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는 단순 소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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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는 단순 소비가 아니다
  • <풀무소비자생활협동조합상무이사>
  • 승인 2014.10.1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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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많은 것을 소비하고 산다. 세상에 태어나며 시작되는 소비… 우리는 어떤 소비를 하고 사는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기다. 소비가 자본에 예속되고 지배되는 것을 막고 건강한 먹거리의 소비를 통해 농업의 생산기반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을 만들어 착한 소비를 하며 지역사회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는 개인이 선택하는 소비가 아니다.

왜냐하면 의료는 우리의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사항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의료보험과 의료체계는 수많은 문제가 내재되어 있다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의료의 혜택을 쉽게 접근하고 받을 수 있게 되어있다. 특히 나이든 어르신들은 병원의 출입이 동네 마실 가듯 편안하게 이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의료가 민영화된단다. 소비자의 권리를 더욱 확대하고 선택의 다양성을 제공하는 듯한 속삭임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 속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다. 국가가 국민의 복지를 위해 보장하던 의료혜택이 이젠 돈을 가진 사람만이 이용할 수 있는 개인의 소비부분으로 전락시키기 때문이다. 소비가 폭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의료민영화는 복지를 개인의 소비행태로 바꾸려는 폭력과 같다.

우리는 어린시절부터 미국은 항상 우리의 우상과 같고 살고 싶은 나라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미국의 의료현실을 보면 놀라움을 지나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의료가 민영화 되며 모든 의료는 수익을 내야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직장의료보험이 없는 이들은 아이가 감기에 걸려 열이 펄펄 끓어도 그저 물에 적신 수건만을 올려줘야 하며 다쳐도 쉽사리 들쳐업고 병원으로 달리지 못한다.

수많은 미국교포들이 병원치료를 위해 한국행을 감행한다. 영화‘식코’에서 보면 쿠바로 병원치료를 위해 불법입국을 하는 의료난민을 보며 우리는 다시 한번 의료가 단순 소비의 영역이 아님을 깨닫는다. 의료민영화를 반대하는 서명을 받으러 길거리에 나서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 200만명이 넘는 대한민국 국민이 의료를 민영화해서는 안된다고 서명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눈과 귀를 닫고 의료민영화를 착실히 실행해 나가고 있다. 먹고, 자고, 치료받는 것은 어느 사회든 가장 기본적인 사회보장의 범위이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작년과 올해 우리는 수많은 선거를 치렀다. 그리고 소중한 내 한표를 행사했다. 결과가 무엇이든 승복해야만 했다.

그 댓가로 우리는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를 택한 결과로 우리는 소중한 생태의 보고인 강을 잃었다. 다시 복원하려면 강을 헤치는데 투여된 세금 22조 보다 더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지금은? 각종 사고로 이어지는 규제완화, 쌀수입완전개방, 의료민영화를 비롯한 공공재의 민영화를 선택하였단 말인가?

결국 우리의 선택은 소수 재벌과 부자들만의 이익을 선택한 결과를 가져왔다. 현재의 선택은 단순한 나만의 선택이 아닌 다음 세대의 삶을 좌우할 수 있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물론 아직 다시 선거를 하려면 몇 년이 있어야한다. 그렇다고 가만히 선거만을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 우리의 입장과 선택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는 우리의 숙제로 남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서 무너져가는 우리 삶을 보아야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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