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버릇 못 고치는 이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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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버릇 못 고치는 이 아이
  • 이철이 청로회 대표
  • 승인 2017.04.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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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삼촌의 쉼터이야기<42>

고등학교 2학년 아이였다.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우리 반 한 아이가 밥을 제대로 못 먹고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쉼터에서 돌봐주며 안되겠냐는 담임선생님의 전화였다.

이유인 즉 부모님이 어머님의 채무문제로 이혼을 하셨는데 아버님이 희수가 그런 어머니를 똑 닮았다고 하면서 희수를 무척 싫어했다고 한다.

그래서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친구 집에서 밥을 얻어먹고 지냈으며 노숙 아닌 노숙인 생활을 하며 학교에 다닌다는 것이다. 쉼터에 데리고 와서 수습자고 처리를 해주고는 공부 열심히 하면서 수급비를 잘 저축해서 대학에 가라고 하니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대로 고등학교는 큰 문제없이 잘 다니고 있는 중 알고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인가 쉼터에서 보지 못한 물건들이 보이고 돈을 많이 쓴다고 한다. 분명 내가 일주일에 한 번 만원씩 용돈을 주고 있는데 그 밖에 더 많은 돈을 쓰는 것이었다.

확인해보니 학교에서 친구들의 물건과 가방을 뒤져 손을 대는 나쁜 행동을 한다고 그 아이의 친구들이 말해줬다. 난 그동안 이 아이가 저지른 행동들을 꾹꾹 참고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상담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녁까지 기다려 봐도 아이는 오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직접 찾으러 읍내를 돌아다녀 봤는데 마침 그 아이가 술에 취해 길거리에 주저 아 있는 것이었다. 난 아이를 데리고 쉼터에 와 아무 말없이 쉬게 해주고는 아이에게 말 했다. 더 나이 먹고 후회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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