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회당(安懷堂)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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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회당(安懷堂)에서
  • 구재기 시인
  • 승인 2013.12.0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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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기 시인과 함께하는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24>

 


기른다는 것은,
백성을 다스린다는 것은
물처럼 물이 되어
주어진 모든 길을 따라
바르게 발걸음 한다는 것

물은 주어진 길을 따라
모양을 하면서도 몸을 굽히고
마른 땅속 깊이 스며들어
마른 뿌리를 만나
나무와 곡식을 길러낸다

사시장철, 주야장천
주어진 물의 길, 바위가 막고
구름이 가린다 하여도
물의 흐름이 멈추지 않는다면
어찌 불합(不合)함이 있을 수 있으랴

아무리 넓은 땅이라도
갓난아이처럼 소중히 품고
그렇다, 수많은 사람들이라도
울안처럼 포근히 안고 가는
저 공수(拱手)의 물길

때로는 목마름을 씻어주고
목매임을 뚫어
굽은 길도 지순(至純)이게 하는 것
이보다 더 높은 흐름은 없다
이보다 더 깊은 몸짓은 없다
*공수(拱手): 공경하는 뜻을 나타내어 오른손을 밑에, 왼손을 위로 하여 두 손을 맞잡음

안회당(安懷堂)은 홍주목의 동헌(東軒)으로 22칸의 목조 기와집이다. 1977년 해체 복원 중에 발견된 상량문(上樑文)에 의하면 조선 숙종4년(1678년)에 처음 지어졌고, 고종 7년(1870년) 한응필(韓應弼) 목사가 개축하였다고 전해지는 동헌이다. 동헌이란 명칭은 외아가 내아의 동쪽에 있는 데서 연유했다. 그러나 나중에는 동헌이 그냥 관아를 지칭하는 말이 되어 외동헌, 내동헌이라고도 부르게 되었다. 동헌의 구조와 크기는 보통 정면 6~7칸, 측면 3~4칸 건물로 전체 평수는 40~50평 정도이다. 동쪽에 대청을 두고 서쪽에 온돌방과 다락을 둔다. 방의 앞에 툇마루, 뒤에 누마루와 광을 낸다. 내아와는 담이나 행랑을 내어 구분한다. 대체로 외아는 상류가옥의 사랑채, 내아는 안채구조와 비슷하다. 이와 같은 동헌의 일반적인 모습은 안회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이곳만이 유일하게 동헌(東軒)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안회당(安懷堂)'이라고 불리고 있다. '안회'는 '노인을 평안하게 모시고 벗을 믿음으로 하여 아랫사람을 사랑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안회당이라는 편액(扁額)은 흥성대원군(興宣大院君)이 하사하였다고 하나 지금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홍성군 홍성읍 오관리 소재, 홍성군청의 뒤에 있는 안회당은 1972년 10월 14일 사적 제231호 지정되어 보전되고 있다.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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