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째 행방 묘연 각종 루머 일파만파
수사 확대 등 파장 확산 될라 ‘노심초사’
108명 징계 재연 우려감 팽배 공직 술렁
뇌물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홍성군청 간부공무원이 잠적한지 일주일여가 지나도록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 사회에서 각종 소문과 루머들이 꼬리를 물고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홍성군청 간부공무원 A씨가 집무실 책상에 유서를 써 놓고 돌연 잠적한 것은 지난 12일.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은 A씨가 광천의 한 철물점에서 화덕 등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홍성군 공무원 50여명이 동원된 수색조와 함께 오서산 등을 중심으로 수색을 벌였지만 실종 일주일여가 지난 현재까지 행적을 찾지 못하고 있다.
수색이 장기화되자 홍성군은 잠적 초기에는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비교적 은밀히 수색을 펼쳤던 것에 반해 지난 18일 경부터는 관내 곳곳서 전단지를 배포하며 A씨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A씨의 휴대폰이 꺼져 있어 위치추적이 불가하고 도로 CCTV 등에서도 흔적을 찾을 수 없는데다 일주일여 째 수색기간이 장기화되면서 한계에 봉착하고 있는 상황이다.
A씨는 충남경찰로부터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시행된 광천재래시장 현대화사업과 관련해 사업자로부터 뇌물수수 받은 혐의로 내사를 받아 온 인물이다.
뇌물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현직 간부공무원이 잠적하자 홍성군 공무원 사회도 술렁이고 있다.
A씨가 광천시장 현대화사업을 진두지휘할 당시 총책임자로서 활동 영역이 넓어 관련 뇌물수수 의혹 여파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모습이다.
공무원들은 겉으로는 일상 업무를 진행하고 있지만 전직 부서 동료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내사를 받았던 상태여서 긴장된 표정이 역력하다.
특히 A씨 잠적을 기해 뇌물수수가 기정사실화되고 수사대상도 확대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 돌면서 다른 부서 직원들도 사건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군청 곳곳에서는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번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나누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군청의 한 직원은 “유서가 발견됐기에 신상에 대한 걱정이 가장 먼저 앞선다”면서도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불미스런 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의혹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언론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사실이 알려지면서 모두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며 “군 공무원들 모두가 다 같은 모습으로 비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군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난 2009년 홍성군 비리사건이 터지면서 공무원 108명이 징계를 받았던 악몽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주민 김모 씨는 “그럴리 없다고 믿고 싶지만 뇌물수수 의혹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군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며 “지켜보는 군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 한 공직사회에 대한 불신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