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총선 패인에서 교훈 얻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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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총선 패인에서 교훈 얻어야
  • 홍주일보
  • 승인 2016.04.21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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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은 참으로 무서운 것이다. 더구나 유권자의 투표에 의해 승리를 먹고사는 사람들에게 선거에서 민심의 위력은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민생이 도탄에 빠진 이 시대상황 속에서는 경세제민(經世濟民)만이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의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참패,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약진으로 막을 내렸고,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가 형성됐다. 과반 의석수에 실패한 새누리당은 122석을 차지해 123석의 더불어민주당에 원내 제1당을 내어주며 엄중한 민중의 심판을 피하지 못했다. 국민의당은 호남을 석권하며 제3정당으로 우뚝 섰다. 국민의당은 의석수 38개를 확보하며 과반을 넘기지 못한 두 거대 정당의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하게 됐다. 이번 총선에서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심판으로 대구에서 야당 후보가, 전주와 순천에서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대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는 대한민국 역사의 혁명적 순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번 총선은 새누리당이 공천 심사과정에서 보여준 최악의 시나리오가 민심을 흔든 최대 패인으로 꼽히고 있다. 총선 초반부터 여권 텃밭인 대구·경북지역(TK)에 대한 물갈이론이 등장하며 새누리당의 내홍을 가져온 데서부터 비롯됐다. 불과 두 달 전에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에서 떨어져나가면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형성됐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과반인 150석은 당연하고, 크게 잡으면 개헌 가능선이자 국회선진화법 무력화 선인 180석을 넘길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처럼 선거판세가 집권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친박계와 비박계로 진영이 나뉘는 등 자만과 오만, 이전투구, 안하무인으로 치른 이번 선거에서 여당 지지층마저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호남지역의 경우도 주인이 완전히 교체 되었다. 변심한 호남민심은 야권 텃밭의 승자로 이번에는 국민의당 손을 들어줬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친노세력이 주축이 된 열린우리당이 새천년민주당을 밀어낸 이후 12년 만에 호남의 간판이 바뀌게 됐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선택했던 호남이 ‘친노’에 대한 지지를 거둬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이 패배한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누가 승리했다고 섣불리 평가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100석도 위태롭다던 더불어민주당은 제1당에 올라서는 대반전을 이뤄냈지만 텃밭인 호남에서 전패를 당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사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동시에 패배한 결과를 낳은 꼴이다. 국민의당이 이번 총선 최대 승자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제 다가올 대선에서는 호남과 충청이 필수적으로 손잡고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가 최대의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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