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내려앉은 수목원… 보석보다 아름다운 꽃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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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내려앉은 수목원… 보석보다 아름다운 꽃의 향연
  • 이병헌<여행전문기자>
  • 승인 2014.04.0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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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태안 천리포수목원

 


노란·분홍·붉은색 등 500여 종 목련 청초한 자태 뽐내
수선화·매화·국화·수련 등 1만여 종 보유 1년내내 꽃섬
벚꽃·목련 어우러져 환상 … 4월 가장 화려한 꽃잔치

 

노란·분홍·붉은색 등 500여 종 목련 청초한 자태 뽐내 수선화·매화·국화·수련 등 1만여 종 보유 1년내내 꽃섬 벚꽃·목련 어우러져 환상 … 4월 가장 화려한 꽃잔치
봄이 무르익어가면서 대지는 많은 꽃이 피어나고 사람들이 꽃을 찾아서 나들이를 떠난다. 꽃을 만나는 데는 식물원이나 수목원이 중심에 있는데 태안에 있는 천리포수목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련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천리포수목원은 통역장교였던 재단이사장인 민병갈(미국명 Carl Ferris Miller)씨가 개인의 기금 출연으로 시작되었고 일생을 바쳐 일궈냈다. 민병갈 전 원장이 천리포 지역에 땅을 마련할 때만 해도 이곳은 삭막한 황무지였다. 그가 말없이 일궈낸 천리포수목원은 30여 년 만에 기적처럼 세계수목협회가 지정하는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이 되었다. 세계에서 12번째, 아시아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그는 1962년 구입한 6000평의 토지를 기반으로 1970년부터 연차적으로 확장해가면서 기후가 비슷한 외국과 국내에서 이곳에 적응할 수 있는 식물들을 지속적으로 수집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왔다.
그는 1979년 귀화하여 2002년 4월 8일 사망할 때가지 오직 수목원만을 위하여 살아왔다. 이곳은 우리나라의 식물 뿐만 아니라 미국 등 60여 개국으로부터 수집한 총 1만여종의 수종을 보유하고 있는데 4월이 꽃을 가장 많이 피우는 시기이다.
이곳은 다른 수목원하고 다른 점이 많이 있다. 우선 이 곳은 인위적이기 보다는 자연친화적인 수목원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이용해서 나무를 심고 가꾸고 있어 우리들이 언덕위에 올라가 걷노라면 우리들 스스로가 자연인이 된 것 같은 착각을 한다. 이곳은 바닷가 바로 옆에 자리 잡아 서해의 시원한 바다를 보면서 자연 속에 빠져들 수도 있다.


수목원은 서해와 인접하고 있어 서해안을 흐르는 황해 난류의 영향으로 한서의 차가 비교적 적은 온난대성 기후를 나타내고 있다. 동쪽으로는 해발 120여m의 높지 않은 산이 있는 구릉지와 작은 분지가 혼재하여 여름에는 내륙보다 서늘하고 겨울에는 온난하므로 난대성식물에서 아한대성 식물들까지 재배할 수 있다. 생육 가능한 식물 선택의 폭이 넓은 것이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민병갈 원장이 한국적인 것을 좋아했다고 생각되는 것은 몇 군데 석탑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들어가면서 만나는 작은 연못에는 작은 배 한척이 있어 풍경을 업로드시킨다. 이곳에서는 때만 맞으면 물안개를 만날 수도 있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민병갈 설립자는 개구리를 좋아했다고 한다. 일과를 마친 후 숙소로 가기 전에 개구리 소리에 그 자리를 뜨지 않았다고 한다.
천리포수목원에는 1년 내내 꽃이 피어난다. 납매 등의 꽃으로 시작해서 봄이 오면 수선화와 매화 그리고 목련 등 가장 많이 피어나고 여름에는 상사화가, 가을에는 국화종류의 꽃들이 피어나 언제가도 꽃을 볼 수 있다. 그중에도 봄에 이곳을 찾으면 많은 꽃들이 피어나 현기증을 느낄 정도이다. 연못 주위에 피어있는 어우러지는 봄꽃을 만나는 것은 큰 즐거움이 된다. 벚꽃과 목련이 피어나 연못에 투영되는 모습은 환상의 세계로 이끌어준다. 요즘은 수목원 안에 편의시설이 생겨나 관람객들에게 다른 서비스를 해주지만 무엇인가 아쉬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천리포 수목원은 봄이 조금 느리다. 다른 지역에서 목련이 많이 지고 있을 4월 하순이 천리포 수목원에서는 목련꽃이 한창이다. 천리포 수목원에 500여 종의 목련이 있다고 한다. 목련은 4월을 대표하는 나무꽃인데 탐스럽게 피는 꽃이 크고 향기도 좋아서 예로부터 널리 사랑을 받아왔다. 한방에서는 목련꽃 잎을 차로 달여 마시면 기관지와 감기에 매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목련은 높이 10m 정도로 자라며 수피는 회백색으로 매끄러운 편이고 껍질눈이 있다. 가지는 털이 없고 많이 갈라진다. 어긋나게 달리는 잎은 넓은 난형 또는 도란형으로 끝이 꼬리처럼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표면에 털이 없고 뒷면에 털이 있거나 없다. 3~4월 가지 끝에 잎보다 먼저 흰색 꽃이 피는데 양성화로 6개의 꽃잎은 흰색이고 기부는 연홍색을 띤다.
목련은 오래전에 잊은 사랑을 마치 어제 일처럼 떠올리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목련이 피워 올리는 사랑은 청초하다. ‘목련’을 여인에 비유하면서 많은 시인들이 시를 쓰고 연애편지에서도 목련이 등장한다.
이곳 천리포 수목원의 목련은 다른 곳보다 늦게 피고 늦게 진다. 우리들이 보통 만나는 목련은 흰색과 자색이지만 이곳에 가면 많은 색깔의 목련을 만날 수 있다. 백목련과 자목련은 물론이고 꽃잎이 별빛처럼 여러 갈래로 퍼진 별목련과 분홍색, 빨간색, 노란색 목련까지 다 볼 수 있었다. 4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한 흰 목련이 바람에 꽃잎을 날려 발밑을 하얗게 덮을 무렵 붉은 빛 목련들이 뒤를 이어 피었다 지고 마지막으로 노란 목련이 핀다. 목련의 화려한 향연은 5월초까지 이어진다.
처음 연못으로 내려가면서 붉은 색 목련을 만나 환호성을 지른다. 연못 주위에는 여러 종류의 목련들이 피어있다. 붉은 색 ‘불칸’이라는 빨간 목련과 ‘빅 버서’라는 분홍 목련을 보면 봄날에 만나는 싱그러운 바람과 같다. 목련을 바라보면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걸음을 옮기다가 풀밭에 내리는 봄 햇살을 만나 아찔해지는 느낌이 든다.

여행 TIP
이곳에는 힐링하우스와 에코힐링센터가 있어 숙박이 가능하고 커피나 간단한 음료를 사서 마실 수 있다. 천리포수목원 앞의 닭섬을 배경으로 하는 일몰이 아름답고 근처의 어항에서 생선회를 먹을 수 있다. 사진을 담길 원하면 이른 아침에 입장하는 것이 유리하다.

● 인근관광지 
이곳에서 북쪽으로 30분 거리에는 신두리 사구와 대웅습지가 있고 남쪽으로 40분 거리에 몽산포 해수욕장이 있다. 이곳에서 잠시 남쪽으로 가면 청포대 해수욕장이 있다.

●천리포수목원 가는 일 
홍성-홍성IC-해미IC-서산방면 우회전-잠양교차로 서산방면 좌회전-중앙로-양열로-만리포태안방면 좌회전-서해로-남문IC지하차도-서해로-천리포1길-천리포수목원(약 1시간30분)

●천리포수목원 
주소 : 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 1길 18
전화 : 041-672-9982
홈페이지 : http://www.chollip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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