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산물이 친환경 로컬푸드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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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농산물이 친환경 로컬푸드가 되려면
  • 맹다혜(곰이네농장 대표․주민기자)
  • 승인 2015.06.18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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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은 홍성유기농 영농조합 친환경 단체 인증과 관련하여 바쁜 시간을 보냈다. 2월부터 시작하여 꼬박 3개월을 조합원님들 만나서 생산계획서라는 것을 작성하고 예비심사라는 것을 챙기며 조합원님들과 좀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연초에 조합원님들이 생산계획 하셨던 농산물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 재배에 어려우신 점은 없는지, 현재 얼마정도 자라서 언제 수확이 가능하시고, 많이 생산되어 남아도는 품목이 무엇인지 빨리 알아내어 조합원님들과 홍성유기농 자체의 수익을 올리는 것이 중요한 시점에서 인증에 소비되는 시간은 어떻게 보면 돈 안 되는 답답한 일이다.

친환경농산물 유통에 있어 가장 기본이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것인가 의문이 든다. 그래서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에서 마을 사무장 제도처럼 영농조합의 생산관리자에게 인건비를 지원하는 것을 정책적으로 도입하려 노력하고 있다는데 처음엔 잘 이해가 안 되더니 이래서 그렇구나 급 공감하고 있다. 특히나 요즘처럼 친환경인증과 관련해 관리감독이 강화된 상황에서 세심하게 신경을 안 쓸 수도 없고 참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이제 6월 달이면 주요 밭작물 수매철이 다가오는데, 이곳에서 일을 해보고, 로컬푸드 및 학교급식과 관련한 여러 가지 회의를 다니다 보면 가장 어려움을 토로하시는 것들이 자금과 저온저장 공간의 문제이다. 학교급식이나 홍성군내에 있는 로컬푸드 매장에 지역 농산물을 납품하려면 일시에 쏟아지는 주요 밭작물을 수매하여 오랜기간 창고에 보관하며 조금씩 판매를 해야하는일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영농조합들은 수매 후 빨리 대금을 조합원들에게 돌려줘야 하고, 그러기 위해 로컬푸드 유통경로가 아닌 외부 유통경로를 통해 빠른시일내에 판매를 하는 수밖에 없다. 저장을 하더라도 저장시 손실이 없도록 별도의 외부인 출입 없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데, 그런 시설들이 다들 부족한 상황이라 또 어쩔 수 없이 로컬푸드가 아닌 다른 곳으로 유통을 하게 된다. 자금과 저장 공간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농협 수매자금을 생각해보지만 높은 이자와 담보를 요구하고 있어 단순 1차 농산물 유통이 많지도 않은 상황에 어렵기도 하다.

‘친환경 로컬푸드’라는 말이 참 매력적이고 꼭 이루어내야 할 가치라는 것에 공감하지만 지역 농산물이 ‘친환경 로컬푸드’라는 이름을 달기까지는 생산자의 노력, 지역 영농조합의 노력, 농협의 노력, 행정의 노력, 소비자의 노력이 함께 모아져야 가능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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