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맑고 좋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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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맑고 좋은 생각
  • 김선옥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5.10.16 07:08
  • 호수 912호 (2025년 10월 16일)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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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김선옥<br></strong>테라폰 책쓰기코칭 아카데미 대표<br>칼럼·독자위원<strong></strong><br>
김선옥
테라폰 책쓰기코칭 아카데미 대표
칼럼·독자위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최고가 되기’ 위하여, ‘행복하기’ 위하여, ‘꿈을 이루기’ 위하여, ‘사랑하기’ 위하여 바쁘게들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여기 추가할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현명하게 살기’이다. 현명하게 살기 위해 사람들은 얼마나 노력할까? 책을 읽고 정기적으로 여행도 하면서,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세계 최고의 극작가인 셰익스피어가 말했다. “현명하라. 그리고 천천히 하라. 빨리 달리면 이 두 가지가 흔들린다.” 그렇다. 현명하게, 그리고 서두르지 말고 삶의 여유를 갖고 살아야 덜 후회하는 삶을 살 수 있다.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속도를 내기보다는, 주변도 살피면서 느리게 가야 한다. 그래야 삶의 여유도 생기고, 삶의 방향을 잡는 데도 유리하다. 방향을 잘못 잡으면 빨리 가는 것이 오히려 재앙일 수 있다. 

여기 현명하게 살도록, 인생의 나침판 역할을 해주는 지혜의 보고(寶庫)가 있다. ‘생각하는 동화’, 정채봉 작가의 《참 맑고 좋은 생각》이다. 삶의 지혜를 함축적으로 담은 정 작가의 동화, 문장 문장마다 김복태·한만영 작가가 그린 그림을 더해 동심을 더욱 불러일으킨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삶의 지혜를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 한 편 소개하고자 한다. ‘위험한 호주머니’ 는 이렇게 전개된다. 

“그녀는 어린 시절 호주머니 속에 공깃돌 다섯 개만 들어있어도 만족해하였다. 어떤 날은 껌 한 개 들어있는 호주머니 속을 들여다보며 좋아 어쩔 줄 몰라 하기도 했다.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는 호주머니 속에 동전이 들락거렸다. 버스표가 들어왔다 나가기도 하였다. 또 어떤 날은 지폐가 들어오기도 하였는데 그녀의 차지 않는 호주머니에 대한 불만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처녀가 되면서부터 불만은 본격화되었다. 지갑이 상주하고 있었는데도 ‘내 지갑은 왜 이렇게 빈털터리냐’고 불평하였다. 때로는 남의 돈을 빌려서 쓰기도 하였다. 그녀는 시집을 갔다. 호주머니 속에 곗돈이 들락거렸고 저금통장이 들락거렸다. 그녀는 소원하였다. ‘작아도 좋으니 내 집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거기에 작은 차라도 한 대 생긴다면 저는 아마 기절해 버릴 거예요.’ 그녀의 호주머니 속에 마침내 집문서가 들어왔다. 자동차 열쇠 또한 들어왔다. 그러나 그녀의 호주머니는 다시 또 커졌다. ‘집이 이게 뭐예요? 더 커야겠어요. 차가 이게 뭐예요? 더 큰 것이어야겠어요.’ 그녀는 차지 않는 호주머니에 계속 더, 더, 더를 원하였다. 그런데 그 호주머니가 터지면서 그녀를 집어삼킬 줄이야! 당신도 지금 이런 위험한 호주머니를 차고 있지는 않은지?”
 

《참 맑고 좋은 생각》 정채봉/ 샘터사/ 2007년 7월/ 9,500원

여기서 깊이 생각해 볼 문제가 하나 있다. 그 호주머니에 대한 불평이 오롯이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타인과의 비교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분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이라면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게 될 것이며, 그 노력으로 자신을 더욱 발전시키고 성장시켜, 풍요로운 인생을 만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남과의 비교에서 일어난 것이라면 비교로부터 불행이 싹트고, 시기와 질투가 자신을 늘 괴롭히며, 불만족에 시달리는 인생으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세네카는“자신의 것을 남의 것과 비교하지 말고 즐기도록 하자.”고 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더, 더, 더를 원하다가 결국은 스스로 화를 부른다. 그 화는 자신에게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집안까지 무너뜨리는 패가망신(敗家亡身)이 될 수도 있다. <채근담>에 “사람의 괴로움은 끝없는 욕심에 있다. 자기 분수에 만족할 줄 안다면 마음은 항상 즐겁다.”고 했다. 만족은 마음에서 오는 것이니, 지금 호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것에 만족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자. 자족과 감사하는 마음은 화를 멀리하게 하고, 인생을 형통하게 하는 삶의 지혜다. 오늘도 가진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하늘의 큰 축복이 있길 간절히 바란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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