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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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 김선옥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5.08.07 07:18
  • 호수 903호 (2025년 08월 07일)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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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김선옥<br></strong>테라폰 책쓰기코칭 아카데미 대표<br>칼럼·독자위원<strong></strong><br>
김선옥
테라폰 책쓰기코칭 아카데미 대표
칼럼·독자위원

시인 랠프 월도 에머슨이 그의 시 <무엇이 성공인가>에 이렇게 썼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이 시처럼 진정 성공한 인생으로 살아온 인물이 있다. 바로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의 저자 장명숙 작가이다. 장 작가는 말한다. “누구나 다 삶의 주인공이에요”라고. 6·25전쟁 중인 1952년에 태어나 ‘난 멋있어지겠다’라는 일념으로 패션계에 입문해, 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의 도시 밀라노로 패션 디자인 유학을 떠났다. 밀라노 마랑고니 패션스쿨과 이화여대 장식미술학과를 졸업한 후, 대학 강의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디렉터로 활동했다. 2001년에는 우리나라와 이탈리아 간의 우호 증진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명예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다. 현재는 구독자 수 100만 이상의  <밀나논나> 유튜버로서, 청년을 비롯해 노년층까지 전 세계인들의 롤모델이 됐다. 

이젠 작가로서 유튜브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냈다. 언제 어디서든 성실하게 살아온 삶,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담은 인생 내공의 자전적 에세이다. 진실로 멋진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나다운 삶을 살 수 있는지, 어떻게 품위를 지키며 이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삶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그 현실적인 답을 제시했다. 장 작가는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아이들이 꿈을 갖고 사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직접 목격하면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깨달았다. 그래서 50대부터 사회 복지기관에서 베풀며 살아오길 어언 25년, “가서 즐겁고, 돌아올 때 즐거우니, 이런 멋진 취미가 또 어디 있을까!”라며, 베푸는 삶을 즐겼다. 속담에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고, 청소년들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꿈을 갖고 정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자신의 꿈이라고 하면서, 한때 아름다운 옷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한다. 가까이 있는 사람이 떠날 때 쓰일 수도 있다며 호스피스 자격증까지 취득한 사람이다.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장명숙/ 김영사/ 2021년 12월/ 15,800원

장 작가의 인생 좌우명은 ‘걸림돌을 디딤돌로, 징징거리지 않고 전진하는 것’이다. 인생은 후진도 반복도 없는 일회성 전진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해서 비교해야 할 대상은 남과의 비교가 아니라, ‘어제의 나’라고 말한다. 디오게네스는 “쓸데없는 욕심을 버리고, 지금 이 순간을 만족하며 즐기고,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사는 게 행복”이라고 했다.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는 시 <오데즈(Odes)>에서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라 썼다. 이는 ‘오늘을 즐겨라. 현재를 잡아라’의 의미로, 모든 사람은 시간 관리자로서 오늘에 충실하며 현재를 알뜰하게 활용하라는 말이다. 우리 모두는 오늘, 삶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좌판을 펼쳐놓았다가 노을이 지면 정리하는 장돌뱅이의 삶과 다르지 않다. 좌판을 정리할 때 누군가는 많이 남기고, 누군가는 조금 남기며, 그 누군가는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다. 하지만 공통점은 이 세상을 떠날 때, 모두가 빈손으로 간다는 점이다. 그러니, 생전에 관리할 수 있을 만큼만 관리하면서 유품이 아닌 정표로 주변인들에게 나눠주며 살 필요가 있다. 장 작가는 이순을 넘기면서부터 매년 가을, 시골집 마당에서 벼룩시장을 열어 정표로 나눠주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장기기증 등록도 해 수혜자들에게 건강한 장기를 줄 수 있도록 기왕이면 너무 오래 살지 않길 바라고 있다. 언제 어떻게 삶을 마감할지는 모르나, 최대한 깔끔하게 이생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렇게 자기 죽음이 누군가에게 선물이 되길, 충만한 기쁨이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오늘도 고군분투하며 밝은 내일을 소망하는 이들과 심신이 건강하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인생 후반전의 아름다운 삶을 계획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이 위안과 희망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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