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 농민 위한 협동조합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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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 농민 위한 협동조합이 맞나
  • 홍주일보
  • 승인 2016.07.2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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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민을 위해 설립한 농·수·축협 등의 협동조합이 본질적인 정체성을 상실한다면 지금은 잘 나간다 해도 결국은 모래 위에 쌓은 성일뿐이다. 조합원과 괴리된 농·수·축협, 조합 위에 군림하는 중앙회, 정조합원보다 준조합원이 많은 조합, 신용과 금융 위주의 사업 등이 그렇다. 협동조합이면서도 지주회사, 주식회사, 금융회사 등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는 우리의 농·수·축협이나 중앙회의 실상은 다분히 비정상적인 측면이 많다. 농민들과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절실한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협동조합, 한국의 농·수·축협 등은 과연 협동조합이 정말로 맞는가?

최근 홍성지역의 농·축협 하나로 마트에서 수입과일을 판매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면서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농·축협 하나로 마트에서 수입과일 코너를 만들어 놓고 수입산 농산물과 바나나, 체리 등의 수입산 과일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지역의 농·축협매장에서의 수입농산물 판매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농·축협은 당연히 우리의 농산물과 우리지역의 농산물만을 우선적으로 판매해야 한다. 농민들의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농민들의 출자로 만들어진 농협이 아니던가. 가뜩이나 수입농산물로 인한 가격 폭락 등으로 농민들이 밭을 갈아엎는 등 절망하는 마당에 수입농산물을 판매한다는 것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용인될 수 없는 일이다. 농·축협에서는 소비자가 원해서, 다문화가정을 위해, 인근의 마트와 경쟁을 위해서,  구색을 맞춰야한다는 이유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백가지 이유가 있다고 해도 농·축협의 수입농산물 판매를 정당화 시키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수입농산물과 수입과일을 팔지 못해 다소 손해를 본다하더라도 농·축협은 고집스럽게 우리 농산물의 메카로 소비자들과 농민들의 신뢰를 얻어야 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도시지역 하나로 마트에서는 우리의 우수농산물만을 판매해 소비자들로부터 “농축산물은 농·축협이 믿을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시지역 하나로 마트의 경우 접근성도 떨어지고 시설이나 상품 구색이 대형마트와 비교해 부족함이 많은데도 말이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결론적으로 농·축협의 매장에 가면 우수한 우리의 농산물을 믿고 살 수 있다는 신뢰와 소비자들의 농·축협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거대자본이 운영하는 기업형 대형매장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신뢰와 경쟁력’이다. 그럼에도 지역의 농·축협 매장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이유로 수입농산물을 판매하게 되면 결국 농·축협의 상징성과 브랜드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며 정체성마저도 상실하는 결과를 낳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지역 농·축협의 수입농산물 판매를 막기 위한 제재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농민조합원과 농민단체들도 감시와 견제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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