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인 인터뷰 - 사람이 희망이다<5>
충남지방경찰청 김재원 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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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 인터뷰 - 사람이 희망이다<5>
충남지방경찰청 김재원 청장
  • 글=한기원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7.07.0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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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지방경찰청 김재원 청장
경찰에게 ‘콩밥’ 먹이고 직접 ‘식판’들며 파격 소통행보 홍성 출신의 김재원 충남지방경찰청장.

홍성서장 재임, 최초로 ‘음주단속’하지 않고 교통사망사고줄이기 1위 화제
충남경찰청구내식당, 매 끼니마다 까만 서리태콩, 노란병아리콩 밥에 가득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줄을 서서 직접 식판에 음식 담아 식사하며 소통해
시·군 지역별 맞춤형 치안활동·기본업무중심 치안활동 주문, 주민만족 목표


 

지난해 12월 1일 제28대 충남경찰청장으로 취임한 김재원(58·치안감)청장이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지 200일이 지났다. 김재원 청장은 취임 7개월이란 시간동안 고향의 청장으로 많은 변화와 개혁, 파격적인 공감과 소통행보를 보이며, 파격적인 혁신을 시도하고 있어 화제다.

“제 취임사는 전임 청장님 취임사를 다시 한 번 읽어보는 것으로 갈음하고, 주민 만족을 목표로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업무를 추진해 나갑시다.” 지역출신의 경찰청장으로서 치안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재임 중 내세울 만한 새로운 시책을 만들기보다는 철저히 주민 중심의 치안활동을 펼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실제로 김 청장은 관행적으로 행해오던 취임사 낭독과 초도방문을 직원들과 함께하는 특강과 간담회로 대체하는 파격적인 행보로 업무를 시작했다. 또한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시군 지역 특성에 맞는 치안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경찰서장에게 권한을 대폭 위임하고, 지방청의 현장 지원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내부만족이 자연스럽게 외부만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직장 문화를 만들기 위해 불필요한 일을 찾아 없애고, 격의 없는 소통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는 평이다.

의례적인 업무보고와 의전에 치우친 기존 초도방문의 틀에서 벗어나 15개 경찰서를 직접 순회하며 ‘목표가 없으면 성공도 없다’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 충남경찰의 치안철학을 공유하는 한편 바쁜 와중에도 상하계급을 막론하고 직원들의 애사를 빼놓지 않고 챙기고 있다고 한다.


■홍성서장 재임, 음주단속 안해 ‘화제’
김재원 청장이 홍성경찰서장으로 재임할 당시인 2006년, 홍성지역에서는 최초로 ‘음주단속’을 실시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교통사망사고 줄이기 평가에서 충남경찰청 산하 19개 경찰서 중에서 1위를 차지해 화제가 됐다. 또 관내에서 일어난 교통사망사고는 2006년 22건으로 2004~5년의 33건에 비해 11건이 줄어 33%의 감소율을 보였다. 이는 당시 김재원 서장이 매주 월요일을 교통단속이 없는 날로 정하고, 경찰의 단속보다는 운전자 스스로가 교통법규를 지킬 수 있는 사회 분위기 조성과 주민들이 스스로 법을 지키는 의식 전환의 계기를 마련한 결과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망사고도 현격하게 줄어들어 더욱 값진 결과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재원 청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위반과 단속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내린, 일종의 운명을 건 도전이었습니다. 전국적으로 집중음주단속이 펼쳐지던 시국에 얼핏 상식에 어긋난 방침인 것도 같지만, 제 생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감독자가 없어도 양심과 자율에 따라 처신하며 선진군민이 되어주실 거라 믿었다”고 말하고 “결과적으로 단 하루도 음주단속을 실시하지 않았음에도 ‘2006년 충남도내 사망사고 감소율 1위 지역’으로 홍성이 선정되는 쾌거를 기록했지요.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신 홍성군민들에게 직접 1만장의 감사편지를 써 보냈던 일은 지금도 가슴 뻐근한 보람으로 남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와 확신에 찬 철학은 전북지방경찰청으로 재임할 당시인 2015년 하반기 체감안전도 조사 발표에서 전북지방경찰청이 역대 최고 점수로 상·하반기 종합 1위를 차지한 결과로 나타났다. 2015년 7월 9일부터 3개월간 국민 910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전북지방경찰청이 전국 평균(68.6점)을 훨씬 웃돌며 전국 1위의 영예를 안았던 것이다. 김재원 청장은 충남경찰청장으로 부임한 후 국제라이온스전북지구와 한국전문기자협회가 선정한 ‘2016 전북인물대상 시상식’ 전북발전 사회공헌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서 ‘울지마! 제이’표지(사진 왼쪽)와 저서 ‘공감의 힘’표지.

 

■콩밥 먹는 ‘충남경찰’ 간부식당도 없앴다
김재원 충남경찰청장은 “하루가 멀다 하고 경찰관들에게 ‘콩밥’을 먹이는 청장”으로 알려져 화제다. 충남지방경찰청 직원들에게는 ‘콩밥 먹는 경찰관’이란 묘한 뉘앙스를 풍기게 된 사연이다.

지난해 12월 충남지방경찰청장으로 부임한 김재원 청장은 관사생활을 하는 관계로 구내식당을 자주 이용한다고 한다. 하루는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 부하직원에게 “고생하는 직원들한테 밥이라도 좀 좋은 걸 먹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는 것. 농촌인 홍성의 갈산면에서 나고 자라서 지역사정에 밝은 김 청장은 바로 홍성전통시장으로 향했고 한 도매상에서 서리태콩과 병아리콩을 샀다. ‘콩 공수작전’은 부임 이후 봉급날마다 벌어지고 있는데, 매달 자신의 급여에서 20만 원가량 떼어내 직원들에게 콩밥을 먹이는 것이다. 충남지방경찰청의 구내식당에서 매 끼니마다 까만 서리태 콩과 노란 병아리 콩이 밥에 가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구내식당의 쌀도 최근에 도정한 쌀만 쓰도록 했다. 윤기 흐르는 쌀에 두 가지 콩까지 넣어 밥맛이 좋아지자 직원들은 반색했으며, 구내식당 이용률도 높아졌다고 전해진다. 과연 한 끼 식사 3000원짜리 밥에 누가 콩을 넣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풀린 충남경찰청 구내식당의 풍경이며, 숨겨진 사연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줄을 서서 직접 식판에 음식을 담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탈권위’의 상징으로 회자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물론 정부부처 장·차관과 자치단체장 등이 손수 식판을 들고 음식을 담는 모습은 흔치 않은 장면이다. 20~30여년 이상 부하직원이 ‘차려준 밥상’에 앉아 숟가락만 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관행을 일찌감치 깬 기관장이 바로 김재원 충남경찰청장이다. 지난해 12월 부임한 김 청장은 충남경찰청사 7층 구내식당에 있는 간부식당을 외부 손님을 초대하는 행사를 제외하고는 폐쇄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결과적으로 충남경찰청 간부식당을 폐쇄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재원 청장은 “직원들이 편하고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게 지휘관의 역할”이라며 “계급은 조직 내에서 일할 때나 필요한 것인데 먹고 사는 것에서 차별을 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파격적인 소통행보의 결과는 충남경찰이 전년 동기 대비 5대 범죄 발생건수는 감소했고, 검거율은 상승한 것으로도 나타났는데, 이는 김 청장이 자율과 책임에 따른 시·군 지역별 맞춤형 치안활동과 기본업무 중심의 치안활동을 주문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한편 지난달 발표한 경찰 총경 인사에서 충남 일선 시·군 서장들이 대거 고향의 서장으로 금의환향(錦衣還鄕)하면서 또 화제가 됐다. 이처럼 유례없는 대다수가 만족스런 인사는 먼저 금의환향을 경험한 김 청장의 의견수렴 덕분이라고 이구동성이다. 꼭 고향이 아니어도 원하는 부서로 발령되는 등 경찰 내부의 만족도와 함께 지역민들의 환영 분위기가 높은 이유다. 이렇게 바쁜 공무 중에도 김재원 청장은 명언 등에 자신의 생각을 더한 에세이집 ‘울지 마! 제이’를 출간했다. ‘제이’는 특정 인물을 지칭하는 단어가 아니라 나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앞으로 걸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자아’를 뜻한다. 앞서 지난 2010년 10월에는 성공하는 미래를 준비하는 방법 등을 담은 저서 ‘공감의 힘’을 출간한 바 있다.

김재원(58·치안감) 충남경찰청장은 홍성군 갈산면 와리 목과마을에서 태어나 용호초(23회), 갈산중(23회), 홍주고(3회)와 고려대를 졸업했다. 1988년 경찰간부후보 36기 경위로 임관한 이래 2005년 총경 승진해 강원도 양구경찰서장, 홍성경찰서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 경무관으로 승진, 경찰청 대변인과 강원지방경찰청·인천지방경찰청 차장,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5년 치안감으로 승진해 전북지방경찰청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12월 고향인 충남경찰청장으로 부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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