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칭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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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칭에 대하여
  • 이윤자<수필가·홍성도서관 문예아카데미 화원>
  • 승인 2016.11.07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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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끼리 의사를 소통하기 위하여 호칭을 붙인다. 조선시대의 관직은 영감, 대감, 상감이 있었다. 영감은 정삼품 벼슬아치. 대감은 판서 정 2품의 당상관을, 상감은 국왕을 존칭 하는 칭호이다. 국왕부터 아래는 하인에 이르기까지 호칭은 정해져 있다. 직함이나 사람과의 관계에 맞는 호칭을 사용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상대방에 불쾌감도 주고, 호감을 주기도 하며 그 사람의 예의범절과 가정교육을 저울질하는 척도가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언어가 시대를 따라가듯이 흘러가는 역사는 세상 모두를 변화시키고 있다. 호칭도 그렇다. 나는 오랜 전부터 호칭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어느 날 단골로 다니고 있는 어느 미용실에서 자기들끼리 ‘00선생님’하는 호칭으로 부르고 있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지금은 모든 미용실이 보편화되어 고객들도 그렇게 부르고 있다. 그동안 사회에서 미용업계 종사자들의 위치는 일반적으로 크게 존경받는 업종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좋은 직업으로 인식되고, 사회적 위치도 상당히 격상되었다. 물론 호칭뿐만 아니라 시대 흐름으로 직업의식이 바뀐 원인도 있지만, 앞서가는 리더의 역할과 본인들의 생각을 바뀌어 위상을 격상하는 데 성공한 케이스이다. 조금 아쉬운 점은 본인들의 호칭뿐만 아니라 고객의 호칭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너무 격에 맞지 않는 호칭은 어색하기 그지없다. 그동안 공공기관과 관공서는 어떤 호칭을 쓰고 있었나? 은행이나 서비스 기관에서는 매일 직원들 교육을 통하여 고객 접대에 친절한 매너와 자세로 응대를 하라고 하고 있다. 손님의 호칭은 ㅇㅇ씨, 어르신 등의 호칭을 사용하여 불쾌한 경우는 없었던 같다. 교육이나 훈련을 통하여 사람은 습관이 바뀌게 된다. 좋은 습관은 질서 있는 사회로, 질서 있는 사회는 신뢰하는 사회로, 신뢰하는 사회는 행복하고 평화로운 사회가 된다.

며칠 전에 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하여 홍성군청과 홍성읍사무소를 방문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공무원들의 태도는 자신감에 차 있고 고객들이 느끼기에는 교만하다고 할 수 있었다. 사실 공무원들의 수준은 높은 편이다. 수십 대의 공채에서 합격한 유능한 인재들이다. 공무원 집단은 나라를 위하여 공헌할 수 있는 자질이 충분하다. 그러나 자칫 주민들에게 군림하는 자세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공무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보수를 받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면 좀 마음이 열릴 것으로 본다. 자타 누구나 국가의 위기라고 하는 이때 더 열심히 업무에 충실하고 친절하게 봉사하여 국민들에게 활력소를 넣어야 할 것이다.

그런 긍정적인 조짐을 발견하였다.  홍성읍사무소 민원실에 앉아 있는 직원들은 두리번두리번하는 나에게 일어나서 “선생님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미소 지으며 다가오는 그 모습에 신선함을 받고, 놀라고 즐겁고 걸음걸이가 가뿐해진다. 읍사무소에서 볼일을 끝내고 군청 등기 과에서도 그런 경험을 하였다. 그 존칭어와 친절한 인사말에 피로감이 사라지고 갑자기 희망을 보는 듯하였다. 물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선생님 이것 좀 보아 주세요” 웃으며 답례를 하게 되었다.

선생님들끼리 불친절할 리 없고 막말이 오갈 수 없으며, 나를 존중해 주는 상대방을 존중하기 마련이다. 세상에 무시당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물론 나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받을 만한 격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군청이나 읍사무소는 더욱 친절해지고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우리 지역의 관공서가 되었으면 한다. 홍성 지역의 관공서와 직원들의 한 차원 높아지고 주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봉사하는 자세에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낯선 길을 묻는 길손이나 관광객에게도 ‘여기요, 저기요’ 하며 손가락이나 턱으로 안내하지 말고 미소로 자상하게 안내해야 하겠다는 자세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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