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크리너 ‘문성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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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크리너 ‘문성구 사장’
  • 이용진 기자
  • 승인 2008.07.02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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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 페브릭 케어(동전세탁프라자) 사장 문성구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맛집을 찾듯 옷을 잘 관리하기 위해선 세탁소도 찾아 다녀야 한다’
홍성읍 남장리 1789부대 맞은편에는 ‘페브릭 케어’라는 생소한 간판을 내건 가게가 있다.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면 ‘동전 세탁프라자’라 써져 있는 이 가게는 세탁소이다. 소문으로는 이 세탁소로 전국에서 세탁물이 올라온다고 한다. 광천 독배에 사는 매제의 권유로 6년 전 전주에서 홍성으로 왔다는 문성구씨는 남모르게 좋은 일도 많이 한다고 한다. 본지는 문성구씨를 만나 그의 삶의 향기를 맡아 보았다.

▲페브릭 케어(동전 세탁프라자)
얼마 전 신라호텔 투숙객이 180만원짜리 피묻은 이태리제 실크원피스 세탁의뢰가 들어 왔으나 호텔측에서 크레임이 나서 그 옷이 나한테 오게 됐다. 5시간을 작업해서 깨끗한 옷으로 복구했다. 이게 인터넷으로 소문이 나서 지금은 전국에서 세탁물이 온다. 그렇지만 홍성에서는 페브릭 케어라는 생소한 이름 때문에 아직은 경제적인 어려움에서 못 벗어났다.
FABRIC(페브릭)은 직물, 피륙, 천 이란 뜻으로 통상 전체 옷, 또는 옷감을 뜻하고 케어는 돌보다, 관리 등의 뜻이다. 옷은 빨아서 다리는 것만이 아니라 가공을 해줘야한다. 그래야 수명이 길어지고 형태가 유지된다. 우리 가게는 세탁소의 개념보다는 전문 의류 관리소라 생각하면 된다. 이것이 페브릭 케어다. 그리고 동전이라도 열심히 모으자는 의미에서 동전 세탁프라자란 이름을 붙였다. 세탁을 짧게 설명하자면 ‘과학’이다. 과학 없이는 세탁기술을 발휘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난 장사꾼이 아니라 엔지니어이라는 자부심으로 일을 하고 있다.
어떤 때든 못 빼는 건 없다. 보통 이틀이면 의뢰한 세탁물을 찾아갈 수 있는데 쉬운 건 빨리 빼고 어려운 건 늦게 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만 있으면 모두 똑같다. 단지 약물의 차이와 수고의 차이로 가격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우리 세탁소는 세탁물 의뢰가 들어오면 꼼꼼히 체크해 설명을 해주고 접수를 한 다음 확인증을 건내고 선불을 받는다. 그런데 대부분의 손님들은 한마디만 하고 옷을 던져주고 가버린다. 확인증은 귀찮아서인지 가져가지도 않는다. 전자제품은 가격이 비싸서인지 접수증을 잘 챙겨가고 보관도 잘 한다. 그런데 세탁물은 그런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아 안타깝다.

▲인간 문성구는
무작정 홍성으로 올라와 막일을 했다. 그러면서 평소 관심 있던 세탁업을 해보기 위해 아내와 함께 전국의 기술자들을 찾아다녔다. 3년간 일요일마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기술을 익혔다. 정말 뼈를 깍는 일이었다. 5년 전 창업을 했고 제작년엔 아내와 함께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했다. 전국 4만5천여 세탁소 중 자격증이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요즘은 강의를 다니느라 쉴 틈이 없다. 홍성에 사는 부부가 매일 와서 교육을 받고 있고 용인, 전북, 김제, 포항, 서울, 구미 등에서 개인적으로 강의를 한다.
인생관은 대단하지 않다. ‘밥 잘 먹고 열심히 살자’ 내 직업에 긍지를 갖고 충실히, 열심히 산다면 가난해도 가치 있게 사는 게 아닌가 싶다. 5년 전 500만원으로 창업을 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는 형편이 나아졌으니 이젠 좋은 일도 하고 아이도 가질 계획이다. 세탁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경기가 어려워 직장에 다니고 있는 아내에게 가장 미안하다. 혼인신고만 하고 살고 있는데 이해해주는 아내가 늘 고맙고 감사하다. 그리고 나를 믿고 옷을 맡겨주시는 고객들과, 함께 같은 공간 속에서 숨 쉬고 있는 홍성군민 모두에게 감사하는 맘으로 살고 있다. 나에게 맡긴 옷은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관리할 것이며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을 약속한다. 내 기술을 인정해주는 좋은 날이 올거라 믿으며 더 열심히, 더 확실한 서비스, 최고의 기술로 고객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마음을 한 번 더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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