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 서부면 출신의 기호유학의 거목 남당 한원진에 대한 홍성 지역의 재조명 움직임이 활기를 띄고 있다. 지난 18일 홍성군 청운대학교에서는 민황기 소장, 이상렬 청운대 총장을 비롯해 학계, 유림, 청주한씨 문중, 지역 주민 등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기호유학의 집성, 남당학의 현대적 성찰'이라는 주제로 제2회 남당학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남당학 학술대회는 지난해 10월 청운대학교 내에 개소한 남당학연구소 개소 기념 학술대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로 열린 것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김세정 충남대교수의 사회로 최영진 성균관대 교수의 '남당 한원진 '인물성 이론'의 유학사상사적 위상'을 주제로 한 기조발표에 이어 △유권종 중앙대 교수가 '남당학과 기호유학의 선비정신' △성봉현 한국전통문화대학 교수가 '남당 한원진의 학문적 소통과 교유' △김상기 충남대 교수가 '남당학파와 홍주의병' △김경호 전남대 교수가 '남당학과 현대 기호유학'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유권종 교수는 남당이 영조 대에 참여한 경연의 주요 내용을 정리하며 "남당의 선비정신은 우국과 충절을 기본으로 하고 있었고 특히 자신의 학맥에서 공고히 다진 대의를 국가적 명분으로 삼아 문화정치를 통해 국가 중흥을 꾀했다"고 설명했다. 또 성봉현 교수는 "남당은 간찰을 통해 외암 이간을 비롯해 당대 69명의 인물과 학문적 소통과 교유의 장을 마련했다"며 "남당의 간찰을 통해 그의 생애와 사상적․정치적 변화를 유추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상기 교수는 "홍주지역의 유림은 결성에서 후학을 양성한 남당의 학문적 영향으로 조선말기에 남당학파를 형성해 홍주지역의 사상계를 주도해왔다"며 "이 과정에서 이설과 김복한 등 홍주지역 유림이 홍주의병을 일으켰고 이 계보는 김좌진, 한용운, 윤봉길 등 일제시대 독립운동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김경호 교수는 "향후 보다 진일보한 남당 관련 연구를 위해서는 남당의 사상에서 현대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을 추출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은 물론 남당 후학들이 남당의 사상을 이어받아 역사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수행했는지 살펴보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남당 한원진은 기호학파인 우암 송시열과 수암 권성하의 학통을 이어 정통 주자학을 계승했으며 '인물성이론(人物性異論)'으로 호락논쟁에서 '호론'을 이끈 대유학자이다.
"유교의 나라인 조선과 오랑캐인 일본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한 남당의 사상은 한말 위정척사 운동의 사상적 근간을 이뤘으며 지산 김복한, 복암 이설 등의 의병장과 만해 한용운, 백야 김좌진 등 항일 위인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