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민족대명절 한가위, 마음만은 가족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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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민족대명절 한가위, 마음만은 가족과 함께···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5.09.25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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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를 지키는 사람들

민족 대명절 한가위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정을 나누고 풍요로운 추석을 맞이하기 위해 각 가정마다 분주한 가운데 추석명절에도 쉬지 못하고 일터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명절은 남의 이야기다. 다른 사람들은 오랜만에 가족들과 만나 이야기꽃을 피우는 시간에 묵묵히 자신의 일터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들을 만나봤다.<편집자주>

추석에도 기차는 달린다. 홍성역 역무원

▲ 홍성역 임장빈 역무팀장.

쉴 새 없이 승차권을 발매하는 홍성역 매표소의 임장빈(사진·55)역무팀장. 밀려드는 귀성객들과 여행객들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추석연휴에도 24시간 비상근무체제로 일하며 자리를 비울 수 없다. 추석연휴기간에도 기차는 달리기 때문이다. "늘 명절 때마다 일을 했어요. 기족들과 함께하지 못해 아쉽지만 고향을 찾는 고객님들의 밝은 표정을 보면 보람도 느끼고 절로 힘이 납니다.”
오전 7시 10분, 이른 아침의 희망을 안고 홍성역 첫차가 출발하기까지 홍성역 역무원들은 원활한 운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밤새도록 선로를 정비하고 혹여나 발생할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만전을 기한다.
임 팀장은 “고객님들께서 편안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좌석이 한정되어 있어 입석을 이용 하실 때가 가장 죄송하다”며 “고향을 찾으신 모든 분들이 즐거운 추석되시길 바란다”고 추석인사를 건넸다.
추석을 맞아 홍성역 역무원들은 추석연휴 고향을 방문하는 분들을 위해 전통놀이 체험행사, 귀성가족 즉석사진 촬영, 노약자 짐 들어드리기 등 귀성객들의 안전한 여행길은 물론 고향에서의 추억과 기쁨을 한가득 안고 갈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밀려드는 환자들로 전쟁터나 다름없는 응급실 의료진
▲ 홍성의료원 김은정 수간호사.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지 못하는 것은 김은정(사진·45)수간호사도 마찬가지이다.
“가족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연휴기간 응급실 근무가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아픈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건강을 되찾을 때면 보람은 배가 됩니다.”
추석 당일, 홍성의료원이 유일한 당직의료기관이다보니 응급실은 그야말로 흡사 전쟁터를 방불 케 한다. 구급차에서 연신 실려오는 환자와 병상끼리 부딪치는 소리, 고통을 참지 못하고 울부짖는 소리, 의사와 간호사의 발 빠른 동작들, 간이 응급카트 끄는 소리, 통로까지 병상이 엉키고 보호자끼리 어깨를 스치는 일은 다반사 이다.
김 수간호사는 “추석연휴 과식으로 인한 배탈환자, 성묫길에 올랐다 벌 쏘임으로 실려 온 환자, 교통차량 증가로 인한 교통사고 환자 들이 주를 이룬다”며 “추석연휴 자칫 소홀할 수 있는 개인건강에 신경써주시길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김은정 수간호사는 밀려드는 환자들로 인해 힘든 상황에서도 지역민의 건강을 위해 변함없이 친절과 미소로 환자들을 정성껏 돌보는 응급실 의료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잊지 않는다.

귀성객들의 발이 되어주는 시내버스운전기사
▲ 홍주여객 최재운 운전기사.

한 평 남짓한 기사대기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홍주여객 소속 최재운(사진·54)버스운전기사. 올 추석도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하지만 아쉬움보다는 더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명절 고향을 찾는 분들의 발이 된다는 기쁨에서다.
“장시간 운전한다는 것이 매우 힘든 일이지만 제가 하는 일이 승객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시는 것이기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했으면 수십 년 이나 이 일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른 새벽부터 분주히 집을 나서 새벽 6시부터 운행을 시작하지만 사실상 추석 당일에는 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거의 없다. 주로 이용하던 어르신들도 고향을 찾은 자식들과 함께 지내기에 버스를 이용할 일이 별로 없다고 한다. 인근 보령, 서산, 예산의 경우 이런 상황을 감안해 추석 연휴기간동안에는 10시에 운행을 시작하지만 아직까지 홍성은 기존 6시 운행을 지속하고 있다.
“조상님을 모시지 못해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항상 변함없이 함께 해주지 못하는데도 불평 없이 차례 상을 준비해주는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입니다.”

불철주야 주민안전과 편의 제공하는 아파트 경비원
▲ 롯데캐슬아파트 박창수 경비원

주말도 없는 경비원들의 2교대 근무는 이번 추석 연휴에도 예외 없이 계속된다.
내포신도시 롯데케슬아파트 박창수(사진·65)경비원. 홍성교도소 교도관으로 33년을 근무하다 퇴직한 후 인생의 제2막을 시작하게 된 박 경비원은 올해로 3년차이다. 내포신도시 조성과 함께 한 세월이다.
“3년간 정을 붙이고 나니 이제 모두가 한 가족 같습니다. 명절에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지만 대신 제2의 가족인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이 한 몸 고생하면 된다는 생각에 뿌듯하답니다.”
일년 내내 주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경비원들은 사소하지만 그들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주민편의를 제공한다. 추석연휴 빈집을 위한 감시·순찰, 청소, 주민 민원 응대, 주차관리 등 주민불편사항이라면 해결하기위해 언제든 달려가는 이들의 추석은 올해도 변함없이 경비실로 걸려오는 전화 한통으로 시작된다.
연휴를 잊은 채 자신의 일터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길게는 수십 년 동안 제대로 명절을 보내본 적은 없지만 이들의 사명감은 변함이 없다. 해마다 일터에서 명절을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명절이 즐겁다는 이들의 밝은 미소가 더더욱 풍성한 한가위를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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