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홍성고에 관한 불편한 진실

허성수<본지 편집국장>

입시철을 맞아 홍성읍을 제외한 읍·면지역 고교들이 비상이 걸렸다. 군내 중학교 졸업생이 고교입학 정원보다 부족한 형편이어서 교사들은 세일즈맨이 되어 학생들을 찾아다니느라 분주했다. 특성화고는 도내 다른 시·군 학생도 입학이 가능해 홍성지역뿐 아니라 이웃의 서산과 보령, 아산까지 찾아가 입학설명회를 한다고 했다. 이에 비하면 홍성읍내 학교들은 다소 여유가 있었다. 4만 인구가 밀집한 소도시로서 교통과 교육·문화적인 환경이 좋다보니 다른 읍·면지역 학생들조차도 군청 소재지 학교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홍성고의 내포신도시 이전으로 홍성여고와 함께 홍성읍에 남은 사립 홍주고를 탐방해보니 다른 읍·면지역보다 나은 편이기는 하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홍주고는 지난해 같은 재단의 중학교도 한 학급을 줄여 고교 입학정원까지 줄어들 것 같다며 3~4년 후를 걱정했다. 공립 여학교의 전통을 지키고 있는 홍성여고는 홍성고가 지난해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면서 우수한 여학생의 유출과 함께 입학생 수가 많이 줄어드는 등 타격을 받았다.

홍성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진 공립학교로서 지역의 학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홍성고를 찾아가봤다. 이승우 교장은 “오고 싶은 학교, 가고 싶은 학교…”라고 강조하면서 자율형 공립고로서 충남을 넘어 전국을 대상으로 학생 모집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성고는 설립 초기부터 줄곧 지켜왔던 홍성읍내를 떠나 지난해 봄 내포신도시로 이전했다. 5년 전 대전에서 도청이 이전하면서 예산군 삽교읍과 홍성군 홍북읍의 경계지점에 건설된 내포신도시 인구가 폭증하게 되자 외지에서 이주해온 교육 수요자들을 위해 과감히 교정을 이전했다고 한다. 이승우 교장은 이전한 이유를 설명하며 서울 강남을 예로 들었다.

강남이 개발되면서 강북의 오랜 전통의 명문고들이 많이 이전했는데, 그 후 신도시 주민들의 높은 교육열 때문에 학교는 더욱 발전하고 학교 때문에 지역도 덩달아 발전했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강북에 그대로 남은 학교들은 침체상태라고 했다. 들어보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았다.

안 그래도 충남도청 공무원들을 만나보니 자녀를 가진 학부모 입장에서 내포신도시에 전통의 명문 홍성고가 있어서 교육문제는 안심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밖에 도청과 같이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있는 공공기관들이 속속 이전하면서 거기 딸린 직원들이 좋은 학교만 있으면 자녀를 데리고 홍성군 주민으로 이사하게 될 것이고, 덩달아 지역도 발전하게 될 것이라는 논리는 설득력있게 들렸다.

홍성고는 지금 타 시·군이나 타 시·도 출신 비율이 3분의 1 정도라고 했다. 3분의 2가 홍성 출신이고 그 나머지가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온 학생들이라는 것이다. 외지 학생들의 비중을 더 늘리기 위해 홍성고는 지금 30% 정도 수용하는 기숙사를 50% 수준으로 증축을 추진하고 있다. 홍성 출신을 더 줄이겠다는 것인데 여기 대해서도 묘한 지역발전의 논리로 설명한다.

“우리가 외지 학생들을 더 늘리면 홍성의 다른 고교들에게 그만큼 인재를 나눠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보충설명하자면, 홍성고의 문턱이 점점 높아지면서 밀려난 지역학생들이 군내 다른 고교를 지원할 수밖에 없게 되니까 입학생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런 걸 불편한 진실이라고 하는 것 같다.

허성수 기자  sungshuh@hanmail.net

<저작권자 © 홍주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허성수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 뉴스
PREV NEXT
여백
Back to Top