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가슴이 멍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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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가슴이 멍들고 있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6.06.3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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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보호 기관 ‘제각각’ 지역통합연계체제 구축 필요

늦은 저녁 중학생 형제가 할머니 손에 이끌려 청로회 쉼터를 방문했다. 할머니는 가출을 일삼고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을 더 이상 돌볼 수 없으니 쉼터에서 맡아달라고 애원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여고생에게 술을 먹인 후 성폭행한 고교생 8명이 27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관내 한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친구들에게 1년간 왕따를 당하고 현금을 갈취 당했지만 누구에게도 고통을 호소할 수 없었다. 엄마와 단둘이 사는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은 가정학대로 인해 수시로 가출을 해 쉼터에 맡겨졌다. 이처럼 매년 수많은 청소년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지만 이들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지역사회의 대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현재 지역에서 운영 중인 위기 청소년을 위한 지원 기관은 청소년수련관,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 쉼터 등이 있다. 위기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청소년들이 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주는 일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청소년을 이해하고 지도할 수 있는 전문 인력(아웃리치 요원)이 배치돼 있어야 한다. 하지만 청소년 전문기관이라 칭하며 운영되고 있는 지역의 청소년 시설은 기관 간 연계망 구축과 연계사업 아이템 발굴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단순 프로그램 운영과 이벤트성 행사 위주로 운영되고 있을 뿐 위기청소년을 보호해주고 끝까지 케어(지도)해 줄 수 있는 곳은 청로회 쉼터 한 곳 뿐이다. 그러다보니 정작 보호받아야 할 청소년은 갈 곳을 잃고 으슥한 곳을 찾아 배회할 수 밖에 없도록 내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보호기관 간 청소년들에 대한 데이터 공유 및 공동대책 수립을 위한 기본적인 연계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대안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광천고등학교 변승기 교사는 “사회가 발전하면서 청소년에게 많은 변화와 영향을 주었다. 과거에는 소수에게 발생하던 일들이 이제는 주된 문제가 되었다. 상처받고 힘든 학생이 늘었다는 뜻이다”라며 “사회에는 다양한 청소년 안전망이 있다. 대표적인 것은 여성긴급전화(1366), 청소년 긴급전화(1388)다. 하지만 법이나 경찰, 검찰로만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실질적인 사회 안전망은 바로 성인 자신 아니 아동, 청소년에게 관심을 갖고 살아가는 주변의 어른들이다”라고 강조했다. 청로회 이철이 대표는 “단순 상담만으로 청소년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케어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라며 “청소년들이 그들의 위기 상황에 따라 적절한 보호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소속 기관 중에서 청소년에게 가장 적합한 기관에 연계하는 원스톱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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