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섞어 마신다고 숙취가 생기는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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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섞어 마신다고 숙취가 생기는게 아니다
  • 한혜원 전문기자
  • 승인 2017.07.2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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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건강상식365 <8>

지나치게 폭음하면 이튿날 아침 머리가 아프고 뱃속이 메슥거리고 목이 타서 전형적인 숙취의 증상이 나타난다. 출근 후에도 피로하고 권태감이 심하며, 뱃속이 좋지 않고 현기증이 나서 정상적인 근무를 하기 어려운 때가 많다.

이미 필자가 지적한 바와 같이 이와 같은 숙취는 술을 마셨을 때 몸속에 들어간 알콜이 아세트알데히드란 중간산물을 만들어 일으키는 증상이다. 물론 저질의 합성주나 싸구려 술 속에는 에틸알콜 외에도 휴렐유 같은 불순물들이 포함되어 역시 골치를 패는 숙취의 원인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숙취는 한두 잔의 다른 술을 섞어 마신다고 해서 일어나지는 않는다.

서양사람 들의 가정에 저녁 초대를 받아 본 사람이면 누구나 겪었으리라 생각하지만, 푸울 코스의 저녁을 먹으려면 적어도 4~5가지의 각기 다른 술을 마시게 된다. 맥주나 포도주는 물론 럼이나 샴페인, 보드카 같은 술들을 그대로 마시거나 칵테일로 섞어 마시는 수가 많다. 이렇게 많은 종류의 술을 마셨다고 해서 다음날 아침에 숙취를 일으키는 일은 별로 없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짬뽕’만 하면 으례 숙취가 반드시 일어난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숙취는 술을 마시는 사람의 신체적 조건과 술의 질과 절대량, 그리고 술을 마시는 속도에 따라 좌우된다. 즉 숙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화 능력이 떨어지고 전신 상태가 나쁠 때는 가능한 한 전체적인 음주량을 줄이고 술을 마시는 속도도 늦추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아세트알데히드의 생산량도 줄어들고 생겨나는 속도도 늦어져 거의 숙취를 일으키지 않는다. 여러 가지 술을 섞어 마실 때는 도수 높은 술을 먼저 마시고 알콜 함량이 적은 술은 뒤에 드는 것이 좋다. 실제로 외국에선 값 싸게 술에 취하는 방법으로 위스키나 진과 같은 독한 술을 한두 잔 마신 후에 맥주를 드는 경우가 많다.

이 때 피해야 할 것은 가능한 한 음주의 속도를 늦추어야 하겠다. 여러 가지 술을 섞어 마시면 같은 종류의 술을 계속 마실 때보다 돗수가 높은 술 때문에 일시적으로 빨리 취하기 쉽다. 따라서 술을 섞어 마실 때는 자신도 모르게 갑자기 취기에 빠지지 않도록 서서히 마셔야 하겠다. 역시 술은 적당히 즐기는 정도에서 그칠 수 있다면 어떤 술이나 섞어 마셔도 숙취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 기사와 삽화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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