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 “논밭·농심이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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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 “논밭·농심이 탄다”
  • 한기원 기자
  • 승인 2017.06.2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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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양저수지 상류 물 마른지 이미 오래 바닥이 ‘쩍쩍’

하천 곳곳에 ‘하천바닥 굴착 현장’ 줄이어 ‘장마대비’
21일 현재 가뭄이 계속되면서 농촌은 이제 한계 상황에 다다랐다.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홍성지역의 최대저수지인 홍양저수지의 상류 쪽은 바닥을 드러낸 채 저수지 바닥은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진 모습이며 저수지 중하류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며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 전국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도 38.5%로 평년의 57% 수준에 그치고 있다.

충남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가뭄이 지속되면서 농민들은 긴 가뭄으로 모내기를 한 논마저 물이 부족해 논바닥이 갈라지는 등 논밭이 타고 농민들의 가슴까지 타들어가고 있다. 충남도와 홍성군에 따르면 최근 1년 간 충남의 누적 강수량은 864.3㎜로 평년치 1280.5㎜의 67.4%에 그쳤다. 충남도내 898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도 50.4%로 지난해 64.9% 수준을 밑돌고 있다.  충남 서부지역에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 저수율은 지난달 말 9.9%로 1998년 준공 이후 처음으로 저수율이 이미 한자리 수로 떨어졌다. 보령댐 저수율이 7.5% 이하로 떨어지는 ‘심각’단계에 돌입하게 되면, 보령댐으로부터 물을 공급받는 지역은 제한급수를 시행하게 된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서 홍동면 수란리 등 홍성의 일부지역에서는 아직까지 모내기를 하지 못한 논이 속출하는가 하면 이미 모내기를 마친 논도 가뭄이 계속되면서 쩍쩍 갈라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소연이다. 또한 가뭄이 계속돼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오랫동안 물을 공급받지 못한 밭작물도 타들어 가고 있다. 따라서 마을의 하천 곳곳에는 프크레인 등을 이용해 하천바닥을 굴착해 물을 찾고 있다. 홍양저수지 상류지역의 하천을 비롯해 홍동천 등에는 줄을 잇듯 하천바닥을 굴착해 물을 찾고 있다. 지금은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 굴착을 한다고 하지만 갑자기 큰비라도 오기되면 또 다른 제2·3차 피해 유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특히 바다를 메워 농지를 만든 간척지의 경우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충남농업기술원이 최근 서산간척농지 A지구 농업용수원인 간월호 염도를 측정한 결과 4000ppm으로 영농 한계치인 2800ppm을 크게 웃돌며, 염분 농도가 이앙 한계를 이미 뛰어넘어 올해 농사를 포기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충남도 역시 가뭄지역 37개 지구에 477억 원을 투입해 다목적 용수개발, 지표수 보강 개발, 농촌생활용수 개발 등을 추진하는 등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보다는 단기적인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다분히 탁상행정, 전시행정이라고 농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또한 가뭄이 지속되면서 가뭄극복을 위한 지자체의 관정개발 등에 대해서도 농민들은 불만과 불신으로 가득한 상황이다. 홍양저수지 상류지역에서 논농사 30여 마지기를 짓고 있다는 오아무개(50)씨는 “정부나 군의 행정에 문제가 정말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현장에 나와서 살펴보지도 않고 행정을 집행하니 농민들의 현실과는 동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곳은 홍양저수지로 흐르는 물이 없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곳이다. 그런데 농어촌공사에서 해 놓은 공사를 봐라. 혹시나 했는데 물이 하천과 함께 말랐으니 다분히 돈만 쓴 전시용이 아닌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한 주민 이아무개(63)씨는 “정부의 농정정책도 마찬가지지만 홍성군도 마찬가지로 한심하다”며 “정부나 홍성군에서 가뭄극복을 위해 관정개발을 하는데 3000~5000만 원짜리 관정을 파라고 하니까, 군에서는 이것을 읍면별, 마을별로 분배해 주는데 많아야 1~2대씩 돌아가니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혜택을 보는 농민은 몇 안 되고 힘없는 사람은 혜택도 없다. 차라리 1000만 원짜리 3개, 5개씩을 마을별로 배정한다면 마을의 농민들이 알아서 고루 나눠서 사용해 많은 사람이 가뭄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을 텐데, 일방적으로 배정하니 쓸 수도 없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우선 규격이 큰 관정은 비용도 많이 들고 전기도 규격에 맞지 않아 불편함만 초래니 탁상행정, 전시행정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군청 관계자는 “가뭄이 지속되고 있어 농민들도 민감한 상황이지만 군에서도 모든 농민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상황을 설명하며 “올해 65개의 관정을 개발하고 앞으로 10여개를 추가로 개발할 예정으로 있다. 2000~3000만원이 소요되는 중형관정으로 읍면에 골고루 배정하다보니 탁상행정, 전시행정이라고 지적한다지만 한계가 따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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