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인 인터뷰 - 사람이 희망이다 <9>
재부천홍성군민회 강중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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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 인터뷰 - 사람이 희망이다 <9>
재부천홍성군민회 강중식 회장
  • 취재=허성수/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7.09.0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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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부천홍성군민회 강중식 회장

조합비리 척결 부천 구도심 재개발사업 추진 성공

강중식 회장은 조합비리로 지지부진하던 중동1-1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제2대 조합장으로 추대 받아 투명하고 민주적인 운영으로 조합원들의 신뢰를 받으며 올해 봄 착공에 들어갔다.

광천상고 졸업 후 안산 거쳐 부천에 정착해
2006년부터 추진된 재개발 사업 지지부진
2013년 조합장 추대되자 강한 추진력 발휘
주말에는 예산군 덕산 ‘산마루펜션’ 운영해


 

경기도 부천시 구도심의 가장 노란 자위라고 할 수 있는 중동 780번지 일대가 고층 아파트단지로 화려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인물은 강중식 재부천홍성군민회장이다. 추진 주체가 중동제1-1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어서 강 회장의 직함은 부천에서 조합장으로 불린다. 2006년 추진위원회가 구성됨으로써 시작된 이 사업은 2009년 2월 정비구역이 지정되고, 2009년 7월 24일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지만 그 동안 숱한 우여곡절을 거쳐 2017년 4월 6일에야 착공했다.

도심 속에 노후화된 건축물 1만6142㎡를 재개발해 현대화된 주거환경에서 삶의 질을 높여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사업이었지만 그 속에서 살아온 281세대의 주민들의 뜻을 하나로 결집시켜 탄력을 붙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시점에서 11년만이고, 조합 설립을 한 기준으로 하면 8년만인 바로 올해 봄에 첫 삽을 뜨게 됐으니 그나마 중동1-1구역은 성공한 셈이다.

전국에서 주거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한 뉴타운 사업이 이명박 정부시절 숱하게 진행됐지만 주민들 사이 찬반양론으로 분열돼 중단된 곳이 적잖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터파기 작업이 진행중인 중동1-1구역은 강중식 조합장의 남다른 추진력이 주목되고 있다. 본지는 더위가 한 풀 꺾인 8월 중순 강중식 조합장을 부천 중동역 부근에 있는 조합 사무실에서 만났다.
 

-어릴 때 고향 이야기를 해 주시죠.
“제 고향은 장곡면 신동리입니다. 1961년 생으로 장곡초교, 광천중, 광천상고(25회, 현재 광천제일고)를 나왔습니다. 옛날에는 광천읍까지 배도 들어오고 홍성읍보다 더 번성했다고 들었읍니다. 고향은 군대 제대 후 1986년에 떠났습니다.”

-그때 바로 부천에 왔습니까?
“처음에는 안산에 갔다가 서울을 거쳐 1989년 부천에 와서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주)백천정밀에서 총무부장을 끝으로  나와서 15년간 카센터를 운영했는데 사업장이 재개발구역으로 편입되면서 그만뒀습니다.”

-재개발지역 조합장은 정말 어려운 자리인데 어떻게 이런 일을 맡게 되셨는지?
“원래 조합장이 있었으나 시공사와 공사비가 불합리하게 계약되어서 조합원들에게 큰 부담을 안게 되었습니다. 원만한 재개발사업추진을 위해 공사비를 현실화할 수 있는 시공사로 업체를 바꿀 수 있도록 조합원들과 노력한 결과 전 조합장과 시공사가 잘못을 깨닫고 그만두게 됐고, 조합원들이 저를 조합장으로 선출해 줬습니다. 그때가 2013년입니다. 저는 직장에 다닐 때 총무를 오래 했기 때문에 행정에는 자신이 있었고 재개발법에 민감했습니다. 건축에는 문외한이었지만 이 방면에 경험이 많은 지인, 친구, 관계공무원 분들을 귀찮게 하면서 열심히 배웠습니다.”

-조합장으로 추대된지 4년만인 올해 착공했는데 어려운 일은 없었습니까?
“시공사와 본 계약할 때가 제일 어려웠지요. 사업비용중에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시공사는 담당자들 모두가 프로이고 무경험자인 조합장은 아마추어 입장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저는 오로지 조합원의 입장에서 몇 달 동안 여러 수싸움을 통해 조합원에게 부담 없도록 최대한 얻을 거 얻으면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때가 보람도 있었지만 제일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요즘은 스트레스를 덜 받습니다. 지난 1년여 동안 이주 철거할 때도 무척이나 힘들었지요. 반대파들, 세입자, 영업종사자들의 생계터전을 모두 조기에 이주시켜야 하는데 조합 사무실은 매일매일이 전쟁터였습니다. 불만을 품고 찾아와 행패부리기도 했는데 잘 달래고 슬기롭게 대처해 무난하게 이주철거를 마치고 부천에서 제일 먼저 재개발사업의 착공과 분양을 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조합원 모두가 제가 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성원을 보내줍니다. 뉴타운은 이명박 대통령 시절 유행했지만 지금은 제대로 진행되는 곳이 얼마 없습니다. 경기도 부천에만 100여 군데 됐으나 거의 해산하고 여남은 개 남았으나 그중에서 착공한 곳은 우리뿐입니다. 지금 지하층 토목 터파기 공정이 80% 진행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250세대로 계획했다가 용적률을 높여 339세대로 늘어났습니다. 단지가 시민회관과 붙어있어서 부천의 중심지입니다. 분양은 거의 끝났고, 몇 세대 안 남았으니 성공한 편입니다. 2019년 11월 입주할 예정입니다.”
 
 

강 회장이 효성에 시공을 맡겨 착공한 아파트단지 조감도를 가리키며 기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재개발지역 주민들 중 찬성률이 높았던 모양이죠?
“지주가 112명이었습니다. 옛날 사업성이 좋았을 때는 1~2명 빼고 다 분양 신청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서 최종 112명의 지주 중 60%인 71명이 분양신청을 했습니다. 그러면 나머지 지주 41명의 땅을 조합에서 사야만 했습니다. 조합 자체에서 자금을 변통해야 하는데 금융비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게다가 작년 9월 금융위원회에서 집단대출(가계대출)을 제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렵게 시중은행의 저렴한 이자 혜택도 받지 못하고 투자금융 쪽을 통해서 자금을 조달하다 보니 추가적인 이자 부담은 있으나 원활한 일반분양으로 조기상환하면서 부담을 최소화했습니다. 조합원의 추가분담금까지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지주들 중에 보상비만으로 새 아파트 입주가 어려운 주민들이 재개발을 반대했겠죠.
“그러나 부천의 발전을 위해서는 재개발해야 됩니다.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죠. 우리 구역은 세입자. 영업보상자까지 포함하면 340여 세대 되는데 재개발에 반대하는 40%의 현금청산자와 세입자의 반대투쟁에 몇 년 동안 정당한 법집행도 통하지 않고 소극적인 정치인들의 무관심속에 힘들게 싸웠습니다. 이제 우리 조합은 개별적인 에어컨 설치가 필요없는 지역난방과 냉방을 같이 하는 시스템을 채택했기 때문에 저렴한 관리비는 물론 부천에서 제일 가는 특화된 최신 주거형 아파트가 될 것입니다.”

-2019년 아파트가 완공되고 조합이 해산하게 되면 그 후 계획은?
“2019년에 아파트가 완공돼 입주를 시작한 후에도 조합을 청산하는데 3~4년이 걸립니다. 2023년 쯤 조합을 청산하고 나면 가족들과 덕산에 내려가 펜션을 운영하며 노후를 보낼 작정입니다.”
 
-홍성 발전을 위해 고언을 부탁드립니다.
“제가 어릴 때 생각하면 홍성은 많이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기업체가 많이 들어온 서산과 당진은 소득수준이 높으나 홍성은 재정자립도가 낮습니다. 홍성군에 기업체가 많이 들어와서 넉넉해져야 합니다. 그래야 군민들이 복지혜택을 많이 누릴 수 있습니다. 홍성은 내포신도시가 들어왔으나 기대한 만큼 발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일 내포신도시가 독립하게 되면 큰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홍성군은 기업체를 유치하되 공해 없는 산업체를 유치해 세금 수입으로 재정자립도를 높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지금 고향세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고향에 세금을 내고 기부도 하는 좋은 제도인 것 같습니다. 출향인들이 고향을 도울 수 있도록 어서 시행되었으면 합니다.”
 

강중식 조합장은 작년에 자신의 고향 가까운 예산군 덕산면에 아름다운 전원주택을 지었다. 그러나 자신의 안락을 위한 집이 아니다. 덕산온천을 찾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지은 최고급 펜션이다. ‘산마루펜션’인데 건물 6개 동에 12개 팀이 들어와 숙식이 가능한 방이 준비해놓고 사업을 시작했다.

“15평짜리 8개, 40평짜리 2개, 35평짜리 1개 등 복층구조로 돼 있어 가족행사가 가능합니다. 덕산스파 고객이 많이 오죠. 겨울과 여름방학시즌에는 아이들 물놀이와 연계해 고객이 많이 찾습니다. 동하절기 외 평소 주말에도 덕산온천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져 계절을 잘 타지 않죠. 여름철에만 붐비는 해수욕장과는 달라 비수기가 없습니다.”

강중식 조합장은 특히 주말에 고객이 많아 금요일 밤부터 월요일 새벽까지는 산마루펜션 사장으로 변신한다. 매주 금요일 영등포역에서 떠나는 장항선 막차를 타고 삽교에 내려가는데 월요일 새벽 첫 기차로 상경한다. 일주일 내내 쉬는 날이 없이 부천과 예산에서 일하는 셈이다.

비록 그가 홍성 대신 바로 이웃한 고장에 미리 터를 잡았지만 재부천홍성군민회장으로서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2001년 3월 창립된 부천홍성군민회는 지금 진성회원 40여 명으로 많지는 않지만 홍성향우회관도 마련했을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한다. 매월 첫째 수요일 모임을 하며 연 1회 야유회를 한다. 2년에 1회 격년제로 홍성군체육대회에 참여해 홍성사랑회에 장학금을 기탁하기도 한다. 고향에는 어머니가 계시고 아버지는 작년에 돌아가셨다. 홍성축협의 강희식 상무가 그의 형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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