전계획 수립 연구용역 △전통시장과 상점가 활성화 △홍주읍성 복원·정비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 △홍성역세권 도시개발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원도심 공동화 방지 대책에 대해 현 청사 인근 상인들은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김병태 명동상가상인회장은 “현재 명동상가에만 180여 명이 장사를 하고 있는데, 군에서는 원도심을 살린다고는 하지만 보이는 게 없다”면서 “홍주읍성 복원은 언제 완성될지도 모르는 일이고, 군에 이것저것 건의를 해도 ‘예산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니 할 말이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홍성군은 오는 2032년 완료를 목표로 ‘홍주읍성 복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홍성군 신청사 이전 완료는 2027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홍성군 회계과 청사관리팀에 따르면, 신청사 건립의 총사업비는 1000~1100억 원 규모로 그중 올해 사업비는 200~250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