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1>
상태바
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1>
  • 한지윤
  • 승인 2014.06.12 17: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주신문은 한국언론재단·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시민기자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본지는 농촌지역의 교육적 여건상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간기획사업으로 청소년교육소설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는 청소년들에게 신문을 친하게 접할 수 있는 한 방안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연재를 시작한 ‘온 세상이 내 것 같아요’가 호응을 얻은데 이어 이번호부터 새로 연재하는 ‘꼴찌반 아이들은요~ 컨닝 NO’라는 청소년소설을 통해 정직한 삶의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입니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컨닝을 해서라도 1등을 하려고 몸부림칠지 모르지만, 꼴찌반 아이들은 컨닝을 해도 꼴찌, 안 해도 꼴찌라는 삶의 진리를 전하게 될 것입니다. 꼴찌반 아이들은 차라리 꼴찌를 할망정 컨닝 자체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회에서는 오히려 의리로 뭉쳐 모범적인 삶을 살며 성공할 수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우리사회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부자나 잘사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잘살기 위해 부정을 저지르는 현실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꼴찌반 아이들은 컨닝을 하지 않는다는 정직한 사고를 통해 우리사회에 올바른 삶의 메시지를 전하게 될 것입니다. <편집자 주>




강물엔 유람선이 떠있고……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가질 수 있는 아아 대한민국의 교육정책이 그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던 시절의 일이다. 당시 한글 전용이라는 말이, 세종대왕 마마께서 들으시면(이럴 경우 ‘듣자시면’하고 말하는 게 훨씬 지당할지도 알 수는 없겠는데)기뻐하실 정책이 발효되었을 때의 일이다.
그때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우리의 주인공은 그 교육정책 덕분에 온갖 수모를 겪었는가 하면 존경과 경이의 눈총들까지 받아야만 했다. 지금도 가장 변화무쌍하고 조변석개식의 정책이 교육정책이지만 말이다. 우리의 주인공도 교육정책의 변화, 다시 말해 한글전용 덕분으로 맨 처음 순수한 한글로 새긴 명찰을 가슴에 달고 등교하게 된 첫날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름이 신중이면서도 신중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하고 또 그래서 당했던 일이다.
신중은 그 이름을 달고 여느 때처럼 의젓한 폼으로 비교적 한가한 시간을 이용해서 버스에 탔던 게 시초였다. 예기치 못했던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 비교적 한가하기는 했지만, 버스운전사의 부족으로 인해서 중노인정도의 장년 아저씨들 운전솜씨 덕분에 선 채로 달리는 버스의 율동에 맞추어 디스코를, 심지어 람바다 춤까지 곁들여야 되는 것은 하나도 이상한 일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게 아니다.
신중이 서있는 바로 앞에, 좌우에 너댓명쯤의 여학생들이 앉거나 서있었는데, 그게 시초였고 문제의 잉태였다. 나이로 보든 뭘로(상상에 맞기기로 하겠는데)보든 신중이 보다는 위인 고등학교 학생들이었다.
신중은 원래가 여학생이든 누구든 여자에 대해서는 믿을 수 없도록 의연한 성격의 소유자다. 이때도 앞에 그리고 좌우에 있는 여고생들에 대해 마찬가지였다. 여학생답지 않게 아줌마처럼 두루뭉실 가슴이 솟아있는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끼 있는 다른 녀석들이 그 여학생의 앞가슴을 힐끔힐끔 거리거나 감히 다른 부위(역시 상상에 맡기겠는데)를 노골적으로 째려본다던가, 이상하게도 몸이 흔들릴 때에 여자는 허리를 중심으로 위와 아래가 반대로 비벼지듯 율동(좀 저속한 말로는 돌아간다고들 한다)하는 광경이 눈동자가 따라 돌아가면서 공연히 콧구멍 평수를 늘렸지만 신중은 절대로 아니다. 그렇지 않았다. 무관심하고 의연한 자세로 초지일관 했다.
한결같이 교복의 앞자락을 불룩하게 내밀고 솟아오른 장래의 밀크박스의 크기나 그 둘레로 보아 확실히 여고생들이었다.


…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