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실 못하는 육교 '흉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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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구실 못하는 육교 '흉물'
  • 서용덕 기자
  • 승인 2013.05.25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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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 민원에 인근 횡단보도 설치…이용자 거의 없어
일부 운전자 시야 가려 사고 위험·도시 미관만 해쳐

홍성지역에 설치된 육교가 이용자가 거의 없어 무용지물이 되면서 도시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일부 육교는 내리막길에서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는데다 행사 안내 플래카드로 인해 시선을 빼앗겨 자칫 사고로 이어질 위험을 안고 있다.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홍성지역에는 현재 부영아파트 주변과 남장삼거리 부근 등 2곳에 육교가 설치되어 있다.

홍성지역에는 당초 홍성고 앞을 포함해 3개소의 육교가 가설됐으나 이용률이 저조하고 오히려 사고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홍성고 앞 육교는 철거돼 현재 2개소만 남아있다. 교통사고를 줄이고 안전한 보행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로 설치된 육교는 1곳당 수억원씩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하지만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가설된 육교가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이 방치되다 보니 오히려 사고 위험을 높이고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3년 7억원을 들여 가설한 부영아파트 앞 육교의 경우 겨울에 육교가 얼어 사고 위험이 높고 노약자와 장애인 등이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민원이 제기돼 지난해 7월 육교 아래에 횡단보도와 신호등을 설치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 주민들은 횡단보도를 이용해 4차로의 도로를 건너고 있어 옆에 설치된 육교는 제구실을 하지 못한 채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남장삼거리 부근 육교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 2009년 남부순환도로 개통 이후 국토관리청으로부터 이관 받은 남장 삼거리 부근 육교는 육교 양측 70여m 간격으로 신호등과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다. 때문에 보행자들은 횡단보도를 이용해 길을 건너고 있었으며 육교를 이용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남장삼거리 육교는 인근에 있는 혜전대학교 학생들이 주로 이용해야 하지만 학생들도 횡단보도를 이용해 도로를 횡단할 뿐 육교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일부 육교는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전방 멀리를 볼 수 없는데다 육교마다 각종 행사를 안내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어 시선 분산으로 인해 사고를 유발할 위험을 안고 있다. 주민 김모(50·홍성읍 남장리) 씨는 "바로 옆에 횡단보도가 있는데 누가 불편하게 육교로 길을 건너느냐"며 "육교를 건너는 사람은 하루종일 지켜봐도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육교 이용자가 없어 무용지물로 방치되고 있는데다 운전자나 주민들의 시야를 가려 답답하고 미관에도 좋지 않은 만큼 철거 등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부영아파트 육교의 경우 민원이 많아 철거를 검토하고 있지만 교통사고를 우려해 육교를 남겨두자는 의견도 있어 한동안 횡단보도와 병행 운영한 뒤 철거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며 "남장리 육교는 별다른 주민들의 의견이 없어 아무런 계획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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