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담아 연주하다, 홍성아코디언동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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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담아 연주하다, 홍성아코디언동호회
  • 송신용 기자
  • 승인 2017.07.01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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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속의 작은 매력, 아코디언 강좌
홍성아코디언동호회 회원들이 함께 아코디언 연주를 하고 있다.

우주은하아파트 A동 상가에서 풀무가 숨을 들이쉰다. 힘껏 들이쉰 숨은 음이 돼 한국생활음악협회라고 쓰여진 공간의 안을 가득 채운다.

이곳은 한국생활음악협회 홍성지부장이자 충남아코디언지도협회회장, 홍성아코디언동호회 강사를 겸임하고 있는 이영희(62) 선생이 주재하는 홍성아코디언동호회이다.

월요일 오전 9시 반부터 진행된 연습은 점심시간이 다 돼서야 끝났다.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모인 가운데 역설적으로 힘든 공기는 하나도 없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한 분이 짐을 꾸리자 다른 어르신도 자리를 정리한다. 귀를 즐겁게 하던 아코디언소리가 사라지고 동호회 연습실 안에는 기자와 이 선생만 남게 됐다.

각각 러시아와 이탈리아에 위치한 그네신음악대학과 마리아로자리아음악원에서 디플롬(Diplom, 졸업증서)을 획득한 이 선생은 피아노학원, 물앙금시문학회, 문인협회지부장을 그만두며 음악 하는 사람들을 모아 봉사단체를 만들었다. 한국생활음악협회의 탄생이었다. 단체는 창립되자마자 조손가정학생들을 위해 장학기금마련 콘서트를 개최했다. 벌써 7회째 진행된 이 콘서트는 한 학생에게 20만원 씩, 총 200만원을 매년 장학금으로 지급한다고 한다. 이 선생은 기세를 몰아 홍성아코디언동호회를 만들었다. 일반인들을 위한 동호회였다.

“갖고 있는 재능을 펼칠 수 있어요”

동호회 어르신들에 대해 이 선생이 밝힌 말이다. 이 선생에 따르면 이제 직장에서 은퇴해 갈 곳을 잃은 어르신들이 홍성아코디언동호회를 찾아 재능을 펼침으로써 정신적인 만족을 이룬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암수술을 3번이나 했지만 아코디언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은 회원, 손을 펼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다쳤지만 아코디언을 통해 재활에 성공한 회원, 자식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서 치매예방을 위해 아코디언을 배우는 88세 회원 등 다양한 사연을 갖고 있는 이들이 홍성아코디언동호회에 소속돼 있다.
 

홍성아코디언동호회 강사 이영희 씨.

“아코디언 활동을 통해서 어르신들이 꿈을 이룰 수 있다면 좋겠어요. 또, 어르신 말고도 직장인 분들을 위한 강좌도 마련돼 있으니 찾아주세요”

과거 우리나라의 텔레비전 영상을 보면 아코디언 연주를 할 때 오른손만을 사용해왔다. 오른손만 사용해도 멜로디는 충분히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성아코디언동호회는 아코디언을 정석으로 가르친다. 반주의 중요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연에는 이 선생의 출신에도 영향이 있어 보인다. 이 선생은 본디 클래식만 해왔고, 가요를 부르는 행위에 거부감을 느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이 선생은 가요를 아코디언으로 연주하게 되니 과거에는 몰랐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선생은 “이제는 아코디언의 매력에 빠져 못벗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선생은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계속 해왔듯이 봉사활동을 계속 하고싶어요. 또, 더 많은 어르신들이 아코디언을 배울 수 있게 군에서 많은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어요”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홍성아코디언동호회는 우주은하아파트 A동 상가에 있는 한국생활음악협회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매주 월요일 오전 9시 반부터 열한 시 반까지 어르신반, 화요일 저녁 일곱 시부터 아홉시까지 직장인반으로 운영된다.

2012년에 만들어진 홍성아코디언동호회는 2회를 거치고 이제 3회가 되는 실버드림콘서트를 7월중에 개최할 예정이다. 시간이 난다면 우리네 사연을 담고 있는 아코디언들의 연주를 들으러 방문해 봐도 좋을듯하다. 수강문의 : 010-5143-0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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