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체험관 '반쪽 시설'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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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체험관 '반쪽 시설' 전락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3.05.0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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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들여 지은 창작실·세미나실 등 거의 이용 안해
시설 노후·협소… 문학인들 "집필 분위기 아냐" 외면

만해 한용운 선사의 작품 세계와 문학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수십억원을 들여 건립한 만해체험관이 일부 시설의 이용도가 현격히 떨어지면서 반쪽짜리 체험관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군에 따르면 만해의 작품 세계 등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07년 30억원을 투입해 만해체험관을 건립했다.

만해 생가지 옆에 지하 1층, 지상 2층, 부지면적 2803㎡ 규모로 조성된 기념관은 1층에 중앙홀, 운영실, 영상실, 전시 체험실, 어린이 체험실이 운영되고 있으며 2층에는 세미나실, 공동취사장, 휴게실, 야외휴게공간, 창작실 등을 갖췄다. 그러나 만해체험관은 1층 전시공간을 제외한 세미나실, 창작실 등은 거의 이용되지 않고 있어 시설 이용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 세미나실과 창작실은 당초 만해의 정신을 이어받은 전국 문학인들의 활발한 창작·공동연구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설계됐다.

개인적으로 집필·연구공간을 확보하기 어렵거나 일상을 벗어나 전원의 자유로움 속에서 창작활동을 꿈꾸는 문학인들이 만해의 고향인 홍성을 찾아 집필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 많은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만해체험관 창작실은 2010년 64명이 다녀간 것을 비롯 2011년 17명, 2012년 60명 등 연평균 이용객이 고작 47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마저도 문학인들이 이용한 사례는 거의 없고 지역 주민이나 관계 공무원들이 연수나 숙박을 목적으로 이용했던 것이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올들어 5월까지는 이용객이 한명도 없어 만해 체험관이 문학인들을 비롯한 지역민들 사이에서도 철저히 외면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미나실 역시 2010년부터 2013년 현재까지 총 4번밖에 사용되지 않아 주인 없는 빈집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창작실과 세미나실 등이 외면 받고 있는 이유는 도심과 먼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다 교통이 불편하고 문학프로그램 운영이 전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시설이 협조하고 노후해 창작분위기를 해치는 등 관리상 문제도 이용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립한 체험관이 껍데기만 남았다"고 우려하며 "전반적으로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 문학계 한 인사는 "그나마 있는 시설을 잘 활용하려면 문학 관련 워크숍이나 세미나, 창작공간이 연계될 수 있는 작가 양성 프로그램 등의 소프트웨어 발굴 노력이 필요하다"며 "재정 문제를 떠나 왜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작가들이 가서 작품활동을 해야하는 것인지를 생각하고 문학인들을 유인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체험관 2층 공간 활용도에 대한 문제는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고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대안도 마련됐었지만 전문 인력 부재 등의 이유로 현실화되지 못했다"며 "매년 5만여명 이상의 관람객이 만해 생가지와 체험관을 방문하고 있는 만큼 창작실과 세미나실 등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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