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예산 통합은 새로운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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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예산 통합은 새로운 탄생
  • 범상<석불사주지 ·칼럼위원>
  • 승인 2014.10.0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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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구역통합에 대해서 3번째 글을 쓴다. 적절한 비유가 될까 싶지만, 어머니의 난자와 아버지의 정자가 만나서 생명체로 태어나는 데는 약 3억분의 1이라는 희박한 확률을 가진다고 한다. 이것은 각기 다른 것이 만나서 하나가 될 때는 상상을 뛰어넘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다.

어렵사리 수정된 난자는 곧바로 분열을 시작하여 새로운 생명체로 발전해간다. 통합 역시 새로운 생명체로 나아가는 것과 같은 결합과 분열을 통해서 완성된다. 인간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20~30억년동안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며 활로(活路)를 찾아 생존을 이어온다.

반면 여기에 실패한 것들은 멸종되었다. 이것이 바로 생명체와 인류의 역사이기도 하다. 어림잡아 홍성과 예산의 인구는 약 20만 명에 이르므로 통합의 논의 역시 최대 20만개의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견해가 아무리 다양하다 하더라도 그것은 ‘지금 현재보다 더 행복하게 살자’라는 하나의 요구로 귀결되며, 통합반대 역시 이와 같은 선상에 있다.

잠시 생각을 몇 해 전으로 돌려보자. 도청이전은 지역발전에 있어서 그야말로 장밋빛 희망이었다. 그러나 막상 닥치고 보니 ‘일장춘몽’이었다는 것이 한결같은 반응이다. 그나마 ‘일장춘몽’이었다면 달콤한 잠이라도 남았겠지만, 도청이전은 오히려 원도심 공동화라는 엉뚱한 걱정거리를 만들어 내었다. 사회는 다양한 구조 속에서 유지된다.

그래서 공동화라고 불리는 쏠림현상은 사회의 여러 축들이 어느 한쪽을 향해 일제히 기울어지는 것으로 몇 가지의 원인으로는 설명 할 수 없는 만큼 해결책을 찾기란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그래서 통합은 바로 쏠림현상을 최소화하는 최고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불교에서는 인간행동을 지배하는 것 중에 명언습기(名言習氣)를 매우 중요하게 다룬다.

예를 들면 ‘매실이라는 소리만 들어도 입에 침이 고이는 것’처럼 인간은 사실이 아닌 말에서도 생각과 몸이 그렇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경상도사람’, ‘전라도사람’으로 나누어서 반목하는 것이 여기에 속한다. 즉, 홍성, 예산사람들이 충청도사람으로 불릴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도 ‘홍성사람’, ‘예산사람’으로 구분되어 불리게 되면 없었던 이질감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홍성사람, 예산사람’이 아니라 00시(市)의 시민으로 불리는 것만으로도 도청신도시와 함께 동반성장을 할 수 있는 화합의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이것은 앞서 난자와 정자의 예를 들었듯이 지역의 새로운 탄생으로서 미래발전을 위한 건실한 사회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그러므로 통합을 통해 시(市)라는 새로운 사회구조를 만들면 각자의 자리에서 지금과 같은 수준의 노력만으로도 현재보다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예상을 해본다. 도청이전 역시 쏠림현상을 우려하여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거시적 안목에서 행정도시로 계획되었고, 현대사회가 자본주의라고는 하지만 사람이 운용하는 법과 제도는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이다.

그래서 아무리 도로망을 확충하고 온라인 업무가 발전하더라도 공간이라는 물리적 한계와 직접대면이라는 인간적 정(情)은 극복 할 수 없다. 이처럼 충청남도라는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많은 축들이 이미 도청 쪽으로 기울어 졌고, 머지않은 시간에 밀려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작 중심이 되는 홍성, 예산이 준비가 되어있지 못하면, 마치 홍수에 넘치는 물과 같은 그 힘들은 다른 곳으로 밀려갈 것이다. 법과 제도는 사람이 운영한다. 사람은 감정을 가졌고 자기중심적이다. 이것은 현대과학과 유물론이 극복하지 못한 유일한 과제이다.

다시 말하면 행정과 법에도 감정이 있게 마련이고, 그래서 어쩔 수없이 충청남도는 도청중심으로 발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홍성, 예산은 원도심공동화를 걱정하기 보다는 충청남도의 중심으로 발전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하며, 그 첫 번째가 통합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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