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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이후 꽃조개 너머 홍성읍 배후 생활권으로 성장희망을 일구는 색깔 있는 농촌마을사람들
<19>구항면 마온리 마온마을
  • 취재=허성수/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7.09.2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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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항면 마온리마을 주민들은 동네보다 나라를 더 걱정하는 애국심으로 무장돼 있다.

구항면 마온리는 면소재지가 서산 방면 29번 국도변에 위치한 것과는 달리 광천읍 방면 21번 국도변에 있어 고개 하나 넘으면 홍성읍이다. 홍성읍이나 광천읍에 나가기가 수월한데 오히려 대중교통으로 구항면 주민센터를 가기가 더 불편하다. 군내버스를 타고 홍성읍에 나가 환승해야만 한다. 물론 승용차를 가진 사람들이야 별 문제가 없다. 그래서 홍성읍으로 행정구역을 편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 구항면으로서는 ‘변방’에 속하는 마온리와 바로 이웃한 청광리까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마을이라 경계 조정을 말처럼 쉽게 할 수 없다.

■아파트단지와 자연부락 혼합형
마온리는 1구와 2구로 나눠진 자연부락으로 홍성읍과 바로 경계를 이룬다. 마온1구 마온마을은 21번 국도변을 끼고 있어서 홍성읍내로 출퇴근이 용이해 일찍이 아파트단지로 개발됐다. 마온마을은 3개의 반으로 나눠져 있는데 홍성읍 쪽으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에 자리잡은 윗마온에 1980년대부터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외지인구 유입이 폭발적으로 이뤄졌다. 마을회관이 있는 가운데 마온마을과 광천읍 방향으로 200m 정도 떨어져 있는 아랫마온은 농사를 짓는 원주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아파트 때문에 인구는 많습니다. 마온마을이 352가구에 총 인구는 616명으로 큰 부락입니다. 아마 전국의 군지역 면단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마을일 것입니다. 하지만 원주민은 65가구에 불과합니다.”

최정묵(75) 노인회장은 윗마온이 원래 동네가 없는 산이었으나 갑자기 생긴 아파트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셈”이라며 웃었다. 윗마온을 지나 바로 ‘꽃조개고개’를 넘으면 홍성읍이다. 대도시로 비유하자면 마온리는 홍성읍의 위성도시로 베드타운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청광리에 농공단지가 조성돼 있어서 자족도시 기능까지 갖춘 홍성읍의 배후도시라고 할 수 있으나 정작 마온리 주민들은 별로 덕을 보는 것이 없다고 말한다.

“농공단지 들어와서 주민들 중 취업한 사람도 별로 없어요. 실제 주민소득과 연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최 회장의 말이다.


김명준 이장이 마온저수지를 가리키고 있다.


■꽃조개 경계로 홍성읍 배후 베드타운
홍성읍과 경계를 이루는 21번 국도의 ‘꽃조개고개’는 남산과 소군산 사이의 고개로 이름이 특이한데 그 유래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보통 ‘꽃조개’라고도 하고 ‘고쪼개’라고도 부르는데 넘기 힘든 고개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지만 정확한 유래는 아니라고 한다. 원래 높은 고개였으나 도로가 새로 개설되면서 많이 낮아졌다고 한다. 오래 전 옛날 꽃조개에는 바닷물이 들어왔다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실제로 꽃조개에는 ‘배바위’가 있는데 돛배를 묶었다고 한다. 1970년대말 혜전대학이 홍성군에 설립하기 위해 부지를 물색하려고 하자 여러 마을에서 유치운동을 벌였다. 그 중에 마온마을도 큰 기대를 갖고 대학 유치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헤전대학은 꽃조개를 넘어가지 않기로 하고 마온리와 경계를 이룬 홍성읍 남장리에 둥지를 틀기로 하고 캠퍼스를 조성한 것이다. 그 대신 1980년대에 마온리와 인접한 구항면 청광리에 농공단지가 조성됐다.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마온저수지
마온마을은 높지는 않으나 여러 산들 사이에 형성된 마을이어서 수도작 위주로 농사를 짓는 주민들의 영농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다들 자급자족하면서 객지에 나간 자녀들에게 보낼 정도의 소규모 영농을 한다. 한때는 많은 농가들이 담배를 재배하며 고소득을 올렸다. 그러나 담배는 워낙 품이 많이 들어 노동력의 고령화와 젊은층의 이탈로 지금은 한 농가가 겨우 명맥을 이어갈 뿐이다. 축산농가가 5~6가구가 되며 전체 한우 400여 마리를 사육한다.

마온마을 뒤 마온2구 온요마을과의 사이에 마온저수지가 있다. 그리 크지 않아 ‘소류지’로 분류되는 작은 저수지인데 마온리와 청광리 일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1988년 건설됐다. 올해 봄 지독한 가뭄에도 마온저수지는 마르지 않아 주민들이 영농을 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이 저수지가 생기기 전에는 천수답으로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가뭄이 지속될 때는 담배와 고추, 벼농사를 하는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 당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장 서 저수지건립추진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 바로 최정묵 노인회장이다.

최 회장은 당시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홍성군 위원장과 농협 조합장을 맡고 있었는데 충남도를 설득해 지원을 받아내는데 성공했고, 결국 아름답고 훌륭한 저수지를 건립함으로써 평생 주민들에게 물 걱정을 덜 수 있게 했다.

최 회장은 군에서 저수지 주변에 산책로를 조성하고 꽃도 심어 마을사람들은 물론이고 군민들이 찾아와서 아름다운 풍광을 보며 즐길 수 있는 공원화 사업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김명준 이장은 온요마을과 같이 이 같은 내용으로 소견서를 작성해 구항면에 제출했다며 여가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기를 바랐다.



■무용지물된 21번 국도의 인도
또 최 회장은 광천읍 방면에서 홍성읍 방면으로 가는 군내버스의 구항산업단지 승강장이 아랫마온마을에 있는데 버스에서 내린 주민이 산단으로 가려면 인도가 없는 왕복 4차선 도로를 150m 정도 걸어가서 우회전해야 한다며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도로 개설 공사를 할 때부터 인도도 같이 만들어놨지만 사람 키를 넘는 잡초밭으로 변해 무용지물로 방치되고 있었다.

“할머니들이 농협장례식장을 가거나 산단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그 위험한 길을 걸어다니는데 빨리 인도를 정비해 줬으면 좋겠어요.”

또 마온리와 신성역 사이 500m의 좁은 농로를 2차선 도로로 확장 개통하는 것도 꼭 필요한 사업으로 꼽았다. 앞으로 장항선 복선화 사업이 완료되면 신성역에서 여객업무를 재개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최 회장은 인근 주민들이 자동차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온마을 사람들

부모님처럼 모실게유

김명준 이장.

김명준 이장
“윗마온마을아파트주민과 상생하고 화합하기 위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을 부모님처럼 모시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명준 이장은 읍내에 나가 직장생활하는 아파트 주민들과 하나 되기는 쉽지 않지만 마온마을 공동체의 일원인 만큼 수시로 가서 필요한 민원사항을 챙긴다고 했다. 요즘은 부락회의 때 초청하면 아파트 단지에서 참여하는 사람도 있다며 운동기구 등의 필요한 시설을 신청하면 설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산은 홍성의 중심

최정묵 노인회장.

최정묵 노인회장
“주민들의 여가활동을 위해 저수지 주변을 정비하고 산책로를 만들어 주기 바랍니다.” 최정묵 노인회장은 칠순 나이에도 마을과 지역사회의 발전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다. 또 균형발전을 위해 홍성 남부권에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했다. “지금 홍성이 홍북권 위주로 개발하고 있어요. 국도 21호선을 따라 광천권을 개발해야 합니다. 구항면 마온리 남산이 홍성의 중심인데 그곳으로 군청사를 이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농가부채 부추기는 모순 경계

김일환 노인회 부회장.

김일환 노인회 부회장
“정부가 복지 예산을 많이 늘리고 있지만 그 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농민이 제일 걱정을 많이 합니다.” 노인회 김일환 부회장은 국가가 공짜로 많이 베푸는 것은 좋지만 결국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그만큼 거둬야 하는 만큼 지나친 복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농민들에게 저리융자로 농기계 구입을 장려하는 정책도 그는 꼬집었다. 영농규모가 많지 않은데도 종류별로 기계를 다 구입할 경우 결국 평생 갚기 어려운 농가의 빚이 된다고 지적했다.



싸워도 못 말리는 우애

지옥섭 노인회 총무.

지옥섭 노인회 총무
“우리 마을은 각성받이 마을입니다. 옛날에 어른들이 서로 멱살 잡고 싸우다가도 그 다음날 어깨동무를 했습니다.” 노인회는 물론 마을총무까지 겸하고 있는 지옥섭 씨는 옛날 상쇠로 유명했던 풍물패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은 명맥이 끊겼다고 아쉬워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취재=허성수/사진=김경미 기자  sungshu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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