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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 걱정없고 농사 짓기 좋은 ‘모가울·조잔마을’희망을 일구는 색깔 있는 농촌마을사람들<15> 장곡면 가송1리마을
  • 취재=허성수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7.08.2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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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번 지방도에서 바라본 가송1리 모가울마을 전경. 도로 반대편에도 이만한 규모의 조잔마을이 있다.

홍성군 장곡면 가송1리는 면 소재지에서 광천읍 방면으로 서쪽 약 1km 지점에 위치한 농촌마을로 약 60가구 100여 명이 살며 수도작을 한다. 96번 지방도와 야트막한 산이 마을을 가르고 있는데 모가울마을과 조잔마을로 각기 불린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자연재해가 별로 없고 물 공급이 원활해 가뭄 걱정 없이 벼농사를 짓기에 좋은 동네라고 한다.


■도깨비불 막기 위한 도끼비제와 샘제
그러나, 옛날에는 화재가 잦아 마을사람들이 도깨비를 달래야 액운이 물러간다며 제사를 재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장곡면지에 기록된 내용을 보면, 1930년 무렵 가송1리와 가송2리의 경계지점에 불이 났는데 마치 도깨비불처럼 점점 마을 안쪽으로 번졌다. 그래서 주민들은 정월 열나흗날 도깨비를 달래는 제사를 지내기 시작했다. 집집마다 쌀이나 돈을 모아 제물과 음식을 준비하고 정월 대보름날 땅거미가 질 무렵 마을회관에 모여 도깨비제와 샘제를 함께 지냈다.


■대부분 노인들 의료와 교통문제 호소
현재 가송1리는 고령화가 심각해 마을주민들의 80%가 65세 이상 노인들이다. “마을 주민 거의가 노인이다 보니 아픈 사람도 많습니다. 거의가 병원에 다니시는데 의료비 지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죠.”

가송1리에서 사업을 하며 마을 어르신들을 친부모처럼 섬기고 있는 SP냉동 이순일 대표의 말이다. 가까운 면소재지에 보건지소가 있어도 예방접종을 받기 위해 이용할 뿐 노인병을 위한 전문적인 진료는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어르신들은 비교적 가까운 광천읍내 병원을 다닌다고 한다. 그마저도 힘든 노인들이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어르신들이다.

승용차가 있어서 직접 운전할 수 있거나 다른 가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어르신은 예외지만 그렇지 않은 어르신이나 홀몸 노인은 하루에 몇 대 다니지 않은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불편한 몸으로 큰길가에 나가서 버스를 타고 읍내에 나가 진료를 받을 수 있는데, 배차시간이 긴 버스를 기다려서 돌아오면 한나절이 다 가버린다. 이순일 대표는 오지마을 어르신들에게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의료와 교통문제를 꼽았다.


■마을 진입로 꽃 가꾸기 사업
가송1리에서 가장 젊은 층에 속하는 고진배(57) 이장은 마을을 젊게 만들어보기 위해 올봄 ‘색깔 입히기’를 시도했다. 큰길에서 마을로 들어가는 진입로와 주요 농로에 각종 꽃을 심은 것이다. 동네 자체에서 조성한 기금으로 해바라기, 백일홍, 영산홍, 철쭉, 맨드라미 등의 모종을 구입해 주요 길목마다 양편에 심었는데, 철따라 피어나면서 한층 더 밝아졌다. 고진배 이장은 내년에는 군에 신청을 해 지원을 받게 되면 ‘꽃가꾸기’ 사업을 제대로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주민안전 위협하는 지방도 교차로
그런데, 마을 지도자들은 가송1리 모가울마을 진입로와 96번 지방도가 합류하는 지점에서 사고가 잦다고 관계 당국의 대책을 호소했다. 모가울마을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동차를 몰고 왕복 2차선 지방도로를 타야 하는데 T자 형태의 교차지점에서 장곡면 소재지 방면으로 좌회전할 때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고 했다.

우종설 씨가 마을진입로에서 장곡면 소재지 방면으로 굽이진 도로를 가리키며 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운전자는 교차지점에서 잠시 멈춰 왼쪽을 주의 깊게 바라보며 광천읍 방면으로 달려오는 자동차가 없을 때 좌회전을 하도록 돼 있는데 곡선 도로여서 150m 정도밖에는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갑자기 달려오는 차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96번 지방도로가 약간 튀어나온 산자락을 휘감아 돌면서 숨어버리는 형태여서 면소재지에서 시속 60km로 규정된 속도로 달려올 경우 급정거가 쉽지 않고 모가울마을을 벗어나려고 좌회전하는 차와 부딪히는 사고가 종종 일어난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더욱이 곡선 도로가 불가피한 지점의 산자락에 키 큰 나무들이 우거져 있어서 겨울철 눈이라도 오고 나면 나무그늘 때문에 녹지 않은 눈이 빙판길을 만들어 자동차가 커브를 돌면서 미끄러져 추락하거나 반대편 차량과 충돌사고도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순일 대표는 튀어나온 산자락을 깎아내고 직선화함으로써 모가울마을에서 좌회전이 용이하도록 운전자의 시야를 넓고 멀리 확보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제안했다.

“광천읍 방면으로 우회전해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집니다. 점멸등을 설치해도 별 의미가 없습니다. 감속을 위해 도로에 방지턱을 설치하는 것은 오히려 더 위험합니다.” 이 대표는 마을 어르신들이 대부분 운전자라는 점을 감안해 안전한 지방도로 진입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주문했다.


사람보다 꽃동네 만들 계획

고진배 가송1리이장
“올해 처음으로 주민화합을 위해 마을 가꾸기 사업으로 ‘색깔 입히기’를 했는데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호응으로 마을이 꽃동네로 변했습니다. 특히 이 마을에 와서 SP냉동을 운영하는 이순일 회장님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고진배 이장은 광천읍에 살면서 2005년부터 가송1리에 냉동창고를 지어 운영하며 마을주민들과 가까운 이웃이 된 이순일 SP냉동 대표가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내년에 군청에 마을 만들기 사업을 신청해서 200만 원 정도 지원을 받아 ‘사람보다 아름다운 꽃동네’로 만들어 볼 계획이다.



800m 꽃길 거저 된게 아니죠

우종설 전 마을청년회장
조상 대대로 가송1리에서 살고 있는 우종설 씨는 마을청년회장을 지내기도 했고 대외적으로 의용소방대, 경찰서 생활안전협의회 등의 단체에서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며 지역사회는 물론 마을의 든든한 지킴이가 되고 있다.

“고진배 이장님 부부가 꽃동네 만든다고 올해 고생 많이 하셨어요. 꽃길로 조성된 도로 길이가 800m 쯤 될 것 같습니다. 이순일 대표님도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우 씨는 고 이장과 이순일 대표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마을에는 귀농·귀촌가구도 약간 있다며 인사 정도만 나누는 수준에서 잘 어울려 하나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곡면서 번 돈 장곡면에 환원

이순일 SP냉동 대표
홍성군청 소재지에서 남쪽으로 홍동면을 지나야 갈 수 있는 장곡면, 그만큼 멀리 외진 곳에 있어서 달려가는 동안 지명 앞 글자의 장(長)자가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가송1리 마을 지도자들을 만나기로 한 곳이 장곡면 소재지에 있는 상록수식당으로 장곡면 노인회가 임원회를 하는 자리였다. 가송1리 마을에서 SP냉동을 운영하는 이순일 대표가 모처럼 모인 장곡면 어르신들을 위해 점심을 대접하기로 돼 있었는데 그 자리에 기자도 합석했다.

명예 장곡면민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대표는 특별히 농촌 어르신들을 잘 섬겨 칭찬이 자자하다. 이 대표는 2005년 가송1리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가까운 광천읍에 살고 있는 그는 가송1리에 사업장 부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가송1리는 겨울에도 개나리가 피는 곳입니다. 양지바른 곳을 찾아 창고를 지었죠.”

냉동창고는 최하 -40℃까지 온도를 조절해 농수산물을 저장하는 시설로서 바깥 날씨가 따뜻한 것 하고는 별 상관관계가 없을 것 같은데, 그 이유를 아리송해 하는 기자는 아마도 그가 가송1리의 따뜻한 인심에 반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었다. 창고에는 광천 김을 비롯한 수산물과 양파, 마늘 등 농산물을 저온저장해 전국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돈을 벌면서 공장을 짓도록 허락한 마을을 위해, 장곡면을 위해 적극 기부를 하는데, 특히 그는 어르신들을 적극 섬긴다. 그러나 장곡면이 너무 낙후된 점을 안타까워하는 그는 날로 쇠퇴하고 있는 광천읍과 같이 홍성 남부권을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성군의 균형발전을 위해 군청 신청사를 21호선 지방도로를 따라 홍성 남부권역으로 이전해야 합니다. 그리고 광천읍과 장곡면 사이에 산업단지를 조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대표는 고령화가 심각한 홍성 남부권에 젊은이들을 끌어들여 활력을 불어넣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며 지역의 지도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구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취재=허성수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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