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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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P
  • 변승기 칼럼위원
  • 승인 2017.03.3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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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탄생과 죽음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 탄생은 많은 이들에게 기쁨과 축복을 주고, 죽음은 사람은 경건하게 만든다. 최근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죽음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호스피스와 싸나톨로지라는 죽음학에 관련된 학문에 관심이 생긴 것 같다.

과거에는 죽음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터부시한 때도 있었다. 아무튼 사람은 죽음을 피할 수 없다. 필연적인 죽음에 대한 관점과 준비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짧게 왔다가는 인생은 그 의미가 중요하다. 삶에 대한 평가도 살아가는 중에는 할 수 없다. 죽음이 앞에 왔을 때야 비로소 삶의 의미를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보통 사람은 삶은 마감하기 전에 섣불리 자신이 살아온 삶의 의미나 자신의 의미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나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제한적인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사회의 모든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을 할 수 없고 자신이 소속된 분야에서만 전문성을 갖춘다. 그리고 그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인식하면서 살아간다.

최근 TV를 보면 각 분야의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출연해서 사회, 경제, 정치, 국방, 외교 등에 대한 주제로 토론을 벌이면서 각자의 주장을 하고 있다. 그 주장에 대해서는 평가할 수 없지만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말에 조심하고 주의를 해야 된다.

만약 그 주장이 실제적으로 맞지 않는 결과가 나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예를 들어 경제 분야의 전문가가 미래를 예측하여 정책을 만들고 실천을 했는데, 반대의 결과가 사회에 나타난다면, 그 전문가는 문제가 없겠지만 그 전문가가 만든 정책을 믿고 따라간 사람들은 심각한 문제를 겪게 된다.

그 전문가는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그 전문가는 당연히 책임을 질 수 없고 소리 소문 없이 미디어에서 사라진다.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어느 곳에 가서 말할 수도 없게 된다. 그 만큼 삶의 현상은 예측하기 어렵고 역동적이라서, 단순하게 평가하거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

사람들은 계획은 세우고 예측하고 계산하고 뭔가를 만든다. 과연 그대로 진행되는가? 혹은 그 계획이나 예측이 빗나간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더 궁금한 것은 삶이라는 것이 계획하거나 예측한다고 그대로 진행되느냐는 것이다.

삶이 그렇게 진행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직업적인 부분에서도 예상을 빗나가지만 더 힘든 것은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다. 자녀는 부모가 원하거나 말하는 대로 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모가 보여주는 대로 성장한다. 부모와 자녀 모두 힘들 수 있다. 많은 사람들 즉 부모-자녀 간 갈등이 큰 사람들은 해답을 원한다. 어떻게 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관계가 좋아지는지 질문한다. 한국인구가 5천만이라면 개성이 5천만 개이고 5천만 개의 문화가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 어떻게 답을 할 수 있겠는가.

사람은 평생을 고민과 걱정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아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걱정이 많고, 자녀가 성장해서 결혼해도 그 나름대로 걱정한다. 정말 온전히 단 하루라도 마음 편안히 걱정하지 않고 사는 날이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사람이 죽으면 묘비명에 RIP라고 쓸까.

RIP를 풀어쓰면 REST IN PEACE 즉, 편안히 쉬라는 말이다. 사람은 죽어서야 비로써 편히 쉴 수 있는 존재다. 다시 말하면 살아가면서는 주변과 자신으로부터 끊임없는 문제와 걱정을 하면서 산다는 말이다.

사람이 정해진 길을 따라가면서 삶을 살아간다면 필자는 제안을 하고 싶다. 삶에 걱정이 포함되고 힘들다면 굳이 평화롭고 걱정 없이 살려고 노력하지 말고 그냥 받아 들였으면 좋겠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삶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자신과 자녀에게 특정한 틀을 제공하고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나답게 살아보자”라고 말하고 싶다. 나답게 산다는 것은 나를 포장하지 말고, 남의 기준에 맞추지 않고, 내 마음에서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이다. 자유 속에는 반드시 평화가 있다. RIP처럼.

변승기<광천고 교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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