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아성’ 홍성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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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아성’ 홍성이 달라졌다
  • 최선경 칼럼위원
  • 승인 2017.06.07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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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경 <홍성군의원·칼럼위원>

여기저기서 뜻하지 않은 축하인사가 쏟아졌다. 내가 대통령이 된 것도 아닌데 많은 주민들께서 진심어린 마음으로 내게 축하의 뜻을 전해와 오히려 당황스럽기조차 했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며칠 동안은 대통령 하나 바꿨을 뿐인데 많은 것이 달라졌다며 고맙다는 인사까지 받게 될 줄은 몰랐다. 지난 정부가 워낙 비상식적인 나쁜 정권으로 고착되었기에, 새 정부는 조금 다른 모습만 보여주고 상식적으로만 해도 열광적인 호응을 얻는 것 같다. 대선 기간 내내 거리인사와 유세 등 최선을 다한 보람이 있었고, 덕분에 이제는 홍성군에서 유일한 여당 군의원이 되어 버렸다.

얼마 전 우연히 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젊은 여성사회복지사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대화 도중 그녀는 ‘이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을 수 있겠다’며 새로운 대통령 탄생에 만족스러움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고 정말로 세상이 바뀐 것을 실감했다.

뿐만 아니라 놀랍게도 전통적 보수세가 강한 홍성군이 달라졌다. 홍성군은 지방자치 출범 이후 민선 6기까지 단체장은 모두 보수 정당 후보가 당선됐다. 광역·기초의회 의원선거 역시 보수 정당 후보자들의 당선이 월등히 많았다. 이는 초고령화로 인해 보수 성향이 강한 만 60세 이상 유권자 수가 20~40대 젊은 유권자보다 상대적으로 많아 보수 정당 후보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지역이라는 점을 입증한다.

그런데 이처럼 ‘보수의 아성’이라 할 수 있는 홍성군에서 역대 대선 최초로 진보 성향의 후보가 승리한데는 두 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겠다. 하나는 내포신도시 젊은층 인구유입에 따른 유권자 성향이 달라진 것이 한몫 했다. 또 다른 하나는 선거 1주일을 앞두고 지역 국회의원인 홍문표 의원의 바른정당 탈당 및 자유한국당 복당이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평가다.

어쨌든 젊고 진보적인 유권자가 많은 내포와 홍성읍 이외에 면 지역에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색
채가 강하지만 그럼에도 홍성의 변화가 감지된다. 사실 각 지역마다 대선결과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번 대선 결과가 1년여 앞둔 지방선거 표심을 예측할 수 있는 풍향계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개헌과 함께 정치권은 내년에 실시되는 지방선거와 관련한 선거법 개정안을 들여다 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기초의회의원과 기초자치단체장 정당공천 폐지 논의가 일부 있었지만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이제는 정치 지형이 바뀌고 있는 만큼 지방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왜냐하면 현행 지방선거의 경우 중앙정치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상당한 폐해를 불러오고 있고, 지방정치까지 중앙정치에 예속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당공천제 개선과 함께 지방분권을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이 거세지고 있는 형편이다. 1995년 이래 역대 정부는 지방 분권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해왔다. 하지만 자치권을 평가하는 입법권, 조직권, 행정권, 재정권 등 어느 요인을 보더라도 실질적인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데는 아직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제가 외형만 그럴듯하지 ‘무늬만 자치제’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진정한 지방분권을 요구하는 지역의 목소리가 비등한 가운데 지방분권 해법들을 새 정부의 국정 패러다임에 어떤 식으로 녹여낼지 주목된다.

대한민국이 바뀌고 있다. 정치적인 작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정권교체 결과가 내년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질 잠룡들과 지역 유권자 표심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벌써부터 지역사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소한 무슨 당이라고 지지하고, 같은 동네라고 지지하고, 동창이라고 지지하고, 회원이라고 지지하고…. 최소한 이런 마음가짐으로 우리 지역 지도자들을 선출하지는 않을 것이라 믿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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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2017-08-08 06:19:13
아직은 시기상조입니다. 인간의 뇌란 하루 아침에 바뀔 수 없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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