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인 조직개편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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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인 조직개편에 거는 기대
  • 최선경 칼럼위원
  • 승인 2017.07.0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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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이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인구 10만을 넘기면서 국 설치 법적요인을 충족하게 됨에 따라 조례를 개정해 정기인사를 단행하게 된 것이다. 지난 1일자로 단행된 이번 인사는 조직개편으로 인해 4급 국장 3명을 비롯해 406명이 새로 자리를 옮겼으며, 71명에 대한 승진도 함께 진행됐다. 추후 26명의 공무원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김석환 군수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두 가지 부분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하나는 6급 중간 간부에 소수직렬을 대거 발탁해 그동안 공직사회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있던 소수직렬에 대해 배려를 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여성 공직자들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군 대변인격인 홍보전산담당관에 최초로 여성 사무관을 발탁하는 등 여성공직자 비율을 높였다는 점이다.

그동안 행정직이 축산이나 산림, 기술 분야에 배치돼 있는 등 전문 직렬이 지켜지지 않아 많은 비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소수직렬을 배려했다는 김 군수의 의지 표명은 높이 살만하다. 하지만 여전히 인사는 모두에게 만족을 줄 수 없는 법, 일부 행정직들은 오히려 역차별을 받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한편 5급 이상 여성공직자가 늘어난 것은 환영할 일이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2016년 6월 기준으로 전국의 5급 이상 여성공무원 비율은 민선지방자치가 시작된 1995년 3.6%에 비해 20여년이 흐르는 사이 12.1%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17개 시도별로는 서울지역(20.3%)이 최고, 충남지역(6.5%)이 최저였다. 특히 충남도 본청의 경우 4.0%에 머물고 있다. 도내 15개 시군 중에선 논산시와 청양군이 14.3%로 가장 높은 반면 우리 홍성군은 2.7%로 꼴찌였다. 그런데 이번 인사로 4.8%로 높아져 예산군에게 간신히 꼴찌 자리를 내줬다. 홍성군 전체 여성공무원이 35%를 차지하는데, 5급 이상 여성공직자가 겨우 2명에 4.8%라니 고위 공무원 여성 비율이 낮아도 너무 낮다.

실무자급 공무원들이 기초 단계에서 여성들 의견을 듣고 반영한다고 해도 정책을 최종 결정하는 고위직 회의에서 남성들끼리만 모여 육아정책, 저출산 문제를 논의한다면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오기 어렵다. 한국의 미래는 여성의 두뇌와 힘을 어떻게 최대한 활용하느냐, 여성들에게 지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얼마나 많이 열어주느냐에 달렸다면 지나친 주장일까?

최근 지자체 인사 원칙은 과거 공직사회에서 흔히 보였던 연공서열이 사실상 무너지고 능력자 위주로 발탁하는 것을 우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소위 ‘능력’만 인정받으면 빠르게 승진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승진이 잘 되는 핵심보직에 대한 경쟁률은 과거보다 한층 더 치열해진 양상을 보인다.

이른바 ‘꽃보직’이라 불리는 인사·예산 등의 업무를 관장하는 행정지원과가 암암리에 서열 1위였다. 하지만 행정조직도 이젠 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일자리, 복지 등에 맞춰 능동적으로 개편하고 공무원들도 일의 우선순위를 주민들의 요구에 맞춰야 할 시대로 변했다. 행정 중심의 옛 조직은 가고 소외계층을 전담해 온 사회복지사 등 서민을 위하는 복지와 일자리 창출 관련 부서가 우선시 됐으면 한다.

인사가 혹 누구를 챙긴다는 차원에서 단행되면 조직이 갖고 있는 힘의 가치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다. 지금 홍성군 공무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시와 통제가 아닌 스스로 일을 할 수 있는 조직문화이며, 능동적인 조직문화는 예측 가능한 인사시스템에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공정한 시스템에 의해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지만 공무원 인사를 계량화 할 수 있는 틀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그래야 선출직에 의해 공무원 인사가 좌우되지 않고 공무원들도 소신과 원칙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번 조직개편에 거는 기대가 크다.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파격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포장만 뜯어고치는 개편작업’이었다는 평가가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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