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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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염
  • 최정훈(홍성의료원 산부인과 과장)
  • 승인 2014.07.3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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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음부와 자궁의 연결 통로인 질(膣)은 여성의 몸에서 가장 습기가 많고 따뜻한 곳이다. 질 분비물은 그 대부분이 자궁 경부로부터 분비되는 점액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외 소량이지만 질 분비물로 구성되며 , 질 벽에서 떨어져 나온 상피세포에 의하여 하얀 색조나 연한 갈색을 띄게 되며 질 내 정상 균주도 그 구성원 중의 하나이다. 정상적인 여성에서 하루 평균 질 분비물의 양은 1.5 gm 이며 아무 냄새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 분비물의 양상은 월경 주기에 따라 다소 다를 수 있는 데 자궁 경부의 점액 성분의 양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다.

사춘기 이후에는 질 세포에 있는 글리코겐 의 증가로 인하여 질 내의 젖산간균이 증가되고, 이 젖산간균에 의해 질 내의 pH는 4~4.5로 유지 되며, 그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세균이 존재한다. 이렇게 젖산간균에 의해 유지되는 약산성으로 인하여 질 내부에서 병원균이나 곰팡이가 증식하는 것을 억제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이러한 균형이 깨어질 때 질 내부에서는 갑자기 분비물이 많아지고 외음부가 붓고 붉게 변하게 된다. 가장 흔한 질염은 세균성 질염으로 전체 질염의 40~45%정도를 차지하는데 “젖산균에 의해 유지되던 약산성의 질 내 환경이 여러 원인에 의해 파괴되어 평상시에는 적었던 병원균이 많아짐으로써 감염된다”. 속옷을 적실 정도로 냉이 많아지며, 냉에서는 특유의 생선 비린내가 난다. 일부 환자는 성교통이나 가려움증 등도 겪게 된다. 그 다음으로 흔한 질염은 칸디다성 질염(전체 질염의 20~25%)이다. 특히 칸디다성 질염은 재발이 잦아 환자의 절반은 1년에 2회 이상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흰색 혹은 황백색의 걸쭉한 냉이 나오며, 가렵고 따끔거리고 화끈거리는 느낌을 갖게 된다. 몸에 저항력이 떨어져 있을 때 질 내 환경이 균형을 잃으면서 곰팡이 균이 빠른 속도로 증식하게 된다.세번째로 흔한 질염은 트리코모나스라는 기생충에 의해 생기는 트리코모나스 질염(전체 질염의 15~20%)이다.

물처럼 다량의 냉이 흐르게 되며, 누런색 혹은 녹황색을 띄기도 한다. 트리코모나스는 운동성이 좋아 요도와 방광까지 침입, 방광염이나 골반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25%의 환자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치료 목적이라도 질 세정제를 너무 자주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세정제는 더러운 균뿐 아니라 유익한 젖산균까지도 한꺼번에 제거할 수 있으므로 오히려 감염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전문의에 의해 처방된 약물을 끝까지 복용해야 하는데 , 우리나라 여성들은 약을 먹다 증세가 좋아지면 3~4일 만에 약을 끊는데 이럴 경우 세균이 완전히 죽지 않고 남아 있을 수 있으며 강력한 균만 살아 남아 내성을 일으켜 만성 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 질을 소독한다고 식초나 소금물로 뒷물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과학적 근거도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질 내에 존재하는 몸에 이로운 젖산균을 파괴하여 질염을 조장할 수 있으므로 맹물을 끓여 식힌 후 사용하는 게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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