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택일, 독배에서 용신제를 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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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택일, 독배에서 용신제를 올려야 한다”
  • 이용진 기자
  • 승인 2008.09.1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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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인간의 매개자, 천하만신당 신비(神妃)
무속은 반만년 우리 역사와 함께 해온 가장 오래된 종교이며 동시에 문화이고 역사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부터 비교적 가까운 시대까지 무속은 공식적인 탄압을 받는 한편 금기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무속은 여전히 우리 곁 어디쯤엔 가에 항상 이웃해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04호(1996년 5월 지정) 인 서울새남굿을 전승하는 이가 광천에 있다. 천하만신당 신비(神妃)가 그 주인공이다. 무속인이자 중요무형문화재 전수자로 전통을 이으며 인생사 길흉화복에 상담자로 살아가고 있다.
“무속인이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은 자기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어느 정도 사주팔자에 무속인 기질이 있는데 신의 내림을 당하면 싫어도 해야 하며, 그 인생이 평생 남을 위해 기도해야만 하므로 고달픈 삶이다”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인간적인 면모가 엿보인다.
“신아버지이신 서봉선생이 진적(신에 대한 대접)하는 날. 그분의 작두 타는 모습을 보는데 갑자기 장군 투구가 눈앞을 스치고 천상의 빛이 비치면서 순간 내 몸에 표현하기 어려운 전율이 느껴지고 나도 모르게 황홀함에 빠져 내 인생에서 이 선택은 필연이구나 하고 생각되었다.
광천 신진리 굿당에서 이인수 선생과 부산의 서봉 선생, 고 조선생에게 신내림을 받게 됐다. 일반적으로 신내림을 받는 첫날은 작두를 타지 못하는데 나는 작두를 탔다. 그리고는 1년간 정말 열심히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에 지친 사람들, 맥이 없는 사람들, 어려운 사람들, 돈이 없는 사람들이 상담을 하러 오는데 내가 마치 돈으로 굿을 해주고 일을 시키는 것 같았다. 그래서 3년간 방황을 했다. 너무 많은 풍파가 있었다. 이 길을 거역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는 다시 하게 됐다”고 개인사를 담담하게 말하는 그는 앞길을 인도해주는데 있어 탁월하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무속인이 되면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하는가? 라는 물음에 “무속인의 길은 신과 함께하기에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업보이므로 신을 빗대어 돈을 쫓다보면 그 죄가 자식이나 가족에게 가거나 나중에는 자신의 몸을 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항상 기도를 하고 사람들을 도와주고 해탈한 모습과 진정한 신과의 교량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우리는 나라굿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번 홍성 내포큰축제에서 신 아버지께서 오셔서 불삭거리와 새남굿의 한 거리인 상산거리를 한다. 나는 작은 역할이지만 장구를 친다. 그리고 내포축제 때 최영 장군 영신제를 하고 남산에서 12거리를 다할 계획이다”
취재말미에 광천에 대한 염려의 한마디를 했다. “독배의 큰 물줄기가 끊긴 상태이다. 이곳을 통해 모든 금전이 오고 가는데 이 젓줄이 끊겨 광천은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왔던 부와 명예가 일시에 분노와 어리석은 마음으로 드리워졌다. 헤쳐 나갈 방법은 1년 중 10월 달에 택일을 해서 용신제를 올려야 한다. 독배의 원맥인 용신 용궁을 위해 주어야만 한다. 그리고 오서산에는 산신제를 지내야 하는데 내 사비를 들여서라도 할 계획이다. 홍성사람들은 효를 근본으로 삼아야 사람들의 마음에 여유가 생길 것이다”고 염려의 소리를 전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04호(1996년 5월 지정) 인 새남굿은 서울지방의 전통적인 망자천도(亡者薦度)굿으로, 보통 진오기 또는 진오귀라 한다. 이를 분류하면 일반인의 망자를 위한 굿은 평진오기, 중류층은 얼새남, 상류층은 새남굿이라 한다. 이 망자천도굿은 지방마다 명칭이 다르다. 서울·경기 지방은 보통 진오기, 충청·경상도는 오구굿, 제주도는 시왕(十王)맞이, 황해도는 진오기, 평안도는 수왕굿, 함경도는 새남굿 또는 망묵굿·망무기굿 등으로 부른다.
서울새남굿은 굿청의 제반 장식과 만신들의 복식ㆍ음악ㆍ춤이 화사하며, 무악(巫樂)은 삼현육각을 잡아 연주하기 때문에 규모가 크며 화려하고도 장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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