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문현답 in 홍성 거북이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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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문현답 in 홍성 거북이마을
  • 맹다혜<곰이네농장대표 ·주민기자>
  • 승인 2014.10.1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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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뜻의 우문현답 모임이 지난 26일-27일 내가 일하는 거북이 마을에서 있었다. 우문현답은 농촌에서 어떤 방법으로든 지혜롭게, 서로의 재능을 나누며 함께 상생하자는 의미의 농어촌 재능기부 모임이다. 벌써 이 모임에 함께 한지 2년 쯤 되었고, 그러다 보니 이젠 가족 같은 분들이 되었다.

원래는 회원 농가 또는 마을, 농업관련 단체 등을 방문하여 그분들의 현황을 듣고 문제점과 해결방안 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토론도 하며 답을 찾아가고자 하는 모임이다. 그러나 이번 거북이 마을 방문은 ‘내가 일하는 곳이니 한번 가보자, 전병환 위원장님의 이야기도 듣고 싶다, 거북이 마을에서 이번에는 편히 쉬면서 진행해보자’그렇게 해서 진행되었다.

따라서 토론 보다는 거북이 마을의 사례를 듣는데 집중하였다. 예상대로 전병환 위원장님의 강의는 너무 재미있었고, 이날 오신 분들도 예산 황새 권역, 부여 사비석성 권역, 문경 오미자 권역 등 농촌의 권역 사업과 관련 있는 농업인분들이었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워 하셨다.

농촌 어느곳이든 이런 사업을 진행하는 분들의 애로사항은 거의 비슷하였지만, 보통의 위원장님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운영해오신 사례가 그분들께는 좋은 참고사항이 되었을거라 생각한다. 또한 홍성군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운영사례도 들으며 ‘홍성은 이런 것도 하고 있고 부럽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어서 꽤나 뿌듯했다. 어느 단체든, 직장이든, 사람들이 모여 함께 무언가를 이룬다는 건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특히나 농업과 농촌 관련한 일은 더 그런 것 같다.

오히려 아무것도 성과가 없는 것 아니냐는 회의가 드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농업인들의 단순한 바람인 ‘농사지은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파는 것’과는 동떨어진 무슨 6차 산업이니, 마을 사업이니, 로컬푸드니 하는 일들에 이리 저리 휩쓸려 다니다 보면 이건 차라리 순수한 농업인을 없애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그렇게 거창한 말로 포장한 정책적 사업 말고 그냥 농업인의 소득을 보전해주는 사업을 하는게 농촌 관련한 예산이 다른데로 세지 않고 딱 정확하게 쓰여지는 일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환경이 아니니 농업인들은 또 유행에 맞춰가야 하는 것이다. 그 유행이란 것에 맞추다 허덕이는 사람들이 모여 힘을 내고 가는 곳이 우문현답이었고, 이번 모임은 그분들에게 휴식과 즐거움을 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

어찌됐든 어려운 점이 많지만 긍정적인 면을 보려고 노력하는 분들이고, 농업과 농촌에 대한 바보 같은 애정을 가진 분들이라 늘 정이 간다. 또한 그동안 농촌 마을의 보존과 마을 가꾸기가 뭐 그리 중요한 일이라고 떠들어대나 싶을 때도 있었는데, 거북이 마을이란 곳에서 먹고 쉬고, 편히 놀다 가시는 분들을 보니 좀 수긍이 갔다.

그간의 마을을 이루고 가꾸어 왔던 분들의 노고 덕분인 것 같고, 좁은 시골동네에서 앞에 나서다가 욕먹고 스트레스 많이 받아오셨을 텐데, 잠깐이나마 참여하신 분들게 힐링이 될 수 있었던 모임이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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