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개산 자락 인성교육 메카 거북이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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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개산 자락 인성교육 메카 거북이 마을
  • 글=서용덕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5.08.1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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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퇴한 농촌마을의 희망을 일구는 사람들<3>
농촌마을 위기 극복한 희망스토리 - 구항면 내현리 거북이마을

구항면 내현리 내현마을은 거북이마을로 더 유명하다. 보개산(寶蓋山)이 마을을 감싸고 있는데 그 모습이 거북이형상이라 거북이마을로 불린다. 보개산은 보물이 가득 묻혀있는 산이라는 뜻이다. 마을주민들은 보개산의 정기를 받아 마을과 인근지역에 훌륭한 인물이 많이 태어난다고 말한다. 최근의 농어촌마을은 젊은이들은 도시로 떠나고 마을에는 노인들만 남는 등 새로운 세대가 태어나지 않아 미래와 단절되어가는 곳이 늘고 있다. 거북이마을은 44가구 89명이 사는 작은 농촌마을이지만 귀농귀촌 가구가 12세대에 초등학생, 미취학아동 등 어린이가 13명 등 미래의 희망이 싹트는 마을이다.

 

전통문화 체험 등 인성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담양전씨 문중의 사당인 구산사.

보물이 묻혀 있다는 보개산자락 거북형상 마을
담양전씨 문중사당·약천초당 등 역사유산 가득

보물이 묻혀있는 산이라는 보개산이 품고 있는 마을이라서 그런지 마을 곳곳에는 전통문화 자산과 이야깃거리가 넘친다. 마을에는 담양전씨 문중의 삼은을 모신 구산사와 오래된 종가의 전통가옥들이 자리 잡고 있다. 마을 중심에는 보살바위와 장승들이 함께 서있는데 보살바위는 예로부터 아들을 낳지 못하는 여자들이 소원을 빌면 다음해에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보살바위를 중심으로 오른편에는 구산사가 웅장한 자태를 뽐내며 위치해 있다. 구산사에는 담양전씨의 야은 문명공, 뇌은 문혜공, 경은 문원공 삼형제를 봉안한 사당으로 삼은은 고려말 명망 높은 공신으로 당대에 많은 존경을 받았으나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건국되자 벼슬을 마다하고 은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농어촌인성학교 전영수 지도교사는 “구산사 등 담양전씨 문중의 사당으로 과거에는 서당처럼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으로 사용되다 근대들어 그 기능이 사라졌는데 인성학교로 쓰이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며 본래의 기능을 되찾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구산사 왼쪽으로는 오래된 방죽을 수리해 만든 생태체험 연못이 자리하고 있는데 약천 남구만 선생이 즐기던 대나무 낚시를 체험해 볼 수도 있다.

마을 위쪽으로 올라가면 마을의 역사와 함께해온 500년생 느티나무가 마을을 지키고 서 있다.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는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나무그늘을 제공해 주민들의 쉼터로 애용된다. 느티나무를 지나 길을 따라가면 장충영각을 볼 수 있다. 도지정 문화재인 담양전씨 문중의 좌천공 전웅상, 석천공 전천상의 영정과 한유도 등을 전시한 영정각으로 방6실을 갖춘 전통한옥 숙박시설로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고루 갖춰져 있다. 장충영각 바로 위에는 약천초당이 위치해 있다. 약천초당은 약천 남구만 선생이 말년에 후진을 양성하며 풍류를 즐기던 곳이다. ‘동창이 밝았느냐’로 시작하는 권농가를 지은 남구만 선생은 숙종 때 영의정을 지낸 인물이다.

거북이마을은 마을이 갖고 있는 역사, 자연 자원을 묶어 테마마을을 조성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2002년 마을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고 2009년에는 교과부와 농식품부가 공모한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에 인근의 발현마을, 화산마을 등과 내현권역으로 참여해 거북이마을을 학생들의 인성을 기르는 인성학교로 만들기 시작했다. 인성학교 추진은 전국의 농촌체험마을과 경쟁하기 위한 특별한 주제 마련의 필요성 때문이다. 마을의 인성학교 프로그램을 교과과정과 연계해 운영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이를 바탕으로 마을의 각종 전통문화와 자연환경을 자원 삼아 연령에 맞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마을주민들은 체험지도사 자격증을 획득하고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은 외부강사를 도입하는 등 교육의 질을 높였다.

이를 통해 거북이마을에서는 연중 특색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봄에는 쑥개떡 만들기, 화전놀이, 여름에는 옥수수 따기, 감자캐기, 가을에는 보리고추장 담그기, 겨울에는 김장담그기, 전통놀이 등 계절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연중 시조 배우기, 대나무 낚시 등 선비체험과 혼례, 제례 등 전통체험, 보개산 바위 전설 찾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담양전씨 종가의 전통음식 그리고 특산품인 보리고추장 등을 맛볼 수 있으며 오색칼국수 만들기, 검은콩 두부만들기, 메주만들기, 김장체험 등 여러 전통음식을 직접 만들어보고 맛볼 수 있는 다양한 체험활동이 준비돼 있다.

 

도지정 문화재인 담양전씨 문중의 좌천공 전웅상, 석천공 전천상의 영정과 한유도 등을 설명하는 전영수 지도교사.

 

구산사에서 예절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모습.

농촌체험과 인성교육을 함께 접목해 전국주목
농어촌인성학교 1호 지정 전국 학생들 몰려와
사회적기업 등 운영·참여로 농외소득 거둬…

거북이마을은 일회성 체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체험을 통한 전통교육과 인성교육에 방점을 찍은 교육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이러한 체험 프로그램이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주말이면 전국 각지에서 도시 학생들이 이곳 거북이마을에서 농촌을 체험하고 인성교육을 받았다. 가족단위 관광객들과 인성교육을 위해 전국의 학교에서 학생들이 마을을 찾자 마을은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다. 농사를 지어 버는 소득 외에도 다양한 농외소득이 발생했다. 학생들의 잠자리는 민박규정에 맞는 농가에서 해결했고 식사는 모두 마을에서 나는 농산물을 사용하면서 생산과 소비가 한 곳에서 이뤄지기 시작했다.

 

전통 농기계 등을 살펴보고 직접 새집 등을 만들어보고 있는 학생들.

이러한 성과로 거북이마을은 2012년 교과부와 농식품부로부터 농어촌 인성학교 성공모델로 평가 받고 농어촌 인성학교 1호로 지정됐다. 올해에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선정하는 ‘전통체험하기 좋은 농촌체험휴양마을 10선’으로 선정되는 등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마을이다. 거북이마을 인성학교 전병환 위원장은 “이곳을 찾은 학생들이 성인이 돼서도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거북이마을 주민들은 내현권역에서 추진한 고사리영농조합법인, 사회적기업(주)지랑, 농업회사법인 땅과 바다 등에 참여해 소득을 높이고 있다. 특산물인 고사리 재배, 고추장 제조 및 판매를 비롯해 학교급식지원센터 물류창고 운영, 로컬푸드 반찬가게 등으로 소득을 높이고 있다. 정헌식 이장은 “계절별로 다양한 멋과 맛을 체험할 수 있는 우리 마을에서 관광객들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마을 주민들이 하나되어 최선을 다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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