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 농촌고령자 생명 지키는 ‘농약안전보관함’ 보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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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농촌고령자 생명 지키는 ‘농약안전보관함’ 보급
  • 한기원 기자
  • 승인 2025.05.0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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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안전망 구축으로 안전한 농업환경 조성
농약안전보관함 보급으로 음독 자살 예방에 앞장
농약안전보관함.
농약안전보관함.

홍성군이 농촌 지역에서 농약을 이용한 극단적 선택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는 현실을 고려해, 이를 예방하고 생명 존중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대책으로 ‘농약안전보관함 보급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농약의 안전한 보관을 통해 위기 상황에서의 충동적 선택을 줄이고, 농촌 지역의 정신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군은 농약의 무분별한 사용을 방지하고 고령 농업인을 중심으로 한 자살 예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약은 농업에 필수적인 자원이지만, 잘못 사용할 경우 인명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물질이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농약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 우울증이나 심리적 고통을 겪는 이들이 음독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3월 기준 홍성군의 총인구는 9만 9878명이며, 이 중 65세 이상 인구는 2만 7498명으로 전체의 27.5%를 차지해 고령 인구 비중이 상당하다. 이로 인해 방치된 농약을 음료수로 착각해 마시는 사고나, 충동적인 자살 시도, 각종 범죄에 농약이 사용되는 사례가 우려되고 있다.

홍성군은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고자, 농약을 안전하게 취급하고 보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고령 농업인을 대상으로 농약안전보관함을 보급하고 있다. 이 보관함은 내구성이 뛰어나고 잠금장치가 있어 농약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으며, 충동적 선택을 한 번 더 되돌아보게 하는 심리적 장치로도 작용한다.

군은 충청남도가 주관한 ‘2024년 자살예방 협업과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이 사업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았으며, 올해는 관내 11개 읍·면 99개 마을에 총 150개의 농약안전보관함을 보급할 계획이다. 이 중 136개는 65세 이상 고령 농업인을 대상으로 우선 지원된다.

홍성군은 2021년부터 본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왔으며, △2021년 250개 △2022년 277개 △2023년 231개 △2024년 166개 등 총 924개의 보관함을 농업인에게 제공해왔다. 올해는 150대를 추가로 보급할 예정이다. 또한 보관함 겉면에는 자살예방 상담 전화번호(109)를 기재해, 심리적 고통을 겪는 이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한편, 군은 농약안전보관함 보급 외에도 농업인의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 사업 △농촌 왕진버스 지원사업 △농업환경보전 프로그램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 등이다.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 사업은 51~70세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건강검진과 예방 상담을 지원해, 농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을 예방하고 여성 농업인의 건강 복지를 증진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농촌 왕진버스 지원사업은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 지역 주민들에게 찾아가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진료, 건강상담, 물리치료 등 다양한 보건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며, 의료 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농업환경보전 프로그램은 마을 단위의 자발적인 공동 활동을 통해 농업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마을 주민 간의 유대감 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는 홍동면 화신리, 장곡면 행정1구, 도산1리 등 3개 마을에서 추진 중이다.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은 임산부와 2024년 1월 1일 이후 출산한 산모를 대상으로 유기농 및 무농약 농산물 구입비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건강한 임신과 출산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지원 품목은 유기농산물, 무농약농산물, 유기축산물, 유기수산물 등으로 제한된다.

특히 홍성군은 전국 최초의 오리농법 발원지이자, 2014년 국내 유일의 ‘유기농업특구’로 지정된 바 있으며, 올해는 명칭을 ‘저탄소·유기농업특구’로 변경하고 지속 가능한 친환경 농업 확산을 위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홍성군 관계자는 “농약안전보관함은 단순한 보관 용기를 넘어, 생명을 지키는 안전장치로서의 역할을 한다”며 “앞으로도 농촌 지역의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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