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와 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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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와 갈대
  • 주노철 <내포야생화>
  • 승인 2013.11.2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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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이야기(12)

옛 노래중에 "아~으악새 슬피우니…"란 구절이 있다. 으악새를 처음 들었을 적엔 무슨 새이름이 이렇게 불리나 의아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억새의 경기도 방언이었다. 요즘 산길이나 물가습지에 은색꽃이 무리를 이뤄 장관을 연출한 풍경이 종종 눈에 들어온다.

엄밀히 따지면 산길에서 피는 것은 억새이고 물가에서 피는 것은 불억새다. 갈대 역시 벼과 식물로 8~9월에 꽃이 피어 9~10월에 씨앗이 맺힌다.

우리나라 억새와 갈대를 화단에 심는 것은 심각히 고려할 일이다. 뿌리가 사방으로 정신없이 번져 감당이 안되기 때문이다. 사면이나 불모지에 이것들을 심어놓으면 안성맞춤일 것이다. 얼마전 천리포 수목원에 갔었는데 남미품종인 '팜파스그라스'라는 갈대꽃 수십 송이에 보는 이들마다 눈이 휘둥그레졌었다.

필자도 수년전부터 이 품종들을 번식시키고 있는데 어느 품종은 추위에 약해서 겨울엔 보온이 필요하다. 꽃이 피고 말라 눈이 쌓여도 멋드러진 풍경에 잘라내지 않다가 춘삼월 봄바람이 불어오면 그때 잘라내면 되니 한겨울의 쓸쓸함과 넉넉함을 동시에 주는 억새와 갈대를 다시한번 눈여겨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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